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테일'의 앤더슨, 웹2.0 시대 기자와 블로거를 말하다

가 +
가 -

블로그를 바라보는 전통적인 기자 사회의 분위기는 ‘끌어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블로그를 평가절하려는 시각도 공존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뜨고 있는 것 같은데 "블로그 그거 어떻게 믿어!"라는 생각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롱테일>의 저자이자 IT전문 매거진 와이어드 편집국장이기도 한 크리스 앤더슨(왼쪽 사진)이 30일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 블로그와 기자들의 역할 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블로그 시대’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인 만큼 기자들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요지였습니다. 기사만 쓰는 기자가 아니라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에디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기자생활 10년을 앞둔 요즘, 이런저런 고민이 늘고 있는데, 앤더슨의 말을 들으니 또 다시 머리가 아파옵니다. 기자는 글로 승부해야 한다는 소위 ‘상식의 저항’ 때문이겠지요.

그의 말이 ‘절대진리’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유력 잡지사의 현직 언론인이 그린 ‘블로그 시대, 기자의 역할 변화론’이라는 점에서 언론계 종사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는 던졌다고 봅니다.

"뉴스는 코모디티, 기자의 역할 변화해야"

앤더슨은 기자의 역할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대중을 위한 보도를 지양하고 대중들에게 어떻게 보도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보충 설명하면 뉴스 콘텐츠가 점점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일상재(코모디티)화되고 있어 언론인의 역할 변화는 불가피하다는게 그의 지론입니다. 기자들은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죠. 앤더슨 자신도 블로그와 책을 통해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개인적으로 뉴스의 코모디티화에는 공감이 갑니다. 네이버 뉴스를 보면 매체는 다른데 내용은 거의 같은 뉴스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런 기사는 열에 아홉 보도자료입니다. 이걸로 튼튼한 독자기반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독자입장에서 포털 사이트들이 좀 걸러줬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은가 봅니다. 미국 야후 뉴스를 보면 중복되는 뉴스가 없어 보는이 입장에서 매우 편하거든요.

다시 앤더슨의 얘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앞서 앤더슨이 강조한 ‘대중’들은 누구일까요? 대놓고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블로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블로그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다양성과 범위 그리고 연관성으로 인해 블로거의 사용자층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란게 그의 입장입니다. 영상이 질이 떨어지는 유튜브가 TV네트워크를 통틀어 시청률 3위를 달리는 것도 다양성과 범위 그리고 연관성 때문이란 것입니다. 블로그에 대한 그의 발언을 직접 옮겨보겠습니다.

"구글에 검색을 해보면 종종 블로그가 제일 처음 뜹니다. 전통적인 언론의 잣대로 보면 기사도 엉성하고 사진도 없어 질이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는데 블로그는 특정 주제에 대한 연관성과 가치를 제공합니다. 언론 관점에서 아마추어라 부를수 있지만 블로거들중에는 특수한 분야 전문가들이 매우 많습니다. 과학자이거나 석박사 과정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해박하지 않겠습니까?"

앤더슨은 질이 떨어지는 블로거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런 블로거들은 자연스럽게 잊혀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의 얘기를 계속 들어보시죠.

"흥미롭지도 않고 책임도 지지않는 저질 블로거들이 있습니다. 이런 블로거들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죠. 그런데 요즘은 검색과 링크 기능이 뛰어납니다. 때문에 정량화 및 정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저질 블로그는 자연스럽게 잊혀질 것입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앤더슨을 상대로 "온라인 미디어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앤더슨은 온라인 미디어는 오프라인으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미디어의 차별화를 위해 앤더슨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와이어드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의 말을 빌리면 와이어드에는 온라인으로만 할 수 있는게 몇가지 있는데, 블로그, 오프라인을 훌쩍 뛰어넘는 기고, 기사에 대한 답글달기가 대표적입니다. 와이어드 온라인판에 기고하는 필자들의 경우 오프라인 대비 10배가 넘는다고 하는군요. 상대적으로 제작 비용이 저렴한 만큼,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듯 싶습니다.

앤더슨이 오늘 간담회에서 한 얘기는 일반론적인 것들입니다. 그가 평소해 강조해오던 것들이죠. 
블로터닷넷도 사이트를 열기전부터 ‘상근 블로터들은 기자가 아니라 에디터가 돼야 한다’는 것을 어느정도는 공유하고 있었거든요. 잡지 기자들처럼 ‘고수급 필자 네트워크’도 관리하고 블로거들과 공동 기획도 해보자는 말도 많이 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을 잊고 지냈나 봅니다. 앤더슨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에게 맞는 에디터의 역할을 무엇인가?"란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