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써보니] ‘3밴드 LTE’, 다운로드 속도는 빠르지만…

2014.12.30

KT가 광화문 올레스퀘어에 4배 빠르다는 ‘갤럭시노트4 S-LTE’를 공개 시연했다. SK텔레콤과 ‘상용화’ 표현을 놓고 감정 싸움을 벌였던 KT는 스마트폰이 시장에 깔리기 전에 누구나 써볼 수 있도록 꺼내놓는 공개 시연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설정 메뉴 등에 약간 제한을 걸어두긴 했지만, 기기 성능과 네트워크 속도는 제대로 써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배 빠르다는 LTE는 다운로드 속도가 빨라졌지만 전반적으로 웹서핑을 비롯한 인터넷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3bandlte-1

3밴드 LTE는 상품 이름일 뿐이다. 이를 두고 통신사마다 ‘3밴드 LTE-A’라고 부르기도 하고, ‘광대역LTE-A x4’같은 브랜드를 붙이기도 한다. 굳이 이름을 정리한다면 이 역시 ‘LTE’일 뿐이다. LTE망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데, 3밴드 LTE는 다운로드 속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추가로 요금을 더 낸다거나 세대가 바뀐 파격적인 서비스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LTE에 ‘3밴드’라고 이름 붙은 것은 3가지 대역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을 예로 들면 850MHz, 1.8GHz, 2.1GHz의 3가지 주파수를 기기 하나로 잡을 수 있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이 광대역 주파수를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에 3가지 주파수 중 하나는 대역이 넓다. SK텔레콤과 KT는 1.8GHz, LG유플러스는 2.6GHz가 광대역 주파수다.

주파수당 낼 수 있는 속도는 제한돼 있다. 그래서 통신사는 여러 주파수를 묶어서 속도를 높인다. 흔히 주파수를 고속도로에 비유하는데, 첫 LTE가 1차선 도로였다면 광대역LTE는 차선을 2배로 넓힌 것이고, LTE-A로 부르는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은 1차선 도로를 하나 더 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올 초 선보였던 ‘광대역LTE-A’ 혹은 ‘LTE-A x3’으로 부르는 것은 광대역 주파수 하나와 일반 주파수 하나를 합친 것이다. 2차선 도로와 1차선 도로 하나가 함께 묶이는 것이다. 차선은 곧 다운로드 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LTE 기준 속도인 75Mbps 단위로 늘어난다. 통신사가 150Mbps, 225Mbps의 속도가 나온다고 설명하는 것은 그래서다.

3밴드는 1차선 도로 2개와, 2차선 도로 하나가 묶여 총 4개 차선이 운영되는 것이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이 갖고 있는 주파수 자원 때문이다. 실제로 3밴드 CA는 광대역 주파수를 3개 묶어 총 6개 차선, 최대 450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첫 단말기로 공개된 갤럭시노트4 S-LTE는 최대 4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모뎀을 갖고 있어 앞으로 한동안은 단말기에 관계 없이 망의 발전을 누릴 수 있다.

갤럭시노트4 S-LTE, 3밴드 LTE 테스트 동영상 보기

중요한 건 실제 속도다. 300Mbps는 실험실에서 나오는 가장 이상적인 속도다. 무선 통신은 주변 환경, 기지국과 거리 등 다양한 환경이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실제 300Mbps의 속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가입자가 많고 데이터 이용량이 많은 국내 환경에서는 통신 속도를 보장할 수 없다. 현재 LTE는 10MHz 주파수당 75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는 20~30Mbps를 넘나드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다. 그러니 실제로는 4개 주파수를 묶어서 150Mbps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테스트를 해보니 다운로드 속도는 200Mbps를 넘나들었다. 벤치비가 180~210Mbps 정도의 속도를 냈고,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만든 속도 측정 앱으로는 230Mbps대를 기록했다. 광화문 KT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망이 잘 깔려 있어 서울에서 통신 속도가 가장 잘 나오는 지역 중 한 곳이다. 1.8GHz 주파수를 광대역으로 묶어 최대 150Mbps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아이폰6’를 함께 놓고 비교하니 80~90Mbps를 오간다. 이것도 평소에 비해 잘 나오는 편이긴 했다. 응답속도와 업로드 속도는 광대역LTE에 접속된 아이폰6와 거의 다르지 않았다.

다운로드 속도 자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현재 KT는 다른 통신사에 비해 주력 주파수인 1.8GHz에 붙는 단말기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900MHz와 2.1GHz 주파수는 상대적으로 쓰는 단말기 수가 적기 때문에 이쪽 속도가 잘 나오면서 200Mbps를 넘나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모든 환경에서 이 속도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빠른 다운로드 속도가 필요하다면 기존 단말기보다 더 빠른 건 사실이다.

3bandlte-3

가장 궁금한 것은 배터리 이용 시간이다. 주파수를 여러개 묶으면 그만큼 모뎀에 부담이 커진다. 배터리를 더 많이 쓴다는 얘기다. 갤럭시노트4 S-LTE에는 삼성전자가 직접 만든 모뎀이 들어갔는데, 이전 2개 주파수를 묶어 225Mbps 속도를 내던 ‘갤럭시노트4’와 비교해서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당장 확인할 수 없었다.

더 빠른 LTE가 나왔다면 당장 이 서비스로 바꿔야 할까? 그건 아니다. ‘인터넷이 빠르다’고 말하는 기준은 뭔가를 입력했던 때 바로 띄워주는 응답 속도와 파일을 빠르게 내려받는 다운로드 속도가 영향을 끼친다. 3밴드 LTE는 다운로드 속도만 빨라진 것이다. 삼성전자나 이통사들은 1초에 MP3 음악을 몇 개 받을 수 있고, 영화 한 편 내려받는 데 몇 초면 된다는 식으로 광고한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그렇게 쓰는 사례는 별로 많지 않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LTE 속도가 느려졌다고 느끼는 건 다운로드 속도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응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체감 속도에는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응답속도는 30밀리초(ms) 정도로 서비스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다. 업로드도 마찬가지다. 현재 LTE 기술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다운로드 속도만 올라가고 있고, 업로드는 주파수를 여러개 묶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삼성은 새로운 단말기를 내놓긴 했지만 이 역시 모뎀 외에는 엑시노스 5433 프로세서를 그대로 쓴다. 전반적으로 모뎀만 달라졌다고 보면 된다. 갤럭시노트4를 먼저 샀다면 조금 배가 아플 수는 있지만 ‘갤럭시S5 광대역 LTE-A’나 ‘갤럭시S4 LTE-A’만큼 이전 제품과 큰 격차는 없다.

3bandlte-4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