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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세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영향을 줍니다. 신문, 잡지, 모바일 앱 어디에도 어도비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3월5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 기자를 불러모은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어도비의 잠재력을 자신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CC)와 ‘마케팅클라우드’라는 2가지 제품군이 어도비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풀이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가 3월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어도비 사업 목표를 발표했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CEO가 3월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어도비 사업 목표를 발표했다.

어도비는 패키지로 사는 게 아니라 잡지를 구독하듯 월정액 요금을 내고 쓰는 구독형 사업 모델을 퍼뜨린 주인공이다. 2011년 ‘어도비CC’라는 이름으로 포토샵 같은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을 클라우드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어도비는 실시간으로 제품을 보완하고 기능을 덧붙일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램 사용 방식뿐 아니라 과금 방식도 바꿨다. 값비싼 패키지를 한번 사면 계속 쓸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매달 적은 사용요금을 쪼개 내도록 했다. 기존에 패키지를 사던 때에 비하면 전체 사용료도 퍽 낮췄다.

전략은 적중했다. 어도비는 2011년 CC를 처음 내놓을 때 2015년 말이면 CC 구독자(유료 사용자)가 400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타누 나라옌 CEO는 “2014년도 말 CC 구독자가 이미 350만명에 달했다”라며 “2015년 말까지 예상보다 더 많은 사용자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도비CC 고객 가운데 20%는 처음 어도비 제품을 사용하는 신규 고객이다. 숫자로 나타나는 매출은 내려갔지만 고객이 CC 구독료로 어도비에 내는 돈을 뜻하는 ARR(Annualized Recurring Revenue) 수치는 치솟았다. 마크 가렛 어도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지털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매년 이익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어도비 마크 가렛 CFO와 샨타누 나라옌 CEO가 3월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어도비 마크 가렛 CFO(왼쪽)와 샨타누 나라옌 CEO가 3월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CC가 기존 서비스를 혁신한 사례라면, 마케팅클라우드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젖힌 경우다.

인터넷이 기업에도 중요한 소통 창구로 자리매김하면서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일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마케팅 캠페인 집행에 디지털 도구가 활발히 사용되는 데 비해 기획과 효과 측정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는 디지털 도구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어도비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나섰다.

어도비는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과 효과적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내놓았다. 어도비 마케팅클라우드다. 샨타누 나라옌 CEO는 “마케팅클라우드야말로 어도비에게 가장 큰 성장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시장 규모가 200억달러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도비가 열어젖힌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시장에 경쟁자가 등장하는 상황을 도리어 반겼다. “디지털 마케팅 시장이 확대되면 크고 작은 수혜자가 여럿 생길 거라고 봅니다. 오라클이나 IBM 같은 전통 IT기업도 여기서 기회를 엿볼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체 콘텐츠 생애주기를 통합할 수 있습니다. 어도비는 어느 회사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어도비는 클라우드로 전환에 이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어도비는 모바일 환경에도 포토샵 같이 컴퓨팅 자원이 많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컴퓨터보다 성능이 달리는 태블릿PC에서 포토샵을 무리 없이 돌리는 비결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다.

적은 성능이 필요한 작업은 모바일 기기 자체 성능으로 작동시키되 더 많은 성능이 필요한 복잡한 작업을 할 때는 어도비 클라우드 서버에서 모바일 기기 대신 계산을 수행하고 작업 결과를 보내주는 것이다. 샨타누 나라옌 CEO는 “포토샵 같은 이미지 편집 서비스에게 가장 적합한 접근법이 하이브리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어도비는 자체 데이터센터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상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한다.

샨타누 나라옌 CEO는 “한국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나라 가운데 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가전업계와 스마트폰 시장을 혁신했다고 추켜세우곤 “업계에서 글로벌 리더와 파트너십을 맺고 긴밀하게 협업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