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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 코로나…게임 엔진 무료화 바람

2015.03.03

에픽게임즈가 게임 개발도구 ‘언리얼엔진4’를 무료로 공개했다. 에픽게임즈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3월2일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2015’에 참여해 게임 개발자가 언리얼엔진4를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또 다른 게임 개발도구인 ‘코로나’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도 무료화를 선언했다. 게임 개발도구 시장에 무료화 바람이 불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로 부상했다는 점, 모바일게임 개발 생태계를 중심으로 무료 개발 도구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 등이 게임 엔진 판도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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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리얼∙코로나 엔진 무료 선언

언리얼엔진4의 지난 정책과 바뀐 정책을 비교해보자. 에픽게임즈는 지난 2014년 3월 언리얼엔진4의 기존 유료 구입 정책을 라이선스 가입 정책으로 바꾼 바 있다.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언리얼엔진4를 구입하는 대신, 한 달에 19달러짜리 라이선스 등록 정책을 활용하도록 했다는 의미다. 당시 에픽게임즈는 한 달에 19달러만 받는 대신 게임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분기별 매출 3천달러를 넘을 경우 로열티 5%를 에픽게임즈와 나누도록 했다.

GDC 2015에서 소개된 에픽게임즈의 새로운 정책은 매달 내는 19달러마저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무료화나 다름없다. 단, 게임의 분기별 매출이 3천달러를 넘을 경우 5% 로열티를 에픽게임즈와 나눠야 한다는 수익분배 정책은 유지된다. 게임 개발자가 게임 개발을 시작하려 할 때 느끼는 19달러어치의 부담감마저 없애겠다는 게 에픽게임즈 정책 변화의 핵심이다.

현재 미국 GDC 2015에 참석 중인 박성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는 언리얼엔진4의 이번 무료화 선언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수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정책 변화”라며 “한국에서 먼저 시작된 게임의 프리미엄(Freemium) 방식을 개발 엔진 분야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에서 언리얼엔진4의 무료화를 바라보는 개발자의 기대감이 매우 높다는 게 박성철 대표의 전언이다. 박성철 대표는 “10개의 게임 개발 업체에 고가로 언리얼엔진을 공급하는 것보다 1천명 혹은 1만명의 게임 개발자가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발표 직후 미국 개발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며, 아직은 실험적이지만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자는 언리얼엔진닷컴에 접속해 계정만 등록하면 언리얼엔진4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용 게임을 만들 때 주로 쓰이는 게임 개발 엔진 코로나 SDK도 에픽게임즈와 같은 날 무료화를 선언했다. 코로나 SDK는 그동안 응용프로그램(앱) 장터에 게임을 등록할 때, 게임에 앱내부결제 기능을 붙일 때, 전문가급 그래픽 부가기능을 활용할 때 등 제한된 상황에서 엔진 사용 요금을 받았다.

이번 무료화 발표로 게임 개발자는 코로나 SDK의 모든 확장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DK 사용 요금도 지불할 필요가 없다. 게임 개발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비용 지출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SDK는 코로나랩스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코로나 SDK는 ‘코로나 엔터프라이즈’, ‘코로나카드 iOS∙안드로이드’ 등 일부 개발 도구만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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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개발 무료화, 모바일이 이끌었다”

게임 개발자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춘 기술로는 대표적으로 유니티 엔진을 꼽을 수 있다. 유니티는 무료 버전인 퍼스널과 유료 제품인 프로 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퍼스널 버전을 쓰면 게임 개발부터 출시까지 모두 무료다. ‘게임 개발의 민주화’를 이끌겠다는 게 유니티의 목표다.

박민수 유니티코리아 매니저는 “게임 개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현상”이라며 “높은 품질의 엔진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게임 개발 시장의 트렌드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유니티는 현재 퍼스널 버전과 프로 버전에서 기능 차이를 두고 있다. 약 165만원 선인 프로 버전은 퍼스널 버전에는 없는 실시간 그림자 구현 기술이나 빛 표현 기술 중 하나인 ‘라이트 프로브’ 기능 등을 쓸 수 있다. 유니티는 두 버전 사이의 거리감도 점차 줄여나갈 예정이다. 프로 버전에서만 쓸 수 있는 고급 게임 개발 기술 대부분을 무료 버전에까지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프로버전과 큰 차이가 없는 버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취지다. 게임 개발 시장의 자유화 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임 개발업계 관계자는 “결정적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게임 개발 시간이 짧아졌고, 유니티처럼 사실상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 엔진이 등장해 전체 판을 흔든 것”이라며 “소규모 게임 개발팀도 많이 등장했고, 그에 따라 게임 개발 엔진 시장도 점차 개방형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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