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 MS, 개발자 행사에서 뭘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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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4월29일부터 3일 동안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 2015’를 개최한다. 최근 MS는 숨가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소프트웨어에서 플랫폼으로 사업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빌드에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플랫폼’, 말은 쉽다. 모두가 플랫폼을 이야기한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플랫폼이 되고 있다. MS는 플랫폼을 어떻게 정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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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코 앞에 다가왔지만 아직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올 것 같은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이렇다 할 소문도 없다. 하지만 어떤 발표가 이어질지 짐작은 간다. 이미 서서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꽁꽁 숨겼다가 깜짝 놀랄 것들을 한번에 털어놓는 쇼를 보여주기에는 MS가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큰 변화는 자칫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사실상 이번 빌드는 MS가 그 동안 조각조각 보여주었던 조각들을 짜맞추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여전히 윈도우와 클라우드, 웹브라우저가 되겠지만 이전처럼 개별 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제품보다 정책과 아이디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해서 그 동안 MS가 움직여 온 발자국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플랫폼으로서의 윈도우

가장 큰 기대는 ‘윈도우10’에 쏠린다. 윈도우는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윈도우10은 이제까지 이어져 온 윈도우의 판올림이라는 기본적인 의미 외에도 플랫폼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제품은 여전히 화면 크기와 기기의 모양으로 구분되지만 MS는 그 안에 들어가는 윈도우의 뼈대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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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의 생김새는 달라도 모두 윈도우 기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그리고 X박스나 더 나아가 임베디드 기기까지 모두 똑같은 윈도우 운영체제다. 기기에 따라 조금씩 부가 요소들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결정적으로 기존과 다른 것은 응용프로그램이다. MS는 윈도우가 ‘운영체제’를 넘어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길 바라고 있다. 그게 최근의 움직임이다. 윈도우10에서 서서히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핵심은 하나의 앱이 모든 윈도우 기기에서 작동하는 환경이다. 기존에는 응용프로그램들이 각각 정해진 운영체제 위에서만 돌아갔다. 응용프로그램에는 윈도우 버전을 체크하는 코드가 들어갔고,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되면 기존 앱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들도 생겼다. 새 윈도우는 커널 위에 UAP(Universal Application Platform)가 돌아가고, 그 위에서 앱이 작동한다. 이 UAP 버전만 맞추면 어떤 기기에서든 같은 앱을 돌릴 수 있다. 구글이 ‘구글 플레이서비스’로 안드로이드의 핵심 기능을 매만지듯, 앞으로 윈도우의 업데이트는 UAP가 중심에 있게 된다.

새로 시작하는 웹브라우저

MS는 ‘스파르탄’이라는 새로운 웹브라우저를 발표했다. 이 웹브라우저는 윈도우10의 베타판에서 미리 맛볼 수 있었다. 새로운 웹브라우저를 내놓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품고 있을까? 그냥 인터넷 익스플로러의(IE) 이름을 바꾼 것 아닐까?

스파르탄은 어떻게 보면 IE의 연속적인 개념이 될 수도 있겠다. 웹브라우저에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기능이 더해지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스파르탄의 근본적인 방향성은 그 동안 MS가 추구해 왔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다. 웹표준을 준수해서 인터넷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윈도우와 IE의 기존 생태계가 너무 거대했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 비표준의 과거를 끊는 게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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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IE는 과거의 엔진을 모조리 품게 됐다. 새 IE에는 초기 트라이던트 엔진부터, 매 버전마다 새로 개발되는 엔진이 모두 들어간다. IE11은 무려 8개의 엔진을 품고 있다. 액티브X의 고리가 잘 끊어지지 않는 것도 과거의 엔진 때문이다. 스파르탄은 엣지 렌더링 엔진에서 새로 시작하는 완전히 새로운 웹브라우저다.

애초 IE에도 스파트탄의 엣지 엔진이 들어갈 뻔 했지만 현재로서 엣지는 스파르탄만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웹브라우저를 바꾸는 과도기가 될 윈도우10에서는 2가지 웹브라우저가 모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부터 아예 두 웹브라우저를 구분해 IE의 대안이 크롬이 아니라 스파르탄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 MS의 속내로 보인다.

또 하나, 웹브라우저 역시 통합이라는 메시지로 연결된다. 모든 윈도우 기기에는 똑같은 스파르탄 웹브라우저가 들어간다. 결과물 역시 최대한 비슷하게 돌아간다. 특히 웹사이트들이 디스플레이 크기와 해상도에 따라 화면 구성만 달라지는 반응형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데스크톱-모바일-게임기-TV’에서 이용자에게 같은 경험을 주려는 MS의 의도가 드러나기도 쉬운 상황이다.

오픈소스 ‘닷넷’

MS의 비전은 윈도우끼리의 통합만 보는 건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MS는 적극적으로 리눅스나 안드로이드, 그리고 iOS까지 모두 품는 그림을 그려 왔다. 그 중심에 ‘닷넷’이 있다.

닷넷은 자바의 VM과 비슷한 가상 머신이다. 닷넷은 애초 윈도우의 응용프로그램을 만드는 도구로 출발했는데, 그러다 보니 점점 윈도우의 일부가 됐다. 지금도 적지 않은 응용프로그램이 닷넷 프레임워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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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닷넷은 지난해부터 사실상 오픈소스로 바뀌었다. 기존에도 ‘모노’라는 이름의 오픈소스 버전 닷넷이 리눅스로 포팅된 바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오픈소스였다. 하지만 MS가 윈도우 외의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넓히겠다고 나선 이후 MS가 직접 오픈소스 닷넷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프레임워크를 공개했다.

또한 MS는 무거워진 닷넷에서 핵심 부분만 끄집어내 ‘코어’를 만들었다. 윈도우와 마찬가지로 닷넷 역시 코어만 갖고 원하는 운영체제, 기기에 올릴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윈도우는 특정 응용프로그램을 돌리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서의 운영체제 역할은 내려놓게 된다. 대신 리눅스나 OS X를 위한 앱을 윈도우와 비주얼 스튜디오로 만들 수 있고, 서비스도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MS의 전략은 결과적으로 윈도우를 클라우드 환경, 개발 환경의 핵심으로 몰아 가고 있다.

소프트웨어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빌드 2015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는 깜짝 쇼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가 그리고 있는 새로운 MS의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어떻게 묶이게 될 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내다볼 수 있다.

지난 1년 MS를 되돌아보면 ‘어쩌려는 건가’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변화를 해 왔다. MS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주는 오피스를 윈도우 외의 운영체제로 옮겼고, 대부분의 기능을 무료로 쓸 수 있게 풀었다. 윈도우10 역시 무료 업데이트를 약속했고, 앱을 개발하는 도구인 비주얼 스튜디오도 무료가 됐다.

패키지 기반의 소프트웨어로 성장해 온 MS가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한 것은 기업의 수익 구조를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의미다. 단순하게 보면 구글처럼 움직이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의 움직임은 클라이언트단의 수익보다 플랫폼과 서비스를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빌드 2015는 그 출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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