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병철 레드헤링 대표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5′ 참관기를 <블로터>에 보냈습니다. 3회에 걸친 연재를 마무리합니다._편집자

유럽 이통사가 보는 모바일 시장의 미래
은행의 숙제, ‘모바일을 혁신하라’
모바일 결제, 대세는 NFC (끝)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주인공은 삼성의 ‘갤럭시S6 엣지‘였다. GSMA협회가 최고의 모바일 기기로 선정한 갤럭시S6 엣지는 하드웨어 면 뿐 아니라 ‘삼성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함께 소개해 의미를 더했다.

삼성은 모바일 결제 회사 루프페이에 지난 2014년 8월 투자했다. 당시 루프페이에 투자한 삼성과 비자, 싱크로니파이낸셜은 공동으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개발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싱크로니파이낸셜은 미국에서 신용카드에 쓰는 카드를 가장 많이 발급하는 회사다. 이때 쌓은 경험은 애플페이에 견줄 만한 NFC 기반 비접촉식 결제 플랫폼 삼성페이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삼성은 MWC 2015 개막 직전 루프페이를 100%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루프페이 사용 영상 보기(유튜브)

여러 전문가가 MWC 2015 무대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발표했다. 이들은 간편하고 쉬운 결제 방식(frictionless payment)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처음에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연결하는 방법이 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페이와 삼성페이는 이런 면에서 장점을 가진다. 삼성페이는 신용카드 사진만 찍으면 자동으로 삼성페이월렛에 정보가 저장된다. 처음 사용할 때 한 번만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끝이다.

스웨덴 결제 서비스 ‘클라나’, 문턱 없는 결제 보여줘

한 세션에 소개된 결제 서비스가 특히 흥미로웠다.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많은 유럽 고객을 확보한 결제 서비스 클라나다. 클라나는 미리 결제 정보를 등록하지 않아도 e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다. 구매 후 14일 안에만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구매가 끝난다. 현재 5만개 유럽 e쇼핑몰이 이 결제 서비스를 채택했다. 하루 평균 거래 처리건수는 25만건이다. 모국인 스웨덴에서는 온라인쇼핑 가운데 40%가 클라나 결제 서비스를 거친다고 한다. 이처럼 사용자가 사전에 결제 정보를 등록하는 단계를 생략하고 바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뒀다. 니클라스 아달베스 클라나 공동창업자는 모바일 쇼핑 구매전환율이 일반 모바일 결제보다 10배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클라나는 미국 렌딩클럽과 비슷하게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 클라나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e메일 주소와 우편번호를 입력하고, 첫 사용자에게 묻는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하고 구매 승인이 떨어져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클라나는 구매자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신용도를 평가한다. 신용도가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구매할 수 있게 허락하는 것이다. 실시간 신용평가를 위해 클라나는 데이터 분석가 80명, 개발자 400명을 두고 있다.

클라나가 2014년에 거둔 매출액은 2억3천만유로(2772억원)으로 이미 흑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일반 가드결제와 같다. 니클라스 아달베스 공동창업자는 올해 봄께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니클라스 아달베스 클라나 공동창업자(왼쪽) (홍병철 제공)

▲니클라스 아달베스 클라나 공동창업자(왼쪽) (홍병철 제공)

삼성페이, 애플페이보다 저변 넓지만…

애플페이는 NFC 기반으로 비접촉 결제만 된다. 그러니 애플페이 결제 기능을 쓰려면 유통업체가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결제단말기(POS)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보면 일반 POS보다 300~400달러가 더 비싸다고 한다. 그런데 MWC 2015에 참가한 결제 전문가는 오프라인 결제에서 NFC 기반 비접촉 결제가 이미 대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많은 유통업체가 고객 만족도 제고와 결제 시간 감소를 위해서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NFC 결제를 지원하는 POS를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모바일 POS를 도입하면 큰 추가 비용 없이도 NFC 비접촉식 결제가 가능해져 확산 속도를 가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접촉식 결제가 유럽 시장에서 꽃피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급결제 컨설팅회사 컨설트하이페리온 소속 데이브 버치 이사는 지난 2011년 한국에서 NFC 결제 서비스가 실패한 사례를 보여줬다. 그는 한국에서 모바일 앱 형태 결제 서비스가 NFC 결제에 비해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들며 오프라인 NFC 결제가 유럽 시장에서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유럽 유통회사가 미국처럼 NFC POS를 설치하려고 수백달러를 더 부담할지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은 10년 전부터 EMV칩 기반 비접촉 스마트카드를 도입해왔다.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전체 카드 가운데 25%만 비접촉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카드다. 아직도 유럽 상점에는 비접촉 결제가 불가능한 POS가 상당수 있다고 한다.

MWC 2015 삼성 부스 (홍병철 제공)

▲MWC 2015 삼성 부스(홍병철 제공)

이 점에 비춰보면 삼성페이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페이는 NFC 기반 결제뿐 아니라 일반 마그네틱 카드 리더에서도 읽을 수 있는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기술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보다 가맹점주가 받아들이기 더 쉬울 듯하다.

그러나 유럽에서 신용카드 사기를 막으려고 10년 전 EMV칩 기반 NFC 비접촉 신용카드로 전환을 시작했듯, 미국 시장도 올 10월부터 은행에 EVM칩 기반 NFC 결제 스마트카드를 발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럽은 신용카드 사기건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낮다. 미국은 전세계 신용카드 사기건수 가운데 47.3%를 차지한다. 사용액 기준으로 미국이 전세계 신용카드 시장에서 23.5%를 차지하지만 안정성은 미비하다는 뜻이다.

미국 PST(Payment Security Task Force)는 2015년 말께 전체 후불카드의 71%, 직불·체크카드의 41% 정도인 5억7500만장이 스마트카드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움직임은 삼성페이의 장점을 희석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결제 기술 확장성 비교. MWC 2015 'Navigating the Mobile Contactless Payments Landscape' 세션 발표 가운데 (홍병철 제공)

▲모바일 결제 기술 확장성 비교. MWC 2015 ‘Navigating the Mobile Contactless Payments Landscape’ 세션 발표 가운데 (홍병철 제공)

보안과 편리함, 두 마리 토끼 잡아야

모바일 결제와 함께 떠오른 화두는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다.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는 여러 모바일 기기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쓰고 싶어한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기기 보급은 더 많은 데이터를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개인정보가 외부에 함부로 노출되거나 공유되길 원치 않는다. 기기 제조사와 운영체제(OS) 공급사, 웹브라우저 개발사, 앱 개발자는 이런 사용자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여야 한다. 투명하고 믿을 만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보안 기술이 필요하다.

모바일 결제 보안에선 토큰 방식이 안전한 수단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보인다. 토큰 방식은 애플페이와 삼성페이가 채택한 보안 기술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한 토큰으로 저장하고 전송하기 때문에 해킹이 불가능하다. 또 사용자의 결제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다. 사용자 인증 수단으로는 애플과 삼성 양쪽이 모두 쓰는 지문 인식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던 기존 방식보다 더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결제는 거들 뿐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결국 상거래를 성사시키는 수단이지 이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MWC 2015에 참석한 모든 결제 전문가는 이런 철학을 공유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모바일 상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결제 자체는 눈에 띄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결제는 간편하고 확장성을 갖추면 된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확장성이란 결제 서비스가 특정 지역에 묶이지 말고 모든 지역에서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결제 시스템을 표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결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상점과 금융회사뿐 아니라 비자카드·마스터카드·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결제 중개회사도 모바일 결제를 지원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게 될 테다. 이는 구글월렛, 애플페이 그리고 삼성페이에 좋은 소식이다. 모바일 결제만 보면 그동안 통신사와 카드를 발급하는 금융사가 갖고 있던 주도권이 휴대폰 제조사나 OS 개발사로 넘어간 것처럼 보였다.

리치 클로우 씨티은행 글로벌결제 수장은 MWC 2015 마지막 날 ‘모바일 비접촉식 결제 시장 현황 살펴보기’ 세션에서 삼성 갤럭시S6 엣지와 삼성페이가 올해 MWC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럭시S6가 “훌륭한 모바일 결제 기능을 품은 아름다운 제품”이라고 추켜세웠다.

삼성 갤럭시S6엣지

▲삼성 갤럭시S6 엣지

한국에도 NFC 간편 결제 꽃필까

이런 이야기가 한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NFC 기반 결제 서비스가 우세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세계가 HCE 규격을 활용해 암호화된 토큰 방식으로 NFC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상황에 은행과 통신사가 그동안 추진한 SIM 카드 보안 영역(SE·secure element)을 활용한 모바일 앱 결제 기술은 글로벌 추세를 거스르는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텔레콤 수석부사장이자 클릭앤바이 CEO인 피터 베스코는 200개가 넘는 유럽 모바일 결제 회사가 올해부터 정리되리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유럽에만 통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에도 NFC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카드가 널리 쓰인다. 바로 교통카드다. 한국NFC는 NFC 기반 스마트카드를 사용해 모바일 환경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NFC 스마트카드를 스마트폰에서 인식할 수 있는 동글을 만드는 회사도 있다.

한국에서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자리잡으려면 넘어야할 장벽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장애물은 국내 소매점의 채택 의지다. 과연 국내 소매점이 NFC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POS로 업그레이드할까. 미국은 대형 유통 체인점이 소매 유통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국이나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NFC 결제 POS를 도입하는 비용 부담이 비교적 작다. 그러나 한국과 유럽 같이 유통시장에서 대형 체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시장에선 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많은 소매점이 NFC 기반 결제를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우선 모바일 쇼핑에서라도 NFC 스마트카드 기반 결제 서비스를 선보여 사용자에게 NFC를 결제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가 NFC 기반 결제를 원하게 된다면 유통업체가 그 압력에 부응해 NFC 결제가 가능한 POS로 업그레이드하는 투자를 단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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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홍병철. 레드헤링 대표. 하버드대 학사와 펜실베이나대 와튼 경영대학원 졸업. JP모건, GE캐피탈 등 금융회사에서 10년간 일했다. GE캐피탈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삼보컴퓨터와 판도라TV에서 CFO로 일하며 해외 투자 유치에 힘썼다. 2001년부터 엔젤투자 전문회사 레드헤링에서 대표로 일하고 있다. 한국NFC 등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고문으로 노하우를 전하는 데 열심이다. rhb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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