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가 PC의 하드디스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플래시 메모리 업계의 다음 목표는 큰 파일을 보관하고 옮기는 외장형 하드디스크인가보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 독특한 저장장치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포터블 SSD T1’라고 이름 붙였다. 외장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USB 포트에 연결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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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USB3.0 규격을 쓰는 스틱형 USB 메모리가 대중화되고 있고, 노트북용 SSD를 외장 하드디스크 케이스에 물려 쓰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T1은 플래시 메모리를 썼지만 작은 외장 하드디스크 형태를 갖췄다. 삼성전자는 명함의 5분의 4 정도 크기라고 밝혔다. 과거 1.8인치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쓴 것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플래시 메모리 드라이브인데 스틱 형태가 아닌 건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는 작은 칩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USB 메모리스틱 모양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작게 만들면 속도와 용량에 제약이 따른다. T1은 1초에 최대 450MB를 읽고 쓸 수 있다. 이는 큰 파일을 한번에 순차적으로 읽고 쓰는 속도인데, USB3.0 포트가 낼 수 있는 최고 속도 5Gbps에 거의 근접했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여러가지 크기의 많은 파일을 복사할 때도 초당 250~350MB를 읽고 쓸 수 있다고 밝혔다. 무작위 쓰기 속도는 8천IOPS, 읽기는 2만1천IOPS로 현재 나오는 고성능 SSD들과 거의 똑같은 성능을 낸다.

보통 플래시 메모리는 채널당 1초에 최대 250MB를 읽고 쓸 수 있는데, 요즘 나오는 SSD는 대체로 이를 2개 묶어 500MB를 읽고 쓰는 듀얼채널 설계를 한다. 아직까지 구조가 단순한 스틱형 제품들은 빨라야 250MB를 읽고 쓰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작은 디자인 대신 속도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T1은 용량도 크다. 최대 1TB(테라바이트)까지 담을 수 있다. 가격에 따라 500GB, 250GB를 함께 내놓긴 하지만, 휴대용 플래시 메모리 저장장치로 1TB를 담는 기기는 흔치 않다. 삼성전자도 용량 때문에 이 제품을 메모리쪽이 아니라 SSD 제품으로 분류하고 외장 하드디스크와 비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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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월중에 T1을 판매할 계획이다. 플래시 메모리 제품은 가격이 관건인데 아직 정확한 값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력 SSD인 ‘850 EVO’ SSD 1TB가 60만원인데 T1에도 이와 엇비슷한 값이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SSD 값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USB3.0으로 외장형 하드디스크 케이스에 2.5인치 드라이브 규격의 SSD를 넣어서 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아직 플래시 메모리는 하드디스크에 비하면 많이 비싸지만 속도에 분명한 이점이 있고, 공정 기술이 개선되면서 값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아직은 USB 메모리가 저렴하면서도 용량이 커지는 강점을 앞세워 보조 저장장치와 백업 역할의 외장형 하드디스크 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 여기에 더 빠른 속도와 큰 용량을 내세운 새로운 형태의 플래시 메모리 드라이브가 경쟁에 가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플래시 메모리 집적 기술 발전은 스틱 형태의 드라이브를 선택하겠지만, 하드디스크의 입지는 또 조금씩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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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