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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밴드 LTE-A’ 서비스, 이번에도 ‘최초’ 다툼

2014.12.29

12월28일 통신 3사가 일제히 ‘3밴드 LTE-A’ 서비스를 개시했다. 3밴드 LTE-A는 다운로드 기준으로 주파수 3개를 묶어 다운로드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셋 중 하나는 2배의 광대역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총 10+10+20MHz으로 맨 처음 썼던 LTE보다 4배 빠른 통신을 할 수 있다.

이로써 한국 통신망은 또 다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하지만 잡음이 끼었다. ‘상용화’란 표현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통신 3사 발표를 보자. SK텔레콤은 ‘세계 최초 상용 서비스 개시’라고 밝힌 반면, KT는 ‘국내 최초 4배 빠른 LTE시대 연다’, LG유플러스는 ‘3밴드CA, 1월 초 상용화’라고 각각 소개하고 있다. 엇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르다. SK텔레콤은 당장 상용화, KT는 시범서비스, LG유플러스는 1월 중 상용화를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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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의 발표가 난 이후 KT가 SK텔레콤의 발표 내용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KT는 ‘SK텔레콤의 3밴드LTE 상용화는 가짜이기 때문에 시장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KT가 SK텔레콤 발표에 대해 지적한 부분은 대략 3가지다. 요컨대 ▲공급된 단말기가 테스트용 시료이고 ▲본격 판매가 아니라 100대만 공급될 뿐이며 ▲분당 일부 지역에서만 3밴드 LTE가 된다는 것이다.

3밴드 LTE를 서비스하려면 망과 단말기가 필요하다. 3밴드 LTE를 쓰기 위한 망은 통신 3사 모두 이미 구현돼 있다. 올해 초부터 연구소 등 제한적인 공간에서 3개 주파수를 묶는 서비스도 시연했다. 다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판매용 스마트폰 단말기’가 없었을 뿐이다. 모뎀을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퀄컴과 삼성전자가 300Mbps를 넘어 450Mbps까지 쓸 수 있는 모뎀을 내놓았다. 2015년에 나올 고성능 스마트폰은 대체로 이 모뎀을 달고 나온다. 그 첫 제품이 ‘갤럭시노트4 S-LTE’였고, 삼성전자가 이를 SK텔레콤과 KT에 공급하면서 상용화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SK텔레콤은 KT의 지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SK텔레콤은 ▲분당 뿐 아니라 수도권 주요 지역과 지하철 전 노선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사실을 바로잡았고 ▲단말기는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판매를 할 수 있는 수준이며 ▲판매 수량이 한정된 물량이긴 하지만 판매를 시작했고 출고가도 공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KT에 공급한 갤럭시노트4 S-LTE는 체험단용으로, 각 통신사마다 100대씩 갖고 있다. 삼성전자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제품을 발표한 만큼 이번에 공급된 제품과 이후에 팔릴 제품에 차이는없다. 두 이통사 모두 갤럭시노트4 S-LTE를 체험단 형태로 배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배포 방식에 차이를 둔 게 문제가 됐다. KT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체험단을 통해서 품질 검증을 하겠다고 했고, SK텔레콤은 여러 채널로 구성된 소비자평가단을 대상으로 단말기 판매를 공지해서 유료로 제공했다. 100대의 스마트폰을 두고 KT는 내부 테스트를, SK텔레콤은 유료 베타테스트를 하는 셈이다.

KT는 이를 두고 “단말기 시연일 뿐, 지금 매장 어디에서도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을 테스터들에게 팔았다고 해서 상용 서비스는 아니다”라고 SK텔레콤에 문제를 제기했다. SK텔레콤은 “상용화의 기준은 단말기와 서비스를 유료로 공급했나에 대한 여부”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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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29일 오전, 3밴드 LTE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고가는 99만9900원이고, 보조금은 LTE100 요금제 기준으로 10만원이 붙는다. 반면 KT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초로 시연한다’고 밝혔다. 시연 사례는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확인하기 어렵다는 걸 감안해 ‘국내 최초’라고 표현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자사 서비스를 상용화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29일 공식적으로 첫 ‘개통’이 이뤄졌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쓰는’ 상용 서비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늘 서비스를 시작할 때마다 열리는 ‘최초’ 논란과도 이어진다. 하지만 현재 LTE의 통신 속도는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통신 3사간 기술적 차이도 거의 없다. 습관적으로 이어지는 최초 논란에 대한 해석 차이일 뿐이다. 통신 3사 3밴드 LTE가 기존 LTE보다 4배 빠르다고 하지만, 주파수가 새로 열린 건 아니다. 현재 LTE 서비스는 주파수별 가입자 수용량도 포화 상태다. ‘4배 빠른 속도’나 ‘300Mbps’는 아주 제한적인 환경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실제로는 100Mbps 남짓한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LTE 주파수를 확대하는 건 주파수 집성을 통해 속도를 높이는 목적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을 분산시키는 역할이 더 크다. 통신사들의 기술 투자에는 박수를 칠만 하지만, 이론상 최대 속도와 ‘최초’ 여부를 놓고 마케팅 경쟁을 벌인다고 해서 소비자에게 차별성이 와닿지는 않는다. LG유플러스는 삼성 단말기를 우선적으로 받지 못하는 바람에 1월 초께 LG전자의 새 단말기와 함께 3밴드CA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최초’ 논쟁을 비껴간 LG유플러스가 오히려 돋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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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