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테크쑤다] 내비게이션 ‘실시간 길안내’ 비결은?

2015.03.24

요즘 차량에 달린 내비게이션 대신 스마트폰에 깔린 내비게이션 응용프로그램(앱)으로 길안내를 받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실시간 내비게이션은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습니다. 도로 정보 없는 내비게이션이 휴대폰과 접목되고, 이후 DMB를 거쳐 LTE로 발전합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은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업데이트가 자유롭습니다. 스마트폰은 항상 인터넷에 접속돼 있기에 최신 지도와 도로 정보가 유지되는데다 실시간 교통 정보까지 들어갑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내비게이션 앱들이 앱 구매나 별도의 요금 없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수십만원씩 주고 단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비교해도 화면 크기를 빼고는 거의 흠잡을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 내비게이션 앱이 저마다 가장 빠른 길을 찾아준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길이라도 앱마다 서로 전혀 다른 길로 안내합니다. 도착 시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왜 생기는 걸까요? ‘국민내비 김기사’의 신명진 부사장은 “빠른 길을 판단하는 방법의 차이가 각 내비게이션의 길안내 결과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합니다.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길안내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각 도로는 ‘선’, 지점은 ‘점’으로 표시합니다. 교차로나 로터리처럼 방향을 꺾는 지점이 ‘점’이고 그 점 사이의 도로가 ‘선’입니다. 실시간 내비게이션 서버는 각 도로를 이동해 지점을 통과하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그래서 길이 덜 막히는 곳으로 길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navi_001

과거에는 도로 흐름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수집하느냐가 실시간 길안내의 정확도를 가름했습니다. 누구는 버스와 택시를 통해서 흐름을 측정했고, 누구는 교통 정보 수집 차량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앱으로 접속해 길안내를 받는 이용자들의 이동 속도를 수집해서 길안내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어떤 방법이든 사실상 모든 앱들이 도로 정보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그럼 실제 정확도 차이는 어디에서 나는 걸까요? 보통은 ‘최적’의 길을 찾을 때 차이가 납니다. 어떤 내비게이션은 골목길을 통해서라도 목적지에 빨리 가도록 하고, 어떤 내비게이션은 우회도로의 범위를 넓게 잡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분석 알고리즘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물어본 모든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분석 방법은 공개할 수 없다고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취재를 하다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장거리를 갈수록 처음에는 도착 시간을 줄여서 알려준다”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해 봅시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한번에 500km를 주파하기는 어렵습니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 식사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도착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처음에는 내비게이션이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는 것처럼 속인다는 겁니다. 신명진 부사장을 비롯해 업계 관계자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navi_002

신명진 부사장은 “도로 정보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점과 선을 기반으로 경로와 도착시간을 판단하기 때문에 도착 시간을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교통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그게 도착 시간에 영향을 끼쳐서 처음과 도착 시간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비게이션에 정답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내비게이션이 실시간 분석을 통해 길을 안내하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갑자기 사고가 일어났다거나 하는 돌발상황에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도 그때그때 제품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길 안내는 평준화되고 있으니 오히려 길안내를 받기 편하고, ‘100미터’, ‘잠시 후’ 같은 남은 거리를 인지하기 쉬운 내비게이션을 고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