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넥서스원’ 발표의 핵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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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넥서스원’이 드디어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넥서스원 발표의 핵심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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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넥서스원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며, 안드로이드에 기반하고 넥서스원에만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혹은 HTC를 인수해서 직접 하드웨어를 제작한다는 루머까지 돌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넥서스원에서도 구글은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만을 제공한다는 것은 달라진게 없습니다. 구글은 자신들이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잘 구동시킬 수 있도록 HTC와 같은 하드웨어 업체와 밀접하게 작업을 진행해 넥서스원이라는 폰을 만들어냈습니다. 여전히 하드웨어는 HTC가 디자인하고 생산하며 넥서스원에 적용된 ‘안드로이드 2.1’ 소프트웨어는 드로이드와 같은 다른 안드로이드폰에도 적용됩니다. 구글이 직접 넥서스원의 하드웨어를 디자인하거나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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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안드로이드 2.1을 탑재한 넥서스원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기술들을 선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어쓰’도 마침내 안드로이드 앱으로 만들어졌고, 드로이드에서 보여주었던 향상된 음성인식 기술은 더욱 발전해 이메일을 쓰거나 트윗을 쓰는 등 문자의 입력을 필요로 하는 어디에서도 사용 가능하게 되어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안드로이드 2.1에서 대폭 강화된 3D 그래픽을 사용한 다양한 기능과 변경된 UI도 보여주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아닌 ‘슈퍼폰’이라며 대폭 향상된 기능을 강조하지만 이번 발표는 향상된 하드웨어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기능의 업데이트가 핵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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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넥서스원에서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구글이 폰의 브랜딩을 하며 별도 웹사이트(http://www.google.com/phone)를 통해 직접 판매까지 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은 넥서스원을 웹사이트에서만 판매할 것이며 폰의 구입 과정을 단순화 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합니다. 언락된 폰뿐만 아니라 통신사와의 약정을 포함해서 구입가능하며 통신사는 미국 T모바일을 시작으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유럽의 보다폰까지 지원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HTC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들의 폰도 판매하고, 더 많은 통신사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합니다.

구글은 자신들이 소매업에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에게 더 나은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구글은 넥서스원의 판매만 담당하며 제조와 유통은 HTC가 담당하게 됩니다. 구글은 광고가 여전히 자신들의 비지니스 모델이며, 폰의 판매 수익은 거의 챙기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구글은 알려진 것처럼 ‘구글폰’을 만든 것이 아니며 여전히 안드로이드는 파트너쉽 아래에서 공급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안드로이드의 새로운 진화는 판매 방식의 변화에 있다는 것 여기까지가 오늘 발표의 내용입니다.

분석

외부에서 우려하던 대로 파트너쉽이 깨질 정도의 사건은 없었고 놀라울 정도의 큰 혁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별다른 수익도 챙기지 않고 안드로이드폰의 판매를 도우며 소비자, 통신사, 제조사 좋은 일만 한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제조사와 통신사에 도움이 되는 것 처럼 보이지만 폰의 판매에 직접 참여하며 구글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넥서스원이 ‘구글폰’이 아니라 파트너쉽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구글폰’이 맞다고 보여집니다.

발표장에는 제조사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모토로라 CEO와 HTC의 CEO가 참여했습니다. ‘HTC의 폰이 넥서스원으로 팔리는 것에 대해서 모토로라의 판매 감소를 우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모토로라 CEO는 “넥서스원은 시장확대를 위해 중요한 것이고 HTC와는 더 좋은 폰을 만드는 것으로 경쟁하는 입장”이라며 “한편으로는 같이 함께 에코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동반자”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이건 구글과 가장 밀접하게 일하며 재미를 보고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HTC와 모토로라의 입장입니다. 구글의 폰 판매 사이트 영향력이 커질수록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는 많은 제조사들은 구글 앞에 줄을 잘 서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구글의 폰사이트는 수 많은 종류의 안드로이드 단말을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구글은 구매과정의 단순화를 언급하며 폰사이트에서는 안드로이드의 기능과 성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소수의 단말을 선택해서 판매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는 먼저 아주 잘 만든 하나의 주력 폰을 구글의 폰사이트에 입점시켜 구글의 브랜드에 기대 명성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기존의 방식대로 다양한 폰을 만들어 유통과 판매를 하며 판매 수량을 늘려야 할것입니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아직 안드로이드의 상징이 될만한 주력폰으로 매력적인 안드로이드폰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 더 좋은 ‘하나의’ 폰을 만드는데 조금 더 집중해야할 것입니다.

피곤해지는 것은 당장 구글에 줄서기 경쟁을 해야하는 제조사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 통신사는 이 모델을 지지하냐는 질문에 구글은 효율성을 언급하였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구글의 웹사이트를 통한 판매는 통신사의 영업비용을 감소시켜 줄 수 있기에 통신사에 나쁠게 없습니다. 별다른 수익도 챙기지 않고 구글이 알아서 싸게 잘 팔아준다니 고마운 일이죠.

하지만 새로운 광고 비지니스 모델 등이 들어가있지 않아서 넥서스원의 온라인 판매가 기존 의 다른 온라인 쇼핑 모델과 다를게 없지 않느냐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완전히 새로운 혁신 이전에 판매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습니다. 구글이 경쟁력 있는 자체 폰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의미있는 수준으로 크기를 키우면서 효율성을 높여 약정없이도 사용자가 폰을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매 가격을 떨어뜨린다면 통신사의 영향력은 크게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구글은 통신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단행할 수 있게 됩니다. 통신사들은 이미 그러한 움직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준비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통신사도 편안한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실망스럽게도 이번 넥서스원의 발표회에서 당장 새로운 혁신을 찾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말한대로 다음 단계로의 진화는 분명해 보입니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산업 전체가 새로운 변화를 향해 한단계 한단계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의 시기는 누구에게나 힘들죠. 이제 제조사, 통신사, 서비스사 할것 없이 소비자와 보다 직접적인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며, 어떻게 기존 영향력을 유지하며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각각의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변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정해진 정답같은 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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