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아, 실명 쓰라는 거니 말라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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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논란에 휩싸인 실명 정책에 대답을 내놓았다. 실명이 아니라도 페이스북을 써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실명 사용을 강요해 논란이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검열 기준도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페이스북이 3월15일(현지시각) 커뮤니티 가이드를 개편했다고 발표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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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정책이 면허증 이름 쓰라는 건 아니야”…말로만?

페이스북은 애매모호한 실명 정책 때문에 뭇매를 맞아왔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실명 대신 가명이나 별명을 쓴 사용자 계정을 잠그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여장남자(드랙퀸) ‘시스터 로마’가 실명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정이 잠기자 온라인 시위를 시작해 드랙퀸과 LGBT(성소수자) 공동체에서 지지를 받았다. 10월1일 크리스토퍼 콕스 페이스북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실명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드랙퀸과 드랙킹을 비롯한 LGBT 커뮤니티에 사과한다”라며 성소수자가 원하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지만, 페이스북은 여전히 실명 사용을 강요한다.

해외만 그런 게 아니다.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인 한국에서도 페이스북은 실명 사용을 강제한다. 지난 1월말 온라인 매체 <슬로우뉴스> 편집장 민노씨가 계정을 정지당했다. 민노씨가 직접 페이스북 실명 정책을 취재하고 나서자 5일만에 계정이 복구됐다. 민노씨 편집장은 “만약 페이스북이 사람들이 실명을 쓰길 원한다면, 사용자 스스로 실명으로 바꾸도록 권유하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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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불만을 쏟아내자 페이스북은 실명 정책이 꼭 실명으로 가입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이 쓰는 “실제 자신”이라는 용어에 오해가 있다는 얘기다. 모니카 비커트 페이스북 글로벌제품정책 책임자가 <리코드>에 말했다. “페이스북이 운전면허증에 적힌 이름을 쓰라고 요구한다는 오해가 팽배합니다. 우리는 사용자가 실생활에서 쓰는 이름으로 소통하길 원할 뿐입니다.”

하지만 3월17일 현재도 여전히 페이스북은 “허용되는 신원 확인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름”을 이용하라고 못박아뒀다. 허용되는 신원 확인서는 정부가 발급한 이름과 생년월일이 포함된 신분증이다. 이 밖에 페이스북이 인정하는 민간 발급 서류 2가지를 교차로 제시해 이름과 사진, 생년월일을 인증하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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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젖꼭지는 안 되지만, 젖 먹이는 장면은 OK

실명 정책에 관한 설명과 함께 페이스북은 콘텐츠 검열 기준도 더 자세하게 다듬었다. 폭력적인 언사는 삭제되지만, 이를 인용하는 콘텐츠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민감한 소재라 할지라도 풍자나 유머, 공론화를 위한 용도로 쓰인다면 용인하겠다는 얘기다.

음란물 관련 조항도 구체적으로 다시 썼다. 페이스북은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사진을 삭제했다 뭇매를 맞은 적있다. 사진이 삭제당한 사용자를 지지하기 위해 다른 사용자가 모유 수유 장면을 잇따라 올리자 페이스북은 백기를 들었다.

페이스북은 “성기나 완전히 드러난 엉덩이를 보여주는 사진”과 “젖꼭지가 나온 여성의 가슴 사진”은 막는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교육이나 풍자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면 사진이 아닌 디지털로 만든 그림에도 적용된다. 성행위를 자세히 묘사한 글도 검열 대상이다. 반면 “모유 수유 장면이나 유방 절제 수술을 마친 사진은 언제나 허용해 왔다”라며 발을 뺐다.

남을 공격하는 이미지나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주는 폭력 영상, 범죄 행위를 과시하는 게시물, 자해 사실을 공개하는 콘텐츠, 테러 조직과 관련된 게시물도 삭제 대상으로 꼽았다.

페이스북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홍보 영상 보러가기 (비메오)

서방 정부 데이터 요청 건수 줄어

페이스북은 이와 더불어 정부의 데이터 요청 현황도 공개했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 정부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요청한 건수는 줄어들었지만, 인도와 터키 러시아 등지에서는 요청 건수가 늘었다.

한국 정부가 범죄 수사를 목적으로 페이스북에 사용자 데이터를 요구하는 경우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4년 하반기에 29개 계정에 관한 정보를 요구해 43%를 받았다. 같은해 상반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 정부가 페이스북에 2014년 상반기 한국 정부는 페이스북에 14개 계정 정보를 요구해 23% 데이터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