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핀테크] “맞춤 신용카드 쓰면 1년에 4%는 아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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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비대칭성만 해결해도 삶이 달라집니다. 내게 맞는 신용카드를 찾아 쓰면 월 소비 금액의 4%는 절약할 수 있어요. 한 달에 카드로 100만원을 쓴다면 1년에 50만원은 아끼는 겁니다. 월 200만원을 쓴다면 노트북 한 대 살 돈은 벌겠죠. 저는 카드를 2개 써요. 마일리지 카드 중 제일 좋은 걸 2년 정도 쓰면 일본 왕복 항공권이 나와요.”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는 맞춤형 카드 추천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레이니스트는 뱅크샐러드라는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를 만든 스타트업이다. 사용자가 소비 성향을 입력하면 그에 꼭 맞는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알려준다. 카드를 바꿀 경우 혜택을 얼마나 더 볼 수 있는지도 계산해 보여준다. 1년여에 걸쳐 2300여종에 이르는 국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혜택을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모은 덕이다. 김태훈 대표는 뱅크샐러드에서 추천한 카드를 발급받은 사용자가 카드 결제액 가운데 평균 4%를 아낀다고 밝혔다.

정보비대칭성, IT로 해결하자

김 대표는 ‘정보비대칭성’이라는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신용카드를 비롯해 금융상품에 관한 정보는 금융회사가 쥐고 있다. 고객이 금융회사에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금융회사는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보다 자사에 이윤이 더 많이 남는 상품을 추천하기 쉽다. 설사 고객보다 회사에 유리한 상품을 판다고쳐도 고객이 금융회사보다 금융상품을 더 잘 알 리 없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 삼을 일도 거의 없다.

정보를 많이 가진 쪽과 부족한 쪽이 나뉘는 이런 상황을 정보비대칭성이 있다고 표현한다. 정보비대칭성 때문에 정보가 부족한 쪽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기도 한다. 레이니스트 김태훈 대표는 금융시장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 정보비대칭성을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한 아이디어였어요. 금융이 결국 사용자가 돈을 벌게 해줘야 하는데 과연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나요? 문제가 여럿 있다고 생각해요. 금융권과 고객은 이해관계가 부딪힐 수밖에 없어요. 은행은 고객에게 돈 더주는 걸 좋아하지 않죠.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고객 친화적으로 노력할 수 없다고 봐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게 IT의 역할이라고 보고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김태훈 대표는 2012년 말 초기 멤버와 회사를 꾸리기로 뜻을 모았다. 아직 국내에서 핀테크라는 단어가 주목받기 전인 2013년 초 금융에 관한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금융상품 가운데 정보가 공개돼 있는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를 먼저 꾸리기로 했다. 뱅크샐러드라는 아이디어가 싹튼 순간이다.

발로 뛰며 모은 DB, 카드사도 탐내

카드 큐레이션 서비스를 만들려고 보니 먼저 정보를 한 곳에 모아야 했다. 1년2개월 동안 2300여개 카드 정보를 모았다.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카드별 혜택 정보를 제공하려다보니 DB를 뒤엎기 십상이었다. 2300개 카드 혜택을 150종류로 쪼개고 난 뒤에야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국내 모든 카드 DB를 구축한 곳은 레이니스트가 처음이다.

“코스콤 전략기획팀장님께서 저희가 카드 혜택을 표준화한 거라며 대단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사용자 50만명을 상대하며 카드 혜택을 계산하는 알고리즘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다듬었다. DB 구조를 고치고 추천 알고리즘을 만들며 개발자도 카드 전문가로 거듭났다고 김태훈 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국내 모든 카드 정보를 DB로 추리니 오히려 카드회사에서 컨설팅을 요청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모으고 정교화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높은 수준으로 가공한 것만으로 카드사도 원하는 정보를 저희가 갖게 됐죠. 핀테크 분야에서 데이터만으로도 얼마든지 시장에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저희가 증명하고 있달까요.”

카드를 직접 발급하는 카드회사보다 더 고객 친화적인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니 금융회사에서 러브콜이 잇따른다. IBK기업은행은 창구에 태블릿PC를 설치해 뱅크샐러드 추천 서비스를 써보도록 했다. 100여명에게 시험삼아 적용했는데 카드 발급율이 퍽 높게 나왔다. IBK기업은행은 시범 서비스 결과에 만족하고 조만간 뱅크샐러드 카드 추천 서비스를 모든 지점에 보급할 계획을 세웠다.

내 카드 사용 패턴을 근거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카드 큐레이션 서비스 뱅크샐러드

내 카드 사용 패턴을 근거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카드 큐레이션 서비스 뱅크샐러드

온라인에서 모바일·오프라인으로

레이니스트는 PC웹 기반 서비스를 모바일에도 확대하는 데 힘 쏟고 있다. 5월초에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뱅크샐러드 모바일 앱은 문자메시지(SMS)로 날아온 카드 사용내역을 자동으로 분석해 그에 맞는 카드를 추천해 준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자주 먹는 사용자에겐 스타벅스 할인 혜택이 많은 카드를 추천하는 식이다.

또 모바일 앱은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카드 혜택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신라호텔에서 발렛파킹을 이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쓰는 사용자가 신라호텔 근처에 가면 “사용 중인 카드가 발렛파킹 혜택을 제공하니 쓰시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레이니스트는 통신사와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와 접촉 중이다.

김태훈 대표는 수익성을 높이기보다 훌륭한 추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해가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아요. 대표적인 게 광고죠. 적어도 카드를 추천하면서 카드 광고를 하면 안 되죠. 그래서 다른 건 제쳐두고 카드 발급에서 가장 효과가 높은 채널이 되고 싶어요. 발급율이 몇 %가 되면 중개수수료로 충분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돼요. 다른 수익모델을 찾는 이유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죠.”

뱅크샐러드는 카드 발급수수료만으로 벌써 수익을 내고 있다. 김 대표는 오는 5월 손익분기점(BEP)을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온라인 카드 발급 고객에게도 혜택 줘야

언뜻 승승장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김태훈 대표도 답답한 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온라인에서 카드를 ‘직구’하는 고객에게도 혜택을 돌려주지 못하도록 못박은 규제 때문이다.

“기존 금융회사도 카드설계사를 좋아하진 않아요. 효율이 높지 않거든요. 친지에게 부탁받아 발급만 해두고 안쓰는 경우가 태반이죠. 반면 뱅크샐러드를 통해 추천 받은 카드는 실적이 좋아요. 내게 꼭 맞는 카드라는 걸 사용자가 아니까요. 그런데 설계사를 안 통하고 직접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가 없어요. 금융법상 연회비 10% 넘는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가 없거든요. 이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가격을 동결한 것과 같아요.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금융상품을 온라인에서 거래할 길을 멀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훈 대표는 자동차 다이렉트 보험처럼 온라인으로 설계사 없이 카드를 발급 받은 고객에게는 충분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규제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30대 50% 이상이 보험설계사 없이 다이렉트 자동차 모험을 가입해요. 정부 당국이 가격구조를 이원화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이예요. 설계사가 없어 금융회사가 절약한 비용 일부를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하니 시장이 다 이쪽으로 옮겨온 거죠. 카드 시장은 정반대고요.”

온라인으로 카드를 발급 받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 카드가 무차별적으로 발급돼 가계부채가 급증한다고 우려하는 이도 있다. 김 대표는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민 1인당 카드 발급 장수가 제일 많습니다. 쓰고 싶은 카드 한두 장을 쓰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친지나 지인이 부탁해서 마구 발급하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오프라인 위주 영업 정책이 카드 난립을 부추기는 거죠. 신용등급이 낮아도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해주는 점도 문제죠. 지금 온라인 유통이 안 되는 상황에도 발급 장수가 많다면 다른 데서 원인을 찾아야죠. 동일한 상품이라도 설계사가 끼면 비용이 더듭니다. 그런데 그 상품을 온라인으로 팔면 유통비용이 공짜잖아요. 카드사 입장에서는 아낀 비용을 고객에게 줄 용의가 있는데 법이 이걸 막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고갱이 파고들 것

레이니스트의 목표는 카드 추천 서비스가 아니다. 김태훈 대표는 금융업계에 흩어진 정보를 모아 사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털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드 혜택이나 예·적금, 환율 같은 고정형 상품부터 시작하고 소득공제라든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겁니다. 사용자가 돈을 아낄 수 있는 정보를 정확히 시뮬레이션해 제공하는 게 저희 사명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각각 금융 영역마다 본질을 파고 들 겁니다. 카드가 소비패턴 기반이듯, 예·적금이나 환율 등 금융상품마다 각각 로직이 다를 겁니다. 각 금융상품의 본질에 맞게 추천해 사용자가 금융상품을 잘 쓸 수 있도록 추천하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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