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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쑤다] 통신사가 알려주지 않는 통신 ②요금제

2015.01.27

통신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쓰면서 ‘어딘가 통신사에 속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을 많이 합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부터 시작해 매달 요금을 내면서도 찜찜한 기분을 씻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요금과 약정, 할인 등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지요.

<블로터>와 KBS ‘차정인의 T타임’이 서비스, 요금, 단말기에 대해 통신사가 알려주지 않는 LTE 서비스를 짚어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 LTE의 종류에 이어 두 번째는 복잡한 요금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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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만 꼽아도 155가지…너무 복잡해요

요금제는 정말 아무리 들여다 봐도 답이 없을 만큼 복잡합니다. 매달 요금을 내는 가입자가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뭔가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 쉽습니다. 물론 소비자들의 걱정처럼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를 속이는 것으로 큰 돈을 벌려는 의도는 없을 겁니다. 다만 이동통신사들이 직접 나서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요금제를 골라서 쓰도록 챙겨주지는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잘 몰라서, 혹은 익숙하게 비싼 요금제를 쓰면서 생기는 차액들이 통신사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의외로 소비자들은 고지서를 들여다보지도 않고, 매달 얼마씩 내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요금제를 설계하는 팀에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요금제로 정하는 정책 하나가 통신사의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는 각 요금제를 아주 정밀하게 설계합니다. 소비자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좋은 요금제를 찾아서 쓰는 것이 통신 비용을 줄이거나, 혹은 비슷한 돈을 내더라도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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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요금제를 한번 바꿔볼까요? 아마 그런 생각,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겁니다. 요금제를 스스로 고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요금제 종류가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현재 통신사의 요금제는 무려 100가지가 넘습니다. 현재 SK텔레콤 가입자가 고를 수 있는 요금제는 155가지나 됩니다. 뭐가 이렇게 많은가 싶지만 국내 이동통신 사업 역사가 30년을 넘고 매년 새로운 요금제가 나오다 보니 하나하나 쌓이면서 늘어난 겁니다.

우리는 더 많은 통신요금을 내고 있지만 통신요금은 절대치로 보면 통화료든, 데이터 요금이든 조금씩 계속 내려왔습니다. 아, 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지요. 3G 시절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있었지요. 가끔 이렇게 통신사들이 경쟁 과정에서 ‘실수로’ 내놓는 요금제들이 있습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017 패밀리 무제한 통화 요금제’도 한 예입니다. 이런 요금제는 통신사들이 폐지하거나 슬그머니 혜택을 축소하곤 합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요금제라는 이야기지요.

이런 몇몇 예외를 빼고 과거의 요금제를 돌아보면 지금 요금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비쌌습니다. 다만 지금 통신비용이 높아진 것은 우리 소비량이 늘어나는 것을 요금제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4만5천원에 500MB 데이터만으로도 편하게 쓴 게 불과 3~4년 전이었습니다. 이제는 5만2천원에 5GB를 주어도 모자란 게 요즘의 통신 환경입니다. 그 사이에서 요금제는 조금 더 얹어주는 것 같으면서 조금 더 높은 요금을 내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앞에서 자주 무릎을 꿇습니다. 몇 천원만 더 내면 편해지니까요. 그게 통신비용이 늘어나는 원인이자, 통신사가 가입자당 매출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대부분 가입자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요금제를 결정하는데 이때 추천해주는 요금제 역시 대체로 싸지 않습니다. 한두 달 써보다가 스스로에게 맞는 요금제를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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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요금제가 현실적

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그럼 어떤 요금제를 쓰는 게 좋냐고 물으실 겁니다. 일반적으로 요금제를 고르는 가장 간단한 팁은 최신 요금제를 쓰는 겁니다. 요금제 역시 현 시대의 소비 성향을 반영합니다. 물론 3G 무제한 요금제처럼 아직 좋은 과거의 요금제가 남아 있지만, LTE 요금제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신사들이 요금제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약정 할인 제도입니다. 이 약정 할인 제도는 그동안 통신 요금 고지서를 가장 복잡하게 만들었던 주범이자,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도 헷갈리게 했던 제도입니다.

가입자가 한 통신사를 벗어나지 않고 24개월 동안 쓴다고 약속하면 매달 요금의 일부를 할인해주는 것이 바로 약정 할인 제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6만7천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해도 실제로는 5만1천원의 요금만 냅니다. 1만6천원씩 매달 깎아주는 것이지요. 대신 중간에 가입자의 의지로 서비스를 해지하면 그 동안 할인해 준 요금을 통신사에 반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게 엄연히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임에도 일부 판매점은 단말기를 추가로 할인해주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이게 사실 통신요금에 단말기 할부금이 붙어 나오다 보니 요금을 깎아주나 단말기를 깎아주나 그게 그거이긴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자칫 단말기도 깎아주고 요금도 깎아주는 제도인가 하는 착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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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약정 반환 위약금을 폐지하라고 통신사들에게 요구했습니다. LTE52 요금제를 아무도 5만2천원 내고 쓰지 않으니 아예 이 요금제를 내리라는 것이지요. KT는 아예 ‘순액요금제’라는 별도 요금제를 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기존 요금제에 약정 반환금 제도만 없앴습니다. 순액 요금제는 예를들면 기존 6만7천원짜리 요금제에 약정 할인액을 아예 반영해 5만1천원짜리 요금제로 짠 겁니다. 대부분의 요금제에 이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순액 요금제 가입자는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아무런 위약금을 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요금제가 군더더기 할인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도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매달 요금이 얼마인지 헷갈리지 않고 필요에 따라 정확한 요금제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여전히 약정 할인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말 이후 가입자 약정에 따른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습니다.하지만 이 약정 할인제도 자체가 최대 30개월까지만 할인해주고 그 이후에는 다시 원래 요금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엄연히 따지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용자는 30개월 이후에는 다시 요금이 오를 수 있습니다. 통신사가 직접 나서서 약정을 갱신하도록 알려주면 좋을텐데요. 위약금만 뺀 소극적인 대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데이터 용도에 따른 옵션 요금 고려

가장 궁금한 것은 데이터를 싸게 쓸 수 있는 요금제가 없을까 하는 점일 겁니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쓰면 가장 간단하게 해결되긴 합니다. 그런데 무제한 요금제는 매우 비쌉니다. 한 달에 8만원 가량 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스마트폰 이용 패턴에 따른 옵션 요금제를 쓰면 좋습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의외로 옵션 요금제에 대한 설명은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쓸만한 옵션 요금제는 음악과 방송 스트리밍 관련 요금제입니다. 국내 통신 3사는 모두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과 방송 관련 서비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 요금제에 약간의 요금을 더 내면 음악을 듣고 방송을 보는 데 쓰는 데이터는 따로 과금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3만원대 요금제를 쓰고 7천원~1만원 정도 하는 옵션 요금제들을 붙이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스포츠 중계만 보는 요금제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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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사용 패턴에 따른 옵션 요금제입니다.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두고, 특정 상황에 대한 데이터 과금을 하지 않는 요금제입니다. 예를 들면 사무실이나 학교에서는 무선랜을 쓰고, 그 사이를 오가는 출퇴근, 통학길에 데이터를 많이 쓴다면 그 시간대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지하철 옵션 요금제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구간에서는 데이터 요금을 따로 청구하지 않는 옵션을 거는 겁니다. 하지만 통신사가 이용자의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기지국 위치로 판단합니다. 이용자가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구간의 기지국을 쓸 때는 지하철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지요. 집이나 사무실이 지하철이 지나가는 구간과 가까이에 있다면 사실상 계속해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발짝 차이로 기지국은 언제고 바뀌고, 복잡한 지역일수록 여러 개의 기지국이 겹쳐 있기 때문에 간혹 지하철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한번 시험삼아 써본 다음에 판단하는 것도 좋겠네요.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는 이제 널리 알려진 제도지요. 보통 3~5만원대 요금제는 같은 통신사끼리만, 6~8만원대 요금제는 상대방 통신사와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아예 데이터를 많이 쓴다면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요금제를 많이 봤는데 T타임의 작가는 7만5천원대 요금제를 쓰면서도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는 습관 때문에 매달 적게는 1만원, 많게는 3만원씩 추가 요금을 내더군요. 당장 여기에 5천원 데이터 옵션 요금을 붙여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바꿨습니다.

“요금제 설계하신 분들이 설명도 해주세요”

요금제에는 속 시원한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비싸다고 말하면서도 세세하게 따져볼 생각을 잘 하지 않습니다. 가끔씩이라도 e메일 고지서를 열어보고, 추가 요금이 청구되지는 않나, 사용량에 비해 너무 비싼 요금제를 쓰고 있는 것 아닌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래된 스마트폰을 30개월 이상 쓰고 있다면 각 통신사의 고객센터에 전화해 전문 상담원과 요금제 설계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요금제를 오래오래 쓰는 것이 꼭 ‘알뜰’과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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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요금을 가장 줄일 수 있는 제도는 ‘가족 결합 할인’입니다. 특히 SK텔레콤의 가족 결합 할인은 가족 구성원의 SK텔레콤 가입 기간에 따라 기본 요금을 할인해주는데, 총 30년이 넘으면 요금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무제한 요금제를 4만원대에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이 가족 사용 기간 합산은 휴대폰 뿐 아니라 집에 설치한 인터넷도 될 뿐더러 결혼했다면 양가의 부모님들, 가족까지 다 묶을 수 있기 때문에 30년을 모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대신 이 혜택을 받으려면 단말기 할인이나 약정 할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단말기 구입 부담은 늘어나지만 전체적인 비용은 대체로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 통신사에 바라는 점은 요금제를 조금 더 쉽게 설계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이용자에게 맞는 요금제를 통신사가 나서서 설명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매일 통신 서비스와 요금제를 들여다 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요금제는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가입자에게 좋은 요금제는 곧 통신사의 매출을 낮추는 요금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길게 보자면 소비자들이 가장 불신하는 요금에 대해 통신사가 직접 나선다면 수천억원의 마케팅으로도 얻을 수 없는 신뢰를 얻지 않을까요.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