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지혜를 모아주세요”…영국 보수당 온라인 공모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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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수당이 온라인 플랫폼 공모에 무려 1백만 파운드(한화 약 18억6천만 원)를 내걸었습니다. 시민의 집단 지성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공모입니다.

가디언지는 30일(현지시간) 현대에 들어 영국 정부 차원에서 내건 상금 가운데 가장 큰 상금이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보수당은 당선작에 대한 기준도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은 1백만 파운드에 걸맞는 가치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손쉽게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는 효율적인 사이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수당은 이 플랫폼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확인하고 근절시키는 방법,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디자인 하는 것, 학교와 병원의 수준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기는 법, 정부 정보를 투명하고 명료하게 만드는 방법, 2010년 월드컵에 참가할 최선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법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보수당의 제레미 헌트 문화 담당 비서관은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로운 기술이 과거에 불가능했던 집단 지성을 탄생시키고 있다”며 “보수당은 영국 시민들의 집단 지성이 정치인들이나 소위 전문가로 불리는 집단보다 훨씬 위대하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당의 일이다보니 반대파도 한마디 했습니다. 영국 자유민주당의 제니 윌럿(Jenny Willott) 대변인은 “보수주의자들은 아마 온라인에서 이미 일어난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 공모는 명백히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위로, 납세자들의 세금을 낭비할 뿐”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토론 그룹 등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나와있다는 것입니다.

집단 지성이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면서 이번 공모처럼 집단 지성을 정치나 행정 분야에서 활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집단 지성의 대표적인 사례인 위키피디아의 방식을 행정 분야에 적용하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의 경우 서울시의 천만상상 오아시스가 이와 비슷한 사례입니다. 그러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한 명이 제안을 올리고 이에 대해 간단히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남기는 수준에 그쳐, 본격적인 집단 지성의 적용 사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간혹 집단 지성의 사례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기업이나 정부가 대중의 의견을 구하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보수당의 공모전이 정치 선전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속에도 끝까지 마무리 될 수 있을지, 파격적인 액수의 상금만큼 집단 지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새해 예산안 처리로 갈등의 극한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과연 얼마나 시민들의 집단 지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IT 강국이라고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지혜를 구하는 정치인들의 자세가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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