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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광고 차단 프로그램은 합법”

2015.04.23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읽다보면 짜증이 솟구친다. 이빨과 뱃살, 헐벗은 여체가 난무한다. 기사 위로 배너광고가 튀어나오는 통에 기사 본문을 가려버리기도 한다.

애드블록플러스 홍보영상 갈무리

애드블록플러스 홍보영상 갈무리

이런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4억번 이상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한 웹브라우저 플러그인 ‘애드블록플러스‘다. 하지만 광고 수익으로 먹고 사는 언론사에게 웹사이트에서 광고를 숨겨버리는 애드블록플러스는 눈엣가시였다. 독일 주간신문 <디차이트>와 경제신문 <한델스블라트>는 애드블록플러스가 자사 수입원을 빼앗아 경쟁을 저해한다며 소송을 걸었다.

결론은 애드블록의 승리였다. 함부르크 지방법원은 4월21일(현지시각) 누리꾼에게 플러그인을 사용해 광고를 가릴 권리가 있다며 애드블록플러스 손을 들어줬다. 벤 윌리암스 애드블록플러스 프로젝트 매니저는 공식 블로그에 판결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함부르크 법원의 판결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저희 생각에 확실하게 사용자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일을 추구하면서도 법적 갈등을 피할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죠. 짜증나는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자기 화면을 통제할 권리를 돌려주고 사생활을 보호해주는 겁니다.”

애드블록플러스 홍보영상 갈무리

애드블록플러스 홍보영상 갈무리

애드블록플러스에 소송을 건 언론사 2곳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애드블록플러스는 언론 자유를 침해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판결문을 받아 분석한 뒤 항소할 부분이 무엇인지 검토할 겁니다.”

무료 광고 차단 플러그인, 뒤에선 광고 허용 대가 받아

<BBC>는 애드블록 모회사인 아이오가 비슷한 소송 3건에 휘말려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패소한 언론사 2곳은 애드블록플러스의 B2B 사업을 문제삼는 게 이번 소송의 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애드블록플러스는 광고 차단 플러그인은 무료로 제공한다. 누구나 공짜로 애드블록플러스를 설치해 웹사이트에서 광고를 차단할 수 있다. 애드블록플러스는 B2B 사업에서 돈을 번다. 광고 거름망에 걸리지 않고 누리꾼에게 도달하는 광고 ‘화이트리스트’를 운영한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 2월 애드블록이 한 언론사에 광고를 막지 않는 대가로 추가 수익 가운데 30%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더버지>는 구글과 애플, 아마존은 이미 애드블록플러스에 광고를 차단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애드블록플러스의 영업 행태가 “강도짓(racket)”이라고 비판했다.

애드블록플러스 홍보 영상(유튜브)

애드블록플러스는 이런 비판이 “부정확하고 터무니 없다”라고 반박했다. 화이트리스트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운영되며 “어느 누구도 화이트리스트 자리를 돈 주고 살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광고에 애니메이션이나 소리가 없고 웹사이트 콘텐츠를 가리며 튀어나오지 않는 등 기준에 부합하면 화이트리스트에 넣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원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수수료를 받는 점은 인정했다. 지원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애드블록플러스 측은 4억번 이상 내려받기 횟수를 기록하며 사용자에게 유익함을 증명했으며, 소상공인이나 블로그에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광고라도 사용자가 직접 차단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벤 윌리암스 매니저가 <BBC>에 말했다.

“우리가 강도라면 형편 없는 강도일 겁니다. 우리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웹사이트 가운데 90%는 우리한테 10원 한장 준 적 없거든요. 화이트리스트 등록 기준은 모두에게 똑같습니다. […] 이번 판결이야말로 모든 누리꾼이 온라인에서 자기결정권을 누릴 권리를 침해해선 안 된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nuribit@bloter.net

기술의 중심에서 사람을 봅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e메일 nuribit@bloter.net / 트위터 @nuri_bit / 페이스북 facebook.com/nuribit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