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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오포 디자인 베꼈지?”

2015.01.12

폴라로이드는 최근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 스마트폰 ‘셀피’를 발표했다. 폴라로이드의 스마트폰은 폴라로이드의 부활이라는 메시지로 관심을 끌었고, 셀프카메라에 특화된 회전 렌즈가 이야깃거리가 됐다. 그런데 전시회가 끝나자 셀피의 디자인이 중국 스마트폰을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폴라로이드는 즉석카메라로 유명했던 회사다. 이 폴라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세운 것 역시 카메라였다. 폴라로이드의 스마트폰은 셀프카메라에 초점을 맞췄다. 보통 스마트폰은 뒤에는 1천만화소 이상의 고성능 카메라를 달고, 앞에는 영상채팅에 쓸 수 있는 수준의 성능 낮은 카메라를 넣는다. 그래서 스마트폰에는 카메라 2개가 들어가지만 성능이나 용도의 차이는 분명했다. 하지만 셀프카메라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전면 카메라의 화소수를 늘리고, 연속 촬영이나 색 표현력을 넓히는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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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의 ‘셀피’. 회전하는 카메라가 특징이다. (사진 : Phandroid)

폴라로이드의 스마트폰은 고성능 카메라 1개만 지녔다. 대신 이 카메라를 앞뒤로 돌려가며 쓸 수 있다. 렌즈 부분을 앞으로 돌려서 찍으면 고화질 셀프카메라를 찍을 수 있는 구조다. 그런데 이 제품의 디자인이 중국 오포가 내놓은 스마트폰 ‘N1’과 매우 닮았다. 오포는 폴라로이드의 제품에 대해 디자인 유사성을 꼬집었다.

오포는 “CES 2015에서 발표된 폴라로이드 셀프카메라는 오포의 N1과 디자인이 매우 유사하지만, 오포는 다른 회사에게 회전카메라의 디자인을 라이선스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포는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전식 카메라가 N1이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비슷한 시도는 몇 번 있었다. 이미 피처폰 시절 회전식 카메라는 흔했고, 팬택은 스마트폰에도 이를 접목시킨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와 오포의 제품은 언뜻 봐서 구분이 잘 되지 않을 만큼 닮았다. 제품을 언뜻 봤을 때 느껴지는 고유의 이미지인 트레이드 드레스까지 들여다볼 단계는 아니지만, 돌아가는 카메라의 콘셉트 뿐 아니라 큼직한 렌즈와 그 옆에 나열된 2개의 플래시까지 카메라 디자인도 닮았다.

더 넓게 보면 제품 전체의 이미지도 비슷해 보이지만 외형까지 복제를 묻기는 어렵다. 하지만 화면에 떠 있는 응용프로그램 아이콘을 보면 복제에 대한 의심이 더 깊어진다. 전화 걸기와 문자메시지, 그리고 앱 서랍의 아이콘 이미지가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쏙 빼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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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N1’. 돌아가는 카메라부터 전체적인 디자인이 폴라로이드 ‘셀피’와 비슷하다.

물론 폴라로이드가 대놓고 제품을 베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아무래도 폴라로이드가 직접 의도했다기보다는 중국의 공급업체가 N1을 베껴 만든 제품을 폴라로이드 이름으로 판매했다고 보는 쪽이 맞을 것 같다. 폴라로이드는 지난 2002년부터 회사가 기울어 특허와 사업부문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는 파산보호 신청도 냈다. 이후에는 직접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브랜드를 라이선스하는 식으로 사업을 벌였다. 이번 셀피 역시 폴라로이드가 이름만 빌려준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오포는 직접적으로 법적 대응을 언급했다. 오포는 이후 폴라로이드의 움직임과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메라가 206도 회전하는 신제품 ‘N3’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폴라로이드 셀피가 복제품인지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정확한 제품 제조·유통 과정도 아직은 확실히 모른다. 다만 그 동안 스마트폰 시장이 미국, 한국, 일본이 만든 제품을 중국이 베껴내는 이른바 ‘산자이’ 구조였다면, 이번 사건은 브랜드만 놓고 봤을 때 역으로 미국 기업이 중국 기업의 제품을 베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산자이에 비교적 너그러운 중국 업계가 복제 문제에 대한 법적 대응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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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