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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AS] “김장훈은 죄가 없다”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2015.02.25

2월24일 사단법인 <오픈넷>의 논평을 인용해 <블로터>에서 보도한 ‘’테이큰3’ 다운받은 김장훈, 불법일까?’ 기사가 다시 논란을 낳았습니다. 기사에서는 영화 다운로드가 합법임을 지적했습니다. 저작권법 제30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항목을 근거로 들었지요.

이번 김장훈 씨의 ‘테이큰3’ 사건에는 합법, 불법 여부만 걸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김장훈 씨가 저작권을 바탕으로 영리활동을 하는 가수라는 점, 이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 사적이용 조항을 뒤집은 2008년 하급심 판례까지. 지난 기사에 독자 여러분들이 보내준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문답형으로 다시한 번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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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는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김장훈이라는 연예인이 엮여 있고, 영화 다운로드라는 생활 밀착형 문제가 결부돼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법에 관해 쉽게 풀어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저작권법과 사적이용 조항이 가진 논란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저작권법을 공론화해 더 건강한 디지털 콘텐츠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번 ‘기사AS’를 기획하게 된 취지입니다.

✔ 영화 다운로드, 과연 정말 합법인가?

합법 맞습니다. 저작권법 제30조의 사적이용에 관한 복제 항목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조건이 있는데, 배포 목적이 아닌 영화를 개인이 볼 목적으로 다운받은 것을 말합니다. 김장훈 씨는 웹하드 서비스로 ‘테이큰3’ 영화를 내려받았습니다. 이는 합법입니다.

저작권법 제30조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사적복제는 원본을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만 허락된 것은 아닌가?

역시 많은 오해가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작권법에 이에 해당하는 문구는 없습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화를 업로드하는 행위는 불법이 맞지만, 불법으로 공유된 자료라고 해도 개인이 사적인 목적으로 내려받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일본과 독일은 좀 다릅니다. 일본은 지난 2009년에 법을 바꿔 업로드된 음악이나 영상 저작물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운로드하는 행위는 사적복제에서 제외했습니다. 벌칙 조항도 2012년 마련했습니다.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독일도 2008년부터 “명백하게 위법으로 제작되었거나 공중 전달된 원본”을 이용한 행위는 사적복제에서 제외했습니다.

✔ 2008년 하급심 판례는 어떻게 된 것인가?

하급심은 대법원의 판결 전에 사건이 종결된 판결을 말합니다. 국내 하급심의 판결은 2심이나 대법원에 가서 뒤집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판례로서 작동하기는 하지만 하급심인만큼 대법원의 판결만큼 추후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법률 전문가의 해석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08카합968 결정문 중

“인터넷 이용자들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않은 영화 파일을 업로드하여 웹스토리지에 저장하거나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는 유형물인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고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한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30조는 이른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를 허용하고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용자들의 복제행위가 이에 해당하여 적법한지 여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웹스토리지에 공중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상태로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개인용 하드디스크 또는 비공개 웹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행위가 영리의 목적 없이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복제를 하는 경우에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업로드되어 있는 영화 파일이 명백히 저작권을 침해한 파일인 경우에까지 이를 원본으로 하여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가 허용된다고 보게 되면 저작권 침해의 상태가 영구히 유지되는 부당한 결과가 생길 수 있으므로, 다운로더 입장에서 복제의 대상이 되는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파일인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면 위와 같은 다운로드 행위를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급심 판결은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다운받으면 불법’이라는 게 이 판례의 핵심인데, 사용자가 불법 여부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는 국내법에는 없는 항목입니다. 저작권법 해석의 한계를 넘어선 판결이라는 주장입니다.

윤종수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법에 없는 부분을 덧붙여 해석한 판결이기 때문에 아직 논란”이라며 “저작권법은 다운로드, 즉 이용 행위는 규제하지 않고 있는데, 이 부분이 확대 해석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영화 배급사에서 김장훈 씨가 이용한 웹하드 사이트에 ‘테이큰3’ 영화에 대한 ‘저작권 보호 요청’을 했는데, 이래도 합법인가?

영화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의 저작권 보호 요청도 업로드만 제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다운로드는 합법입니다.

 창작자의 권리는 모두 무시하고 사적이용이라면 마구 다운받아도 된다는 것인가? 그러면 왜 영화를 돈을 내고 다운을 받고, 음악을 돈을 주고 듣는 것인가? 너무 혼란스럽다.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상식적으로 남이 만든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이용하는 것이니까요. 윤종수 변호사는 저작권을 물건의 소유권과 비교해 설명합니다. 물건의 소유권은 소유자의 포괄적인 권리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작권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유권은 남의 물건을 갖고 무슨 짓을 해도 책임을 물을 수 있어요. 물건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이 인정되기 때문인데요. 저작권은 그게 아닙니다. 저작물로 이뤄지는 모든 것을 위법하다고 본 것이 아니고요. 저작권법의 목적은 사회 전체의 문화 발전도 고려해야 하고, 공공의 이익도 고려해야 하고, 권리자의 이익도 고려해야 합니다. 적절한 균형을 찾자는 것이 저작권법의 목적이거든요.”

윤종수 변호사는 “현재 저작권에 관해 오해하는 것은 물건의 소유권과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문제는 법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사용자의 저작물 이용도 보장하면서, 저작권자의 권리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제휴 콘텐츠를 내려받도록 권장해 저작권자에게 일정 부분 수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이 대표적입니다. 법이 아닌 시장의 움직임이 더 중요한 사안이라는 뜻입니다.

사적이용을 합법으로 남겨두면 영화나 음악 시장 전체가, 혹은 합법 다운로드 시장이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저작물을 이용하는 이들이 다른 방법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데 비용을 쓸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한 바 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15세 이상의 국민 3명 중 1명이 영화나 음악을 다운로드로 이용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는 이 같은 이용으로 절약한 개인의 비용이 다른 문화산업에 재투자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운로드와 전통적인 저작물 이용 시장이 서로 보완하고 있다는 풀이입니다.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나 저작물을 구입해 이용하는 시장이 망가질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입니다.

윤종수 변호사는 “저작권자에게 만족할만한 권리를 줘서 저작물에 관한 배포 권리를 주는 것, 이는 비즈니스의 몫”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다운로드 이용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 어떨까?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만약 2008년 판례대로 불법으로 업로드된 자료임을 알면서도 다운로드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하면, 이는 이용자의 행위도 규제하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윤종수 변호사의 얘기를 들어봅시다.

“이런 식으로 저작권의 범위를 확대하면, 앞으로는 이용 행위를 규제하자는 쪽으로 법이 흐를 수 있습니다. 악의적인 사적복제 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만, 모르고 이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는 자연스러운 일상 행위로 이뤄지는데 저작권법의 범위를 확대하게 되면, 정보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가 여기 포섭돼 사회의 문화활동 전체를 경직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법으로 이용자의 사적인 목적을 위한 복제 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면, 이는 사회 전반적인 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윤종수 변호사의 의견입니다. 저작권법은 저작권자의 이익과 사용자의 문화향유, 사회의 문화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김장훈 씨의 행동을 비판하는 의견 중에는 합법∙불법 여부뿐만이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도 있다. 누구보다 저작권에 민감해야 할 가수가 영화를 다운받아 트위터로 공개하는것이 합법이냐, 불법이냐 문제보다 더 큰 문제 아닌가?

트위터에서 매일 자행되는 특정 인물을 향한 폭력도 함께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김장훈 씨는 대중으로부터 과도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트위터에 사진을 올린 이후 페이스북의 게시물도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김장훈 씨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를 지칭하며 쏟아낸 ‘막말’ 등 성숙하지 못한 행동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봅시다. 이번 김장훈 씨의 사건에 비난의 화살을 쏘아댄 것이 연예인이라는 인물에 대중이 덧씌우는 이른바 ‘공인의 굴레’와 비슷한 맥락은 아니었는지를요. 한발 물러서보면, 좀 더 냉정하게 연예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김장훈 씨의 행동에 분노를 느꼈다면, 다운로드 이용자를 합법으로 인정하는 현행법을 바꾸자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용자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현형대로 저작권자와 시장이 작동하는 방법에 맡길 일 이라고 생각한다면, 현행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낼 수도 있겠지요. 이 같은 논의가 바로 시민사회와 정치의 몫입니다. 김장훈 씨를 비롯해 개인만을 향하는 비난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sidewa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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