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보+매시업, 그 거대한 문은 열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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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PI와 매시업하면 많은 이들이 당연하다는듯 인터넷 업체들을 떠올린다. 사실 틀린말은 아니다. 구글, 아마존, 이베이, 다음, NHN 등 유명 인터넷 업체들이 앞다퉈 매시업을 외치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시절이니…

그럼에도 매시업 활성화가 전적으로 인터넷 업체들의 어깨에만 달렸다고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공공부문의 존재때문이다.

공공부문은 ‘매시업 황금 시대’를 여는데 있어 의미있는 역할을 맡을만한 자격 요건을 갖췄다. 우선 알짜배기 정보를 듬뿍 갖고 있다. 공공DB에 담긴 지도, 부동산, 인구데이터는 민간분야를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런 데이터들이 오픈API로 연결된다면 매시업 참여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수 밖에 없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들은 양질의 공공 정보를 끌어다 쓸 수 있게 되고 국민들의 참여가 대폭 강화된 전자정부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

공공부문의 매시업은 먼얘기가 아니다. 외국의 경우 이미 공공부문의 오픈API에 서막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조용한 편이지만 겉보기에만 그럴뿐, 물밑에선 공공정보 API 개방에 대한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온라인 민원 서비스를 책임지는 전자정부본부가 특히 오픈API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시업, 대국민 서비스 강화에 중요 변수

해외 공공 부문의 매시업 사례를 좀 살펴보자. 미국 환경 보호국(EPA: 위사진)의 경우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오염된 토지 위치를 확장성표기언어(XML) 데이터로 게시, 시민들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PA가 이렇게 한 것은 이용자들이 가벼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였다.

EPA는 다른 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Window to my environment(WME)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WME는 사용자가 선택한 지역의 환경 조건과 관련한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정부 정보를 제공해주는 웹기반툴이다.


미국 시카고시의 범죄 정보 서비스도 매시업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다.

미국 시카고시가 운영하는 시카고크라임 사이트는 시카고 경찰청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에서 얻은 범죄 데이터를 구글맵 API와 매시업해 지도위에서 보여준다. 이렇게 되면 범죄 정보를 시각화하고 사용자들간 소통이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시카고크라임 사이트는 날짜, 치안구역, 우편번호, 행정구역, 도로, 경찰사건 기록부에 등록된 범죄유형별로 범죄상황을 검색할 수 있다.

펜실베니아 주관광 안내 서비스도 눈에 띈다. 이 서비스는 구글어스, 카네기멜론대학, 미항공우주국(NASA), 펜실베니아 관광청, 국립전쟁박물관이 협력해 만든 것인데,  세계 어디서나 펜실베니아 주 여행 서비스를 쌍방향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유사적인 유물과 지리 정보가 결합돼 시각적으로 보여지는게 특징이다.

이 서비스가 불러온 효과는 놀랍다. 가장 큰 수확물은 펜실베니아를 여행지로 부각시켜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는 것. 한국SW진흥원이 펴낸 SW인사이트 3월호에 따르면 펜실베니아 여행산업은 약 6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존재한다. 취업대란 시대에 매시업의 효과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공공부문 매시업은 선거에도 활용될 수 있다. 미국 선거정보 서비스 ‘2006 구글어스 선거 가이드’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구글 어스에 있는 지도와  선거 정보를 매시업한 것으로 사용자들은 미국 지도를 활용, 각 선거구별로 후보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도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면 상원과 하원의원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전체 명단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도 공공API 공개 논의 꿈틀

타이밍상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국내서도 공공부문 API 공개 논의가 서서히 힘을 받고 있다. 전자정부본부에서 오픈API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매시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SW진흥원의 지은희 박사는 "포털 등 인터넷 업체들에서 공공정보를 오픈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전자정부본부도 국민들의 참여를 확산시키기 위해 거버먼트2.0을 고민하고 있다. 매시업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공공기관내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걸음마 논의 단계다. 현실화시키려면 넘어야할 장애물이 많아 보인다. 사실 공공정보 API를 공개한다는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공개 수위도 민감한 사안이고 부처간 협력이 쉽지 않다는 것도 무시못할 복병이다.  기관들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일이 꼬이는 것은 수시로 목격할 수 있는 장면이다. 최근에는 통방융합을 둘러싸고 부처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개시 관련 업계에 미치는 파장 또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가진 지도, 인구데이터 등의 공개는 같은 정보로 먹고 사는 민간 업체들에게는 카운터펀치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방에 날라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웹2.0 시대를 맞아 공공정보가 개방되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다. 공익적으로 봐서 나쁠게 별로 없다. 특히 전자정부의 경우 웹2.0 기술 수용과 공무원들의 문화혁명을 통해 참여를 촉진하는 시스템으로 다시 태어날 필요가 있다. 공공부문 매시업에 대한 논의가 지금보다 활발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