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기고, 잘리고…몸살 앓는 스마트폰 무료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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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의 스마트폰 배터리는 어떤가요? 하루 종일 쓰기에 좀 부족하지는 않으신지요?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꿀팁’ 한가지! 서울시 곳곳에 스마트폰을 무료로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송파구청 근처에, 서울시청과 도서관, 시립미술관, 동네 주민센터까지 여럿 있습니다.

헌데, 장비 상태가 시원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빌려주는 곳의 직원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 활용도가 높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공공장소의 스마트폰 무료 충전소 보급 사업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서울시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기도 하고요. 현장을 돌아보니 사업 전반에 걸친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시의 스마트폰 무료충전소에 어떤 속사정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퐐로퐐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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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에 설치된 태양광 휴대폰 무료 충전소

“무료 충전소는 아파요”

송파구는 재미있는 스마트폰 무료 충전소를 설치했습니다. 다음 사진 보시죠. 바로 이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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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 무료 충전소(왼쪽)와 석촌호수 무료 충전소

이름은 ‘태양광 휴대폰 무료 충전소’. 송파구 석촌호수(동쪽 호수) 입구와 송파구청 앞에 설치돼 있습니다. 낮에 햇빛을 모아 대용량 배터리를 충전하고, 그 배터리의 전력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해주는 방식입니다. 석촌호수 산책길과 송파구청 앞을 지나는 시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마련된 장치입니다. 송파구청이 신재생 에너지에 관한 시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4년 10월 자발적으로 마련했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쓸 수 있는 날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장을 직접 가보니 충전기 케이블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아이폰5’ 이후 최신 애플 제품에 쓸 수 있는 라이트닝 케이블과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마이크로USB, ‘아이폰4S’ 이전에 출시된 구형 애플 제품을 충전할 수 있는 30핀 케이블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선이 모두 잘려나가 있었습니다. 혹시 송파구청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는 아닐까요? 송파구청 관계자가 전화기 너머에서 하소연에 가까운 목소리로 속사정을 들려줬습니다.

“하루 한 번씩은 석촌호수 쪽을 돌면서 상태를 보는 것 같아요. 오늘도 봤어요. 한 달에 한 번 꼴로 보수를 하는데, 그걸 막 가위로 자르고… 이번에도 봤더니 또 잘려 있더라고요. 지금은 업체에 보수 요청을 한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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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쪽 장치는 특정 케이블만 잘려나가 있습니다. 소오름.

송파구청이 마련한 무료 충전소 장비는 삼각형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각 면에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단자가 마련돼 있지요. 그런데, 장비의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케이블이 잘려 있을 뿐만 아니라 세 면의 장치 모두 라이트닝 케이블과 마이크로5핀 케이블만 잘려 있습니다. 30핀 케이블만 멀쩡합니다. 잘린 단면을 보니 그다지 예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손으로 여러번 접는 방식으로 누군가 일부러 파손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송파구청은 장비 유지보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일주일을 못 가 장비가 고장나니, 장비 교체 주기가 너무 짧다는 하소연입니다. 지금은 장비 설치 업체가 무상으로 교체를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상으로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말하자면, 구청 공무원의 관리 소홀이 아니라 일부 시민의 조심성 없는 사용 습관이 장비 훼손의 주범이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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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 앞에 있는 충전소는 파손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송파구청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석촌호수 쪽 장비는 하루가 멀다하고 선이 끊어지는데 송파구청 쪽 장치는 선이 끊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구청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석촌호수 쪽 무료 충전소의 사용 빈도가 유독 높은 것일까요, 아니면 구청과 멀리 있다고 해서 함부로 쓰는 것일까요. 물론, 장비를 훼손한 사람만 알겠죠.

송파구청이 설치한 무료 충전소는 낮에 저장한 태양광 에너지로 밤길을 비추는 가로등 역할도 합니다. 스마트폰도 충전하고, 가로등도 되고. 무엇보다 신재생 에너지에 관한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장비입니다. 의미도 있고, 활용도도 알찬 1석 3조 시설이지요.

송파구청은 장비를 설치하는 데 1400여만원을 예산으로 썼습니다. 여러 사람이 쓰는 만큼 파손 문제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겠지만, 시민 모두 아끼는 마음으로 사용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훼손이 너무 심해요”…참다 못해 철수

송파구청과 비슷한 아픔을 겪은 곳이 또 있습니다. 지하철 2∙6호선이 만나는 합정역으로 가 봤습니다. 합정역은 지난 2013년부터 역무원 사무실에서 스마트폰 무료 충전 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 2, 3, 4호선)가 서울시내 118개 역에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시작하며 합정역도 참여했지요. 2015년 4월 현재는 합정역의 무료 충전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일정 기간 운영 후 장치를 거둬들였기 때문입니다. 역무원 사무실에서 관계자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상상도 못 하는 일이 벌어져요. 술 취한 사람이 와서 막 잡아 빼기도 하고, 끊어지고 그랬죠. 그래서 사무실 안에 놔두고 충전하게 했더니 심야 시간에 사람들 막 들어오고, 문제가 좀 있었어요.”

지하철 역을 오가며 무료 충전소를 들르는 이들이 부주의하게 장치를 다뤄 결국 서비스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는 설명입니다.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당시에는 충전 케이블 분실 사고도 빈번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USB 케이블로 전원을 연결해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충전 케이블을 누군가 자주 가져갔다는 얘기입니다. 송파구청과 마찬가지로 시민의 올바른 사용이 절실한 문제입니다.

서울 지하철 1, 2, 3, 4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는 얼마 전 지하철 역사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스마트폰 무료 충전소를 다시 운영할테니, 필요한 부품을 신청하라는 내용입니다. 서울메트로 홍보실에 좀 더 사정을 알아봤습니다. 서울메트로에서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시민의 부주의한 사용으로 고민하는 역은 합정역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공사에서는(서울지하철 1~4호선 운영)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를 2013년 2월부터 전 역(118개역)에서 실시한 바 있으며, 현재는 스마트폰 충전기의 고장이나 분실 등의 사유로 운영하고 있는 역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서울메트로는 충전기 고장에 대한 보완 등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충전기를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으며, 2015년 4월 중 15개역에 시범적으로 1대씩 설치할 예정입니다. 설치 예정 15개역은 아직 미정입니다.”

합정역은 이번에도 서울메트로 쪽에 부품을 신청했습니다. 합정역에서 조만간 스마트폰 무료 충전소를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기기 파손 문제로 한 번 실패한 일에 또 도전하는 셈입니다. 이번엔 케이블을 누군가 빼갈 수 없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합정역 관계자는 귀띔했습니다. 하지만 내 것이 아니라고 부주의하게 다루는 사용자가 줄어들지 않으면, 이전처럼 잦은 파손 문제는 막을 길이 없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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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빌린 대여형 스마트폰 충전기

“충전 서비스요? 잘 모르겠는데…”

송파구청과 일부 지하철 역에서 지원하는 충전 서비스는 고정된 위치에 충전 장치를 마련해 제공하는 설비형 서비스입니다. 서울시 곳곳에는 설비형 대신 배터리 대여형 무료 충전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시청과 도서관, 시립미술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서울시내 200여곳의 공공시설에서 휴대용 배터리 모양의 충전기를 빌릴 수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배터리 대여형 서비스는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용 배터리처럼 생긴 장비를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들고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빌린 곳에 반납하면 됩니다. 서울시청,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시청도서관 등을 방문해 직접 이용해본 결과 만족스러운 충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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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곳곳의 공공시설에서 대여형 스마트폰 충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의 발길이 뜸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서울시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현재 대여형 무료 충전기 30대를 운용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 매표소나 안내소, 심지어 관리인 사무실에서도 세종문화회관이 관람객을 위한 스마트폰 무료 충전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더 알아봤습니다. 대여형 무료 충전기를 운용하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지하 2층에 마련된 세종∙충무공 이야기 상설 전시관이었습니다. 다른 전시 시설에 근무하는 이들은 지하 2층 전시관에서 스마트폰 충전기를 대여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부 직원도 잘 모르는 서비스를 시민이 잘 이용할 리 없습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현재 50대의 대여형 무료 충전기를 운용 중입니다. 찾는 이들의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50대를 모두 충전하며 전기를 낭비하는 대신 하루에 15대 정도만 충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홍보가 다소 부족한 것 같다는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홍보물을 좀 더 많이 배포할 계획”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스마트폰 무료 충전, 이렇게 이용하세요

서울시에 마련된 스마트폰 무료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벙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 ‘모바일 서울’을 갖고 있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용 앱안드로이드폰용 앱 모두 있습니다.

모바일 서울 앱을 실행하면, 메뉴 항목에서 ‘충전기’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메뉴를 누르면, 장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을 고르고 휴대폰 번호와 이름, 이용약관 동의만 하면 됩니다. 참 쉽죠? 스마트폰으로 신청하고, 대여형 배터리를 배급하는 곳을 찾아 빌리면 됩니다. 보통은 시설의 안내데스크에 마련돼 있으니 참고하세요.

스마트폰과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굳이 앱을 내려받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장부에 수기로 직접 이름과 전화번호를 작성해도 빌려줍니다.

공공장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탓에 직원들의 퇴근 시간에 맞춰 기기를 반납해야 합니다. 다른 곳으로 반납해서는 안 됩니다. 서울시청에서 빌린 배터리를 시립미술관에 가져가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퇴근 시간이 넘으면 반납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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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공공시설의 직원 퇴근 시간 전까지 반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정말 급한 사정이 생겨 반납한 장소를 급히 떠나야 한다거나, 다시 방문하기 어려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울시가 정한 원칙은 ’24시간 내 반납’입니다. 모바일 서울 앱에 대여 신청서를 작성할 때 제공한 개인정보(이름, 전화번호)는 24시간 동안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24시간 동안 시설의 직원이 전화를 걸어 장비 반납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24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개인정보가 지워집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말 급한 사정으로 대여 장소 재방문이 어려운 때에는 담당자와 직접 통화해 3일 안에는 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여의도 캠핑장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무료 충전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4년엔 이 서비스를 서울시 곳곳으로 확대했습니다. 당시 서울시가 구입한 배터리형 충전기 대수만해도 1900대 입니다. 2015년엔 이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2015년 하반기까지 서울시는 배터리형 충전기를 7천대 더 구입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서울시가 운용하게 될 배터리형 충전기 대수가 8900대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배터리 한 대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원 정도입니다. 2억7천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는 뜻이지요. 이 중 서울시가 부담한 금액은 1억원 정도. 나머지는 서울시금고를 운영 중인 우리은행의 후원금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금액만 놓고 보면, 서울시 1년 전체 예산 중 그리 크지 않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기왕 쓴 돈 시민이 더 잘 쓰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요. 서울시의 적극적의 홍보로 시내 곳곳에 모처럼 마련된 편리한 서비스를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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