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경영권 다툼, 4가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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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과 엔씨소프트가 난데없이 경영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시작은 넥슨이 했다. 넥슨은 지난 1월27일 오후 공시를 내고,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원래 지분 투자 목적이었던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마음을 돌린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즉시 이에 반박했다. 넥슨이 단순 투자라는 원래의 주식 매입 목적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틀 동안 문자 그대로 폭풍이 몰아쳤다. ‘경영권 다툼’이라는 큰 틀 아래 임원 인사, 경영 실패 등 각종 잡음이 끼어들었다. 지금은 어떨까. 또 각자의 입장은 무얼까. 4가지 핵심 쟁점을 통해 살펴봤다. 견해 차이가 첨예하게 날을 세운 상황임에도 두 업체는 대화를 통한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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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10월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당시 넥슨의 목적은 경영참여 아니었나

  • 넥슨 “아니다”
  • 엔씨 “사전 통보 없어 아쉽다”

넥슨이 처음으로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들인 것은 지난 2012년 6월이다. 당시 넥슨은 넥슨재팬을 통해 엔씨소프트의 주식 14.68%를 인수했다. 당시 넥슨이 밝힌 목적도 단순투자였다. 2년여가 흐른 2014년 10월 넥슨은 이번엔 넥슨코리아를 통해 엔씨소프트 주식 0.4%를 추가로 인수했다. 이때도 지분 인수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지분율을 보자.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주식 15.08%를 보유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상장 기업이 다른 회사의 발행 주식을 15% 이상 보유하게 되는 경우 기업결합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4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의 기업결합신고를 승인했다. 넥슨이 2014년 10월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당시부터 이미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다.

최현우 넥슨 기업홍보실 실장은 2012년과 2014년 달라진 엔씨소프트 주식 가치를 근거로 이 같은 추측을 일축했다. 단순투자 외에 복안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012년 6월 처음으로 지분 인수할 때, 엔씨소프트 주가는 26만원대였어요. 2014년 10월, 12만원대까지 떨어졌고요. 경영참여를 목적을 두고 한 매입은 아니고, 그 당시 넥슨 생각은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가 너무 저평가돼 있었다고 판단했어요.”

엔씨소프트는 2014년 10월 당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어떤 협의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윤진원 엔씨소프트 기업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넥슨이 주식 추가 매입을 상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는 공시를 통해 알아야만 했다”라며 “신뢰가 깨졌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에 지분 추가 매입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장내거래를 통해 지분을 사들인 까닭”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요동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2. 경영참여로 마음 바꾼 까닭은?

  • 넥슨 “상생이 목적이다”
  • 엔씨 “상생은 본질이 아닐 것”

“2012년 6월에 지분을 인수했고, 그 이후로 2년여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 시간 동안 엔씨소프트와 협업이나 그런 작업들이 결과가 좋지 않았다. 기존 협업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상생을 얘기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처음 샀을 때와 지금은 너무도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이유다. 적극적인 투자자이자 최대주주로서 협업을 하겠다는 의지다. 이를테면, 할 일을 한다는 의미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주식 매입 이후 두 업체는 ‘N스퀘어본부’라는 이름의 콜라보 프로젝트도 진행한 바 있다. ‘마비노기2’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졌지만, 결국 실패했다. 넥슨이 설명하는 지금 나서야 했던 까닭이다.

협력이라는 큰 들에는 동의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넥슨이 경영참여로 선회한 까닭의 본질을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윤진원 실장은 “소문이나 보도를 통해 여러 이유가 나오긴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다”라며 “2014년 10월 지분 추가매입을 한 것에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을 배제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둘러싼 주식시장 소문과 최근 사장으로 승진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의 인사이동 건 등이 넥슨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질문은 부정했다.

윤진원 실장은 “매년 이 시기에 정기 임원인사가 있다”라며 “임원의 직급변화에 대해 모든 주주에게 다 알려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답변했다.

3. 자회사 편입 가능성 있나?

  • 넥슨 “아직은 불명확”
  • 엔씨 “열쇠는 넥슨에”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시나리오는 어떨까. 이 경우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5%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지난 2014년 10월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주식 0.4%를 추가로 사들이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승인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주식을 더 매입하려는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다시 심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모두 추가적인 지분율 변동이나 자회사 편입 등에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부였다.

넥슨의 최현우 실장은 “추가지분 매입이나 여러 예측이 많지만, 지금은 그런 예측에 일일이 가능성이 있다 혹은 없다라고 의견을 말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보유목적변경공시 취지에 맞게 실질적인 협업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최현우 실장은 “물론 회사 처지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의 윤진원 실장은 “그 키는 넥슨이 갖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떤 협력을 한다고 해서 두 업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답변했다. 이미 ‘마비노기2’ 등 헙력 실패의 과거가 있는데다가 이번 일로 신뢰에 금이 갔다는 의미다.

윤진원 실장은 “이런 흐름은 다른 주주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4. 경영 참여는 어떤 식으로? 이사진에 변동 있을까?

  • 넥슨∙엔씨 “앞으로 대화로 풀어나갈 것”

넥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엔씨소프트의 경영에 참여할지는 결정된 바 없다. 앞으로가 중여하다는 얘기다. 대화가 절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넥슨 최현우 실장은 “실질적인 협업구조가 뭐냐는 질문이 많은데, 구체적으로 넥슨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는 아직 회사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없다”라며 “추가로 행동을 한다고 해도 엔씨와의 대화와 이를 통한 조율이 우선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엔씨소프트로선 오는 3월에 중요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 대한 재신임 건이다. 엔씨소프트는 3월 중으로 주주총회를 갖고 김택진 대표의 재신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넥슨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택진 대표가 갖는 게임업계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재신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사진 변동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엔씨소프트의 등기이사는 7명. 김택진 대표를 포함해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이다. 여기에 넥슨이 추가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할 경우 엔씨소프트의 3월 주주총회에 정관 변경이 안건으로 올라올 수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정관상 이사는 7명이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날 정관을 바꾸고, 즉시 새로운 이사가 선임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도 넥슨이 어떤 식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진원 실장은 “넥슨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하겠다고는 안 했기 때문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어떤 것이 기업가치를 올리는 방법인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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