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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대표의 ‘면접 논란’ 기사는 왜 사라졌을까

2015.01.21

온라인 대안언론 <미스핏츠>에 1월20일 허민 대표와 면접을 봤다는 이야기가 체험기 형식으로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위메프 오너 허민씨와 1:1 면접 본 썰’. 지금은 이 기사를 볼 수 없습니다. 지워졌기 때문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글쓴이는 ‘원더피플’이라는 업체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원더피플은 허민 대표가 설립한 원더홀딩스로부터 투자받은 모바일게임 개발업체 입니다. 글쓴이는 면접장에서 허민 대표와 1대1로 면접을 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면접장에서 허민 대표는 시종일관 스마트폰만 쳐다보더라는 겁니다. 구직자인 글쓴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말입니다. 첫 대면에서 반말로 구직자를 대한 것은 물론이고요. 글쓴이는 해당 기고문에서 구직자를 대하는 면접관 허민 대표의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채용 시장에서 구직자는 ‘을’ 처지인데, 구직자를 대하는 면접관의 태도에 신중함이 부족했음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21일 오후 현재, 해당 게시물의 페이스북 공유 횟수는 2천번 이상, 트위터로도 500번 넘게 공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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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츠>에서 위 댓글은 지워진 상태입니다.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스핏츠> 게시물에 ‘(주)위메프’ 이름으로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는 위메프 법무팀에서 게시한 댓글로 밝혀졌습니다. 댓글은 해당 게시물이 법적으로 명예훼손 우려가 있으니 글을 지울 것을 요구했습니다. 댓글엔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위메프 내부 관계자인 ㄱ씨도 불이 붙은 댓글 창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친한 후배라 소개했기 때문에 허민 대표가 반말을 했을 것”이라는 게 ㄱ씨의 주장입니다.

맞습니다. 지금 법으로는 게시물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냐 거짓이냐와는 관계없이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은 다른 사람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는 사실 또는 허위를 공공연히 지적해 성립하니까요. 기업 처지에서는 부정적인 게시물에 대응하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요.

안타깝지만 <미스핏츠>의 전문은 삭제돼 지금은 볼 수 없습니다. 댓글 목록은 남아 있지만 (주)위메프 이름과 ㄱ 관계자 이름으로 달린 댓글도 모두 지워진 상태입니다.

한번 생각해볼 일입니다. 이것이 최선이었는지를요. 위메프 관계자 ㄱ씨와 법무팀은 <미스핏츠>에 정당한 반론권을 행사하는 것이 순서 아니었을까요. 게시물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댓글로 남기는 대신, 언론중재법에 따른 반론을 요청했다면 어땠을까요. 언론에 행사하는 반론권이야말로 언론을 대하는 기업의 성숙하고 민주적인 해결 방법입니다. 적어도 명예훼손 운운한 댓글에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 “위메프의 이런 대응이 더 옹졸해 보입니다”와 같은 독자들의 답변이 달리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비슷한 일은 하루가 지난 21일 오후에도 발생했습니다. 또 다른 인터넷 언론에서도 <미스핏츠>에 실린 허민 대표와의 면접 일화를 다룬 기사가 올라왔다가 삭제됐습니다. 지금은 삭제된 기사의 제목만 구글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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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츠>에 실린 일화를 기사화한 다른 언론의 기사도 지금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위메프는 나름대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처음 <미스핏츠>에 글을 올린 인물이 면접을 본 회사는 위메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허민 대표와 겪은 개인의 일화가 위메프의 인턴 채용 갑질 논란과 엮여 위메프 쪽으로 마치 유탄처럼 날아들었다는 게 위메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위메프 관계자는 <블로터>와 통화에서 “당시 면접은 위메프 직원을 뽑기 위한 면접이 아니었고, 원더피플이라는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개발 회사의 면접이었다”라며 “<미스핏츠> 글쓴이와 댓글을 단 ㄱ 관계자 사이에 오해가 풀리며 글이 지워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스핏츠>에 댓글을 남긴 위메프 법무팀도 허민 대표와 글쓴이가 다른 계열사에서 겪은 일화로 위메프가 엮이게 되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허민 대표는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임 개발업체 네오플을 창업했고, ‘던전앤파이터’라는 인기 온라인게임으로 대박을 내기도 했습니다. 위메프를 설립해 국내 소셜쇼핑 시장의 발판을 다진 이도 바로 허민 대표입니다. 허민 대표의 이력에는 꿈을 이룬 사업가라는 이미지도 있습니다. 고양원더스 구단주라는 위치와 미국 야구 마이너리그에 선수로 입단한 경력까지 있지요. ‘청년의 멘토’, ‘괴짜 구단주’. 여기까지가 밖으로 드러난 허민 대표의 이미지입니다.

<미스핏츠> 일화만 보면, 겉과 속은 조금 달랐던 모양입니다. 허민 대표와 겪은 구직자의 과거 면접 경험에 최근 발생항 위메프의 채용 논란까지, 등 돌린 여론은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요. 위메프는 1월21일 현재 소셜쇼핑 3개 업체 중 방문자 수 측면에서 최하위로 떨어졌습니다. 논란의 중심에서 아직도 위메프는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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