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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으로 불법 e성매매 ‘꼼짝 마’

2015.02.23

기술은 좋은 일에만 쓰이지 않는다. 불법 활동도 기술 덕에 진화하고 있다. 성매매 산업이 대표적이다. 현재 해외에선 상당수의 성매매가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포주들은 성매매 광고를 웹 배너에 노출시키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불법 성매매 사이트는 검색엔진에 잘 노출되지 않고, 웹서버는 해외에 퍼져 있다. 사업 주체가 누구인지 찾아내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에 있는 한 변호사와 프로그래머는 불법 성매매 연루자를 찾기 위해 검색 소프트웨어 ‘레스큐 포렌식’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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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큐 포렌식(사진 : 레스큐 포렌식 홈페이지)

레스큐 포렌식은 “미국에서 매년 어린 아이 10만명이 인신 매매범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인신매매범은 대부분은 가난한 집안의 어린아이나 가출 청소년을 노리고 납치한다. 납치된 아이들은 대부분 강제로 성매매 현장으로 보내진다. 레스큐 포렌식은 이러한 상황을 막고자 인신매매범을 찾는 데 집중했다. 레스큐 포렌식은 오픈소스 기술이나 법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자체 제작한 데이터 분석·예측 기술을 활용했다. ‘레스큐(Rescue)’는 ‘구출하다’는 뜻이며, ‘포렌식(Forensics)’은 법의학 용어로 ‘범죄 단서를 찾는 과학수사 기법’을 뜻한다.

좀 더 자세히 기술 원리를 살펴보자. 레스큐 포렌식은 일단 웹에서 수백만개의 성매매 웹 광고 데이터를 모은다. 불법으로 의심되는 휴대폰 번호도 모아 함께 저장한다. 경찰이나 검찰같은 수사당국은 레스큐 포렌식이 제공한 도구로 필요한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다. 휴대폰 번호나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검색어로 넣을 수 있으며 지역, 나이, 날짜 등을 필터링해 검색할 수 있다. 이미지 검색 기술도 포함하고 있으며, 웹 사이트 뿐만 아니라 SNS 이미지도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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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큐 포렌식에서 제공하는 기술(사진 : 레스큐 포렌식 홈페이지)

사실 비슷한 검색도구를 기존 수사당국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왜 비슷한 도구를 다시 만들었을까. 레스큐 포렌식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 수사당국에서 제공하던 도구에서 원하는 정보를 받으려면 2-3일 혹은 2-3주까지 기다려야 했다”라며 “레스큐 포렌식은 실시간으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원하는 범죄 현장을 빠르게 잡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성매매 사이트가 불법은 아니다. 합법적인 성매매 서비스도 존재하는데 이를 보통 ‘에스코트(Escort) 웹사이트’라고 부른다. 레스큐 포렌식은 에스코트 서비스와 불법 성매매를 구별한다. 에스코트 웹사이트 및 관련 광고를 수백만개 모으고, 데이터 패턴과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을 추가했다.

에스코트 서비스 광고 중 상당수는 2-3일 안에 사라진다. 만약 사라진 광고가 불법 성매매 서비스였다면, 증거가 없어지게 되는 꼴이다. 레스큐 포렌식은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사라진 광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전한다. 레스큐 포렌식은 “구글같은 검색엔진에선 사라진 광고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라며 “과거 데이터가 있더라도 대부분 3달 전 자료까지만 검색된다”라고 설명했다. 레스큐 포렌식은 2년 전 자료까지 검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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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큐 포렌식은 매년 미국에서 10만명 아이들이 인신매매범에게 학대당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사진 : 레스큐 포렌식 홈페이지)

레스큐 포렌식은 정부기관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다. FBI, 미국 국토안보부, 덴버 경찰청 등 50여개 넘는 수사당국이 레스큐 포렌식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9명의 어린아이가 레스큐 포렌식 정보 덕에 부모 품으로 돌아갔다.

레스큐 포렌식을 만든 라이언 돌턴은 법학을 전공한 뒤 5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이후 불법 성매매 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자 브랜던 함릭과 힘을 합쳐 레스큐 포렌식을 구상했다. 최근엔 투자금 8만달러(약8800만원)를 모았으며, 스타트업 양성학교 Y콤비네이터에 참여하고 있다.

j.lee.reporter@gmail.com

오픈소스 기술, 프로그래머의 삶 그리고 에듀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작은 변화라도 실행하고 노력하려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그러한 분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