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솔직하게 써보자면, 한번도 영화나 책을 보면서 ‘왜 주인공은 다 예쁘거나 잘생겼을까’, ‘못생긴 사람이 사랑받는 작품은 왜 없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주인공은 잘났고, 여자란 무릇 예뻐야 사랑받는 줄 알았다. 이처럼 길들여진 나의 문제의식에 꽝, 하고 충격을 가져다 준 책이 있다.
못생긴 여자가 사랑받는 최초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전혀 아름답지 않은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작가의 말처럼 깜짝 놀랄만큼 못생긴 추녀에게 따스한 시선을 보내는 책이다. 이런 전례없는 캐릭터 설정 때문에 사실 읽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다. 그 사실을 불편해하는 내가 더 불편하기도 했고.

“단언컨대 인류는 단 한번도 못생긴 여자를 사랑해주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못생긴 여자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다룬 최초의 소설이 될 것입니다”
작가 박민규의 말이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추녀인 주인공을 누가 맡을런지가 벌써 궁금해진다. 아무리 못생겨도 연예인인데, 이 소설에 나온 주인공의 외모를 제대로 나타낼 만 한 인물이 있기나 할런지. 제발 원래 미녀인 여자가 추녀 분장을 하는 일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러면 이 소설의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가 없을 게 분명하니까.
배경은 1980년대 중반이다. 남자주인공인 ‘나’는 잘생긴 아버지와 못생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삼류배우였던 잘생긴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기생하듯 살아가다가 결국에 주인공도 어머니도 버린다. 새장가를 간다. 잘나가는 미모의 여성에게. 그래서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잘생긴 외모를 ‘아버지가 싸지르고 간 똥’처럼 여기게 된다. 그런 그가 백화점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여주인공을 만난다. 여주인공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못생긴 외모를 갖고 있고, 그래서 마음속에서 스스로의 얼굴을 도려낸 여자다. 이 둘이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지고…. 그 과정을 남자 주인공의 회상 형식으로 그려나가는 이야기다.

사랑 이야기지만 단순한 연애소설은 아니다. 외모지상주의, 경쟁우의, 황금만능주의. 이렇게 치우친 가치기준에 대한 비판, 존재감이 거의 없는 패배자에 대한 이야기가 또 하나의 뼈대를 이룬다. 그리고 스무살 남자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80년대의 스무살들이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았다면, 2000년대에 스무살을 보낸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이 눈앞을 가린다. 그만큼 이 책에는 당대의 스무살들이 고뇌할 만 한 여러가지 소재들이 등장한다. 책, 음악, 사회, 계급, 그리고 인생 전반에 대해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원래는 피아노 연주곡으로 유명하다.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연주곡명이다. 작곡가 라벨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화가 벨라스케스가 그린 왕녀 마르가리타의 초상을 보고 곡을 지었다고 한다. 소설 제목은 거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 그림은 실제로 주인공에 대한 논란이 있는 작품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운데 있는 예쁜 여자를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작가는 오른쪽 옆의 못생긴 광대를 주인공으로 봤다. 제목과 그림과 줄거리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미추에 대한 개념에 대해 고민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많이 배우고 돈을 많이 가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부끄러워하는 여러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여러가지 장점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숨에 읽을 수 있어’ 좋다. 한 번 잡으면 그 자리에서 끝을 봐야 하는 책이다. 최근 몇달 사이에 읽은 책 중 재미로는 베스트3 안에 드는 것 같다. 소설은 읽어야 맛이므로, 더이상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한다. 소설 속 분위기를 더 리얼하게 느끼고 싶다면 비오는 날 통닭에 맥주 한잔 곁들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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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최근에 읽은 책 중에 하나예요. 정말 단숨에 읽어내려갔어요. 저는 집이 잠실 근처다보니 자꾸 롯데마트와 백화점을 떠올리며 읽었어요. 새해 단숨에 한권을 읽어내려가실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빠져들어요~!
아, 박민규 소설 넘 조아요 ㅠㅠ
이여영님 감사합니다!
저도 그다지 이쁜 편은 아니라 예쁜 애들을 보면 심하게 느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끌리네요 ㅋ
외모보다는 내면을 보라는 애기 …
생각하게 하는 책 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전례가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 같아요.
제인에어 같은 소설의 주인공도 예쁜 여자는 아닌데다
누구나 알고 있는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같은 동화에서도 주인공이 예쁘다는 언급은 없어요.
소설이 반드시 여주인공의 미모를 미화하여 씌여지지만은 않는데
다른 분들이 착각하실까 두렵네요.
차라리 tv드라마에서 전례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소설이 초상화는 아니잖아요.
깨알같은 새까만 글씨 속에서 여주인공 얼굴 찾아가면서 읽지는 않습니다.
위 글에 따르면 이 소설은
예전에 아이돌 그룹이었던 신화가 백조의 호수의 한 부분을 빌려와서
전주에 끼워넣거나
HOT가 젓가락행진곡을 사용했던 것과 같은
그런 류의 수법으로 만들어진 것 같네요.
엊그제 서점에 들렀다가 박민규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심장이 얼마나 쿵쾅거렸는지 모릅니다. 박 작가님의 신간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다 지쳐 기다림을 포기했던 차에 맞닥뜨린 책. 책장 열어보기 전에 리뷰를 먼저 읽지 않는 것은 제나름의 오랜 원칙이지만 궁금함을 이길 수가 없어 이번만은 예외적으로 이 리뷰를 먼저 읽었습니다.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책 속에 또 어떤 물음들이 숨겨있을지 궁금하네요.
글쎄요 저는 전혀 다른 감정으로 보게 됐던 소설이라…
예술이란 것은 결국 보는 개인들의 감상에 귀속 될 수 밖에 없나 보군요..
전 왠지 보는 내내 ..선택하는 자와 선택받는 자.. 특권을 가진자와..
그앞에서 나약할 수 밖에 없는 자란 생각만을 끊임없이 했을 뿐입니다.
박민규님의 문체는 확실히 아름다워서 읽는 내내 기쁨을 줬지만…또한편으론
굉장히 집요하고 교묘하게 자신이 생각을 독자에게 주입한다는 느낌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더군요…이건 어쨌든 개인적인 감상이었고..
작품의 질과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입니다.
슈렉은 인기많던데 못생겨도…
입담이 장난이 아니시더군요..어쩜 그렇게 쪽찝게로 찝듯이 정확하고 풍부한 표현을 잘 할까요..역시 박민규 작가 답습니다..하지만 소설에서 (연애의묘사를 그렇게 표현하고 있진 않지만 어째거나)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것을 조장하는 사회에 대해 못생긴 여자와 연애함으로써 일종의 저항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또다른 의미에서 입맛이 꿉꿉한 일이지요. 소설에 의하면 아름다운것에 열광하는 것 이 무척 우매하게 느껴지거든요..물론 중의적으로 표현되긴 했지만 그렇습니다. 저는 80년대 생입니다만. 80년대의 표현이 아주 풍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90년대 초까지는 80년대의 관성이 남아있것기 때문에 20대들도 무난히 이해하실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투명한 봉지 새우깡,주황색공중전화,켄터키치킨, 마이마이 같은 것 말이죠..
ㅋㅋ역시나 제목보고 예상했는데 박민규의 책이었군요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림 시녀들의 광대나 못생긴 사람들은 공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구요. 못생긴 사람들이 예쁜 공주를 지킨다니..예나 지나 사실 바뀐 건 없지만 그래도 요즘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뭔가 책을 보면서 섬뜩하기도 하고..많이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어요
ㅋㅋ슈렉이 인기가 많은이유
루저가 아니라서
안녕하세요. 블로그 다니다가 박민규 작가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찾아왔습니다.
박민규도 난감해한 작가 ‘박상’의 첫 장편소설이 나왔습니다!.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는게 말이 되냐’ 박상 작가가 대한민국 모든 유쾌발랄찌질궁상 청춘들에게 바치는 청춘로망판타지.
‘이 꽃 같은 세상이 말이 되냐!’고 생각하신다면 YES24, 인터파크, 인터넷교보, 알라딘에서 진행중인 출간기념 이벤트에 참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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