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핀테크’가 불 댕긴 금융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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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밝았습니다. 지난 2014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1년을 준비해볼까 합니다.

부담스러운 일출 (출처 : 플리커  by JE Jin CC-BY-SA)

▲부담스러운 일출 (출처 : 플리커 by JE Jin CC-BY-SA)

핀테크, 내가 제일 잘 나가

갑오년 끄트머리와 을미년 들머리에는 ‘핀테크'(Fintech)에 주목하려 합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이 만나 보수적인 금융산업을 혁신하는 기술 또는 기업을 뜻하는 말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금융산업 혁신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와 이상한 감독당국의 태도를 꼬집어왔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천송이 코트’를 내세우며 전자결제 분야 혁신을 지시했고, 그 뒤로 도저히 바뀌지 않을 것 같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핀테크를 등 떠밀고 나섰습니다. 금융산업 혁신을 발목 잡는 모든 규제를 풀어헤치겠다는 기세입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모습은 여전하더군요. 미래부와 금융위가 2014년말까지 전자결제 모듈에서 ‘액티브X’를 걷어내라고 지시하니 카드회사는 ‘exe’ 실행파일로 플러그인을 설치하라는 꼼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카드회사 잘못일까요? 그보다는 금융회사에 칼날을 겨눈 정부 잘못이 커 보입니다. 정부는 현업 상황은 백안시한 채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밀어붙이고, 금융업계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일정을 지켜야 하니 이번처럼 주먹구구식 대책을 내놓는 겁니다.

이런 식이라면 조만간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같이 한국을 IT 갈라파고스로 만드는 규제가 또 고개를 들지 모릅니다. 올 한 해는 정부의 핀테크 드라이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비트코인2.0, 화폐를 넘어 플랫폼으로

핀테크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 가상화폐 ‘비트코인’입니다. 기존 화폐로는 넘지 못할 장벽을 100% 디지털에 뿌리를 둔 비트코인은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능성으로 꼽힙니다.

비트코인은 2013년 말 가격 폭등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2014년 들어 시세가 주저앉으며 관심도 사그라들었습니다. 전세계에서 실시간으로 거래되는지라 가격이 큰 폭으로 들썩거리는 점도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는 비판의 근거가 됩니다.

이런 비판은 비트코인을 가상’화폐’로만 좁혀 보는 시각에서 나옵니다. 비트코인은 단순한 가상화폐가 아닙니다. 다양한 기술이 싹틀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은 한곳에 몰려 있는 컴퓨팅 시스템을 P2P 네트워크에 흩뿌리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정체 모를 개발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시현하기 위해 만든 비트코인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일부 컴퓨터 마니아가 아닌, 일반인이 비트코인을 알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일 겁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흥분했던 시기입니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이 플랫폼으로서 지닌 가치가 주목받았지요. 투자자도 이점에 주목했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비트코인 업계는 3억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1년 전보다 투자 규모가 3배 넘게 뛴 셈입니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명한 미래학자인 돈 탭스콧 막시인사이트 회장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성장으로 전통적인 은행들의 형태가 바뀌거나 아예 망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핀테크와 더불어 비트코인 생태계가 어떻게 커나갈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PC에서 모바일로

인터넷 사용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다시 꾸려지는 추세입니다. 한국은 이런 변화의 꼭지점에 서 있지요. 페이스북코리아는 한국 사용자 가운데 93%가 모바일로 페이스북에 접속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은 모바일 접속 비율이 72% 정도지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2위 포털사인 다음을 인수한 것은 이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인터넷 환경이 재편되면서 다양한 변화도 함께 따라옵니다.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규제가 무색해지고, 각종 산업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빅데이터법’ 등 새로운 규제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옵니다. 기존 법을 변화에 맞춰 고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시장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인터넷기업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모두 모바일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름부터 모바일 기업인 ‘옐로모바일’의 성장세도 놀랍습니다. 이런 변화가 한국 인터넷을 어떻게 바꿔갈지 올 한 해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그래도 사람, 그래서 사람

너무 시장 이야기만 한 것 같습니다. 기자로서 시장 흐름에 더 귀가 트이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사람을 놓지 않겠습니다. 모든 기술과 시장은 사람에게 복무할 때 의미가 있으니까요. 핀테크도, 비트코인도, 모바일 인터넷도 사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잡기 숨가쁜 IT 세상에서도 사람을 놓지 않도록 늘 긴장하겠습니다.

제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바로 독자분들입니다. 독자를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겠습니다. 질책과 격려, 칭찬과 비판 모두 환영합니다. 제 손과 입을 대신 쓰셔도 좋습니다. 언제든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자주 독자분들께 다가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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