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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우리 현실 앞에 ‘둥실’

2015.03.02

지난 새벽 삼성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 참석해 새 스마트폰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를 발표했다. 새 스마트폰에 시선이 집중됐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새 가상현실(VR) 기기도 함께 내놨다. 삼성전자의 두 번째 제품이다.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도 가상현실 기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파급력을 발판삼아, HTC는 게임 개발 업체와 협력으로 시장을 곁눈질하는 중이다. 가상현실 기기의 대중화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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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6’로 VR 대중화 이끈다

기기의 보급은 대중화의 핵심이다. 쓰는 이들이 많아야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가 가상현실 기기를 지원한다는 점은 그래서 희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업체다. 갤럭시S6 혹은 갤럭시S6엣지를 구입하는 이들은 가상현실 기기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한쪽 발을 걸치게 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형제와 나란히 발표한 가상현실 기기의 이름은 ‘기어VR 이노베이터 에디션2(이하 기어VR2)’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9월 ‘갤럭시노트4’와 함께 첫 번째 가상현실 기기 ‘기어VR’를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바라보는 가상현실 기기의 개념은 단순하다.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를 머리에 쓰고 스마트폰 화면으로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기어VR2를 자세히 살펴보자.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도록 하는 보조장치에 불과하지만,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개선된 부분이 많다. 스마트폰을 빼면, 기어VR2의 무게는 이전 제품보다 15% 정도 더 가벼워졌다. 머리에 쓰는 제품인 만큼 가벼울수록 좋다. 또, 갤럭시S6이나 갤럭시S6엣지를 끼우면, 전원을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기면서 동시에 충전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배터리만으로 동작하도록 했던 기존 기어VR와 비교해 나아진 부분이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쓰는 제품인만큼 기어VR2의 핵심 부품은 갤럭시S6과 갤럭시6엣지의 디스플레이다. 가상현실 기기는 화면의 품질이 경험의 품질로 이어진다.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의 해상도는 쿼드HD(2560×1440)로 기존 갤럭시노트4와 같지만 인치당 픽셀 개수(ppi)는 늘어났다. 갤럭시노트4는 518ppi고,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는 577ppi다. 갤럭시S6과 갤럭시S6엣지를 활용하면 가상현실 콘텐츠를 더 또렷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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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C, 밸브와 맞손

대만의 HTC도 MWC 2015에 참석해 가상현실 기기를 발표했다. 이름은 ‘바이브(Vive)’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HTC의 협력업체다. HTC는 미국 게임 개발업체 밸브와 손을 잡았다. 밸브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가 이용하는 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가진 업체다.

바이브의 하드웨어 성능을 살펴보자. 사용자의 양쪽 눈이 독립적으로 받아들이는 화면의 해상도는 각각 1200×1080이다. 풀HD(1920×1080) 화면을 양쪽 눈으로 나눴을 때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바이브는 밸브가 개발한 베이스 스테이션과 함께 쓰면 좋다. 베이스 스테이션이 사용자의 위치를 검출해 콘텐츠 속에 반영해주는 덕분이다. 게이머가 걸어가는 방향으로 게임 속 캐릭터가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의 위치 검출은 바이브 전용 컨트롤러로 한다.

화면은 1초에 90번 깜빡여(90Hz) 더 부드럽게 가상현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바이브에 내장된 센서는 70개. 사용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세밀하게 측정해 콘텐츠와 연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브에 주목해야 하는 까닭은 밸브의 게임 유통 서비스 스팀 때문이다. 스팀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게이머가 이용하는 채널이다. 수많은 유명 게임 개발업체의 PC용 패키지 게임과 개인 게임 개발자의 인디게임도 스팀으로 유통된다. 밸브도 HTC와 별도로 가상현실 기기를 준비 중인 만큼, 밸브의 스팀 속에 가상현실을 지원하는 게임 카테고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밸브는 강력한 게임 유통 서비스를 통해 가상현실용 게임 생태계를 꾸릴 계획이다.

HTC와 밸브가 함께 만든 바이브는 아직 출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HTC는 바이브의 개발자 버전을 먼저 소개하고, 이후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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