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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매력은 ‘쿨’한 화면 아닌가요?”

2015.03.09

스마트워치는 독특한 제품이다. 시계라고 부르기엔 모호하고, 전자제품이라고 하기에도 어색하다. 손목에 두르는 것만 보면 영락없는 손목시계인데, 기능은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제품이 차지하는 위상이 독측하다는 점 덕분에 스마트워치로 즐거운 상상력을 뽐내는 이들이 많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를 개발한 캠프모바일도 그중 하나다. 캠프모바일은 구글플레이에 ‘워치마스터’라는 이름으로 응용프로그램(앱)을 등록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의 첫 화면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시계 화면 앱이다. 웨어러블 전용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웨어’로 동작하는 스마트워치는 모두 쓸 수 있다. 모두 유료다. 시계 화면 디자인 하나에 1.29달러. 우리돈으로 1440원 정도다. 벌써 퍽 많은 이들이 사 갔단다. 캠프모바일은 앞으로 워치마스터를 웨어러블 앱 생태계 플랫폼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도돌런처’, ‘라인데코’가 있는 것처럼, 스마트워치에는 ‘워치마스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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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훈 캠프모바일 TF장이 스마트워치에서 새 시장을 본 것은 지난 2014년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 2014’에 참석했을 때다. 장도훈 TF장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아직 미숙하고, 못생긴 스마트워치가 아니었다. 스마트워치가 열어줄 새 시장이었다. 현장에서 접한 구글러와 현지 개발자의 열정도 결정을 굳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됐다. 현지 개발자들은 장도훈 TF장에게 “왜 아직도 (웨어러블을) 안 하고 있느냐”며 타박을 쏟아냈다. 국내에서는 스마트워치라는 말조차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서서히 주가를 높이는 중이다.

누구나 안다. 웹이 낡은 시내버스라면, 모바일은 사람으로 만원인 고속철도다. 마땅히 앉을만한 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은 둘 다 마찬가지다. 헌데, 스마트워치는 아직 출발도 안 한 시장이다. 어쩌면, 스마트워치가 로켓은 아닐까. 앞날은 알 수 없지만, 올라탈 자리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장도훈 TF장은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스마트워치 앱 개발에 참여할 팀을 꾸렸다.

“보통은 시계를 보려면 스마트폰을 보잖아요. 사람들은 시계를 잘 안 차요. 그럼 스마트워치만의 매력은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해봤죠. ‘쿨’한 화면에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요.”

장도훈 TF장은 스마트워치의 ‘킬러 앱’을 우선 화면에서 찾았다. 스마트워치의 시계 화면을 사용자가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어떤 디자인은 진짜 시계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앱은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는 시계 모양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부터 조금씩 개발해 출시하기 시작한 앱이 벌써 50여개에 이른다. 모두 내려받으면 스마트워치 하나로 50개의 시계 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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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환 캠프모바일 디자이너, 김아름 캠프모바일 디자이너, 장도훈 캠프모바일 TF장(왼쪽부터)

스마트워치만 할 수 있는 기능도 넣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시계 화면에 ‘문페이즈(달의 현재 모습을 알려주는 그림)’를 넣고 바로 옆에 만보계 기능을 넣거나, ‘크로노그래프(아날로그식 스톱워치)’ 기능을 탑재하고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를 넣는 식이다. 시계 화면은 하나인데, 아날로그 시계의 기능과 스마트워치의 기술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을 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디지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모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죠. 시계 화면 디자인에 전세계 디자이너가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워치마스터 위에 말이죠.”

지난 두 달여 동안 캠프모바일이 워치마스터 이름으로 출시한 시계 화면은 모두 캠프모바일 내부 디자이너가 참여한 작품이다. 디자이너마다 고유의 이름도 넣었다. 정경환 디자이너가 만든 시계 화면은 ‘라이온게이트(Liongate)’, 김아름 디자이너의 작품은 ‘뎁(Debb)’으로 출시된다. 일종의 브랜드다. 캠프모바일은 외부 디자이너의 작품도 출시할 예정이란다. 워치마스터를 플랫폼이라고 표현한 까닭이 여기 있다. 캠프모바일이 일종의 시계 화면 디자인 퍼블리셔가 되는 셈이다. 외부 디자이너의 시계 화면은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나올 예정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의 성공 가능성도 캠프모바일은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장도훈 TF장은 스마트워치를 “한번 쓰기 시작하면, 벗어나기 쉽지 않은 제품”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손목으로 스마트폰에 더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거나, 자동차나 다른 제품과 쉽게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스마트워치의 매력이란다. 장도훈 TF장은 다양한 시계 화면 앱이 스마트워치의 못생긴 디자인을 어느 정도는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예쁜 시계를 차고 싶어하는 이들이 만족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욕심인데, 제조업체에서 만드는 시계 화면은 한정돼 있잖아요. 이 문제를 푸는 것이 먼저죠. 수익은 나중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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