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블록 조립하며 스크래치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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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펀딩 목표 금액이 300만원었지만, 두 달 만에 목표치의 680%인 2천만원을 모았다. 소프트웨어(SW) 융합 교육 도구 ‘비트브릭’ 프로젝트 얘기다.

‘긱’이 고민한 소프트웨어 교육

비트브릭은 헬로긱스라는 스타트업이 만들었다. 헬로긱스는 2013년 숭실대 미디학과 대학원생 3명이 설립한 기업이다. 설립자 3명 모두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데 관심이 많았고, 메이커 운동을 전파하고자 창업까지 했다. 초창기에는 창작이나 융합교육에 집중했지만, 최근 어린이 SW 교육 쪽에 힘을 실고 있다.

기존 SW 교육 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교육도구는 ‘스크래치’다. 스크래치는 웹브라우저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주얼 프로그래밍 도구다. 아이들은 ‘앞으로 가기’, ‘만약~라면’, ‘90도 방향틀기’ 같은 명령어 블록을 붙여 캐릭터를 움직인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알고리즘이나 컴퓨팅 사고를 배운다.

헬로긱스는 한발 더 나아갔다. 이들은 스크래치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만들었다. 헬로긱스 구성원 상당수가 개발자였기에 생각해낸 일이었다. 현재 SW 교육에 이용되는 하드웨어는 ‘마인드스톰’, ‘리틀비츠’,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이 있다. 대개는 해외에서 개발됐으며, 국내에서 구매하기 힘들거나 가격이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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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긱스 팀원. 강병수 미디어아티스트, 김병월 하드웨어 개발자, 이신영 대표, 윤현진 디자이너, 김재영 제네럴 매니저, 윤재일 소프트웨어 개발자(왼쪽부터)

강병수 미디어 아티스트는 “아이와 대학생을 상대로 창작 교육을 하면서 좀 더 저렴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라며 “그렇게 고민해서 만든 것이 비트브릭”이라고 말했다.

“SW 교육 시간에 하드웨어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많았어요. 저 역시도 6년 이상 아두이노 강의를 통해 SW를 가르쳤죠. 아두이노가 쉽다고 하지만, 여전히 진입장벽이 있었어요. C언어 같은 코드를 조금 알아야 하거든요. 3시간 이상 가르쳐도 또 다시 이론 설명을 하던 때가 많았죠. 그래서 더 쉬운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비트브릭은 1시간 정도 설명하니 많은 학생이 금세 따라하더라고요.”

헬로긱스는 비트브릭 이전에 ‘비트큐브’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비트큐브는 따로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고 블록을 손으로 누르고 돌려서 코딩할 수 있는 도구다. 비트브릭에 비해 가격이 더 비쌌다. 실제로 비트큐브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모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이후 단가가 조금 더 저렴한 비트큐브를 개발했고, 기존 SW 교육에서 많이 사용하던 스크래치와 연동했다. ‘비트브릭-스케치’라는 프로그램도 따로 만들었다. 비트브릭-스케치를 통해 스크래치와 유사한 방식으로 하드웨어를 제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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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브릭(비트브릭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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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브릭-스케치(비트브릭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

이신영 대표는 “초등학교에는 여교사가 많고, 대부분 상대적으로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며 “비트브릭은 여교사도 쉽게 제어하고 이해할 수 있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SW교육 춘추전국시대, “경쟁보단 협력할 것”

헬로긱스는 이번 펀딩 모금액을 기반으로 제품을 양산하고, SW 교육 워크샵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후원자가 정확히 어떤 이유로 비트브릭을 구매했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한다. 이신영 대표는 “추측건대 SW 교육에 관심 있는 부모, 교사, 일반 얼리어답터 이용자가 대부분 구매한 것 같다”라며 “이번 펀딩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향후 수요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SW 교육을 진행하는 단체나 기업이 20~30곳 정도 될 것”이라며 “이들과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해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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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브릭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출처 : 와디즈)

SW 교육에 대해선 여전히 찬반이 엇갈린다. 이러한 논란에 헬로긱스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신영 개발자는 “SW 교육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많은 아이들에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SW 교육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아직 무엇이 정답인지 모르고요. 그래서 여러 단체나 기관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죠. SW 교육은 새로운 교육이기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법이든 평가법이든, 더 나은 방식으로 접근해야겠죠. 여러가지 시도가 많이 이뤄져야 할 거예요. 헬로긱스도 동참해서 소프트웨어 교육 시장을 제대로 키우고 싶습니다.”

☞비트브릭 소개 동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