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앤페미니즘 “여성이여, 위키피디아로 오라”

가 +
가 -

2013년 4월, <뉴욕타임스>에는 다음과 같은 칼럼이 나왔다.

“나는 위키피디아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습니다. 누군가가 여성 소설가 이름을 꾸준히 ‘미국 소설가’ 카테고리에서 ‘미국 여성 소설가’ 카테고리로 옮기고 있었습니다. A와 B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미국 여성 소설가는 ‘미국 소설가’ 카테고리에서 거의 없어졌습니다.”

– ‘위키피디아의 여성 소설가에 대한 성차별’, <뉴욕타임스> 2013년 4월24일 기사

위키피디아는 많은 대중이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만드는 백과사전이다. 이러한 공간에서 무슨 성차별이 있을까 의구심을 생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차별은 고의적인 차별은 아니다. 참여자들이 다양하지 않아 정보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뜻한다.

소설가 어맨더 필리파치는 위 기사를 통해 “당시 ‘미국 소설가’ 항목에 나온 인물은 3837명이 있었는데, 대부분 남성이었다”라며 “또한 ‘미국 소설가’ 글을 작성한 초기 편집자 수백명도 남성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사용자가 ‘미국 여성 소설가’라는 카테고리의 존재를 몰랐다고 치자. 사용자는 단순히 미국 소설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남성 소설가 정보를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어맨더 필리파치는 “당시 ‘미국 남성 소설가’라는 카테고리는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미국 남성 소설가’라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겼고, 모든 작가 이름은 ‘미국 여성 소설가’, ‘미국 남성 소설가’ 카테고리로 나뉘어 분류됐다.

실제로 위키피디아재단이 2011년 펴낸 ‘위키피디아 편집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에 글을 올리는 사람 중 91%가 남성이었고 9%가 여성이었다. 위키피디아재단은 “여성 편집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 관점에서 쓸 수 있는 콘텐츠가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Wikipedia_Women_01_Gender_Gap

▲위키피디아 편집자의 성비(사진 : 위키피디아 보고서)

이러한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자 위키피디아재단은 여성 위키피디아 편집자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에디더톤(Edit-a-thon)’이다. ‘해커톤’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프로그래밍 결과물을 짧은 기간 동안 내놓는 행사라면, 에디더톤은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글을 창작하는 행사다. 특히 위키피디아에 올리는 글은 단순히 블로그 글처럼 쉽게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만약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 위키피디아 글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교육이 유용할 수 있다.

Wikipedia_Women_04

▲위키피디아가 주최하는 다양한 에디더톤(사진 : 위키피디아 홈페이지)

예술계에 부는 에디더톤 바람

최근 미국 예술계는 위키피디아 에디더톤을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아트앤페미니즘 팀은 위키피디아재단의 공식적인 후원을 받아, 여성 위키피디아 편집자를 돕는 ‘아트앤페미니즘 에디더톤’을 진행 중이다. 아트앤페미즘 팀은 대부분 예술가로 구성돼 있다. 마이클 맨디버그, 재클린 메이비, 사이언 에반스도 주최자의 일부다. 재클린 메이비는 “이공계 여성들의 역사 콘텐츠를 생산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 에디더톤’을 보고 예술계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라며 “사이언 에반스는 예술 전문 사서들을 돕는 단체와 협력을 하고 있고, 마이클 맨디버그는 위키피디아 사용법을 이미 알려주고 있어서 함께 모여 아트앤페미니즘 에디더톤을 주최했다”라고 설명했다.

“특정 사람만 역사를 기록하는 거라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시해도 되겠죠. 사소한 내용은 신경쓰지 않고요. 하지만 위키피디아같은 콘텐츠에 더 정확한 역사를 쓰려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Wikipedia_Women_03_organizer

▲아트앤페미니즘을 주최한 재클린 메이비(왼쪽, 사진 :위키피디아), 마이클 맨디버그(가운데, 사진 : 위키피디아), 사이언 에반스(오른쪽, 사진 : Megan O’Hearn)

아트앤페미니즘은 위키피디아재단 뿐 아니라 유명 미술관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올해 3월 개최한 아트앤페미니즘 에디더톤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진행됐다. 사서, 연구원, 큐레이터, 예술가, 관람객, 페미니스트 등 2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했다. 마이클 맨디버그는 “참가자들은 하루 동안 위키피디아에 글을 인용하는 법, 신뢰성 있는 글을 구분하는 법 등을 익혔다”라고 설명했다.

아트앤페미니즘 행사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지난 3월, 17개 나라에서 아트앤페미니즘 에디더톤이 열렸고, 1500여명이 참여했다. 이 행사로 새로운 위키피디아 문서가 400개 생성됐고, 500개 넘는 위키피디아 문서가 수정됐다.

아트앤페미니즘 팀은 “한국에서도 아트앤페미니즘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라며 “전세계로 이 행사가 확대하기 위해 홍보대사를 모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트앤패미니즘은 홍보도구, 발표자료, 교육 자료들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위키피디아에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아직 예술 관련 정보가 많이 없어요. 아트앤페미니즘 팀은 단순히 여성 예술가에 대한 정보를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예술, 역사 콘텐츠 전반을 생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