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스트’에 올라탄 언론사들,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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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의 대세 서비스다. ‘폴라’와 함께 전사적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다. 이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네이버는 마케팅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그것이 지닌 위상이 네이버 안에서도 남다르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뒤 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의 핵심 모바일 서비스로 급부상했다. 이를 반영한 듯 지난 4월 대대적인 개편도 단행했다.

지난 4월 개편된 네이버 포스트앱.

지난 4월 개편된 네이버 포스트앱.

네이버 포스트의 성공은 폴라와 함께 네이버가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한쪽에선 피키캐스트가 위협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선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서비스가 쫓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모바일 서비스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자칫 삐끗하면 PC 시대에서 쌓아올린 네이버의 아성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 포스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네이버는 네이버 포스트의 주요 콘텐츠를 첫화면 배치하고 있다. 통합검색 결과에 ‘포스트’ 컬렉션도 마련했다. 고품질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신문, 방송, 잡지사에 대한 구애의 강도도 높여가고 있다. 성공 사례를 홍보하며 참여를 독려하고도 있다.

모바일 콘텐츠 전용 블로그 플랫폼

네이버 포스트는 쉽게 설명하면 모바일 콘텐츠 전용 블로그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등록할 수 있는 일종의 UGC 서비스다. 장문의 텍스트 콘텐츠가 중심인 블로그와 달리 카드뉴스, 동영상, 이미지 등 모바일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포맷에 특화돼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네이버 포스트에선 여행, 요리, 일상 등 생활밀착형 ‘스낵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피키캐스트와 닮았다. 전문 창작자의 시리즈물이 연재되는 공간이란 측면에선 다음카카오의 스토리볼과 경쟁 관계다. 프로와 아마추어 필진이 콘텐츠를 놓고 경쟁하는 채널이라는 성격은 과거 다음뷰와 유사하다.

네이버는 네이버 포스트를 실험적 성격의 모바일 블로그 플랫폼으로 설명한다. 기존의 블로그 플랫폼이 서서히 모바일화 하고 있다면 네이버 포스트는 한 단계 진화한 블로그 모델이라는 것이다.

신문·방송·통신 등 언론사도 속속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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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앱 첫화면에 배치된 네이버 포스트 콘텐츠.

국내 언론사들도 네이버 포스트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인 만큼 네이버 플랫폼 파워를 어떤 식으로든 활용해볼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4월말 기준으로 50여개 언론사가 네이버 포스트에 계정을 개설했다. <조선일보>나 <서울신문> 등 신문사뿐만 아니라 <JTBC>와 <EBS> 등 방송사, <연합뉴스>와 <뉴스원> 같은 통신사까지 다양한 전통 언론사들이 네이버 포스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발행하고 있다. 이들 참여 언론사들은 페이스북에서 유행하는 카드뉴스 포맷으로 네이버 포스트에 글을 등록하고 트래픽 세례를 기다리고 있다.

<블로터>는 네이버 포스트에 대한 언론사들의 평가를 확인하기 위해 6곳의 언론사 담당자와 인터뷰를 시도했다. 네이버 포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4곳과 제안을 거절한 언론사 2곳이다. 인터뷰 한 언론사 가운데에는 네이버 쪽이 ‘성공 사례’로 꼽아온 곳도 포함돼 있다.

이들 언론사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았다. 직접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뿐 아니라 제안을 거절한 언론사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체로 공을 들인 것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고 그마저도 네이버 에디터의 선택에 따라 들쑥날쑥한다는 것이다.

두산매거진에서 소셜미디어 운영을 담당하는 한 기자는 “슬라이드형으로 제작해서 올리고 있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운영 초기 일주일 3회 등록하다 지금은 1건 정도로 줄였다고 했다. 시간을 들인 것만큼 효과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이 기자는 “네이버 메인에 걸리지 않는 이상 트래픽 상승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 “연예인 관련 글을 올리면 어느 정도 올라가지만 초상권 등과 맞물려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네이버의 보상 체계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브랜드 콘텐츠(광고를 포함하고 있는 콘텐츠)를 메인으로 빼주지도 않아요. 현재 보상책과 관련해서는 이야기하고 있는 게 없습니다. 네이버는 밀고 있는 서비스기 때문에 운영을 잘 해주면 자주 메인으로 올려주겠다고 하지만 관리가 너무 어려워요. SNS를 운영하는 게 더 낫다. 트래픽 소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안 합니다.”

“공 들인 데 비해 효과 크지 않고, 첫화면 노출따라 들쑥날쑥”

방송사 가운데 네이버 포스트를 비교적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는 <JTBC>도 비슷한 평가를 내놨다. <JTBC>의 디지털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간부는 “이영돈 PD의 ‘그놈 목소리’가 폐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효과는 괜찮은 편이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론 앵커 브리핑만 올리고 있는데 효과를 얻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으로 네이버 포스트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3명에 불과한 담당 인력들이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에 네이버 포스트까지 담당하다 보니 물리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담당자는 “네이버 포스트는 활성화가 되지 않아서 효과는 잘 모르겠고 요즘은 페이스북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포스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한 경제지 기자는 “생각보다 프로모션도 기대 이하이고, 충성고객이 포스트로 갈 만한 요인도 보이지 않고, 네이버 모바일에 노출되는 것도 별로인 것 같다”고 평했다.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EBS>뉴스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목적으로 일찌감치 운영하게 됐다”고 밝힌 김현 <EBS>뉴스 부장은 “한때 30만 페이지뷰까지 나올 정도로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인지도 제고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비용을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사실 네이버 포스트는 언론사 입장에선 무료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계속해야 할지는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네이버 쪽 에디터의 선택 따라 트래픽이 출렁거리는 운영 방식도 아쉽다고 했다.

네이버의 참여 제안을 거절한 언론사들의 평가는 좀더 가혹했다. <매일경제> 온라인 전략을 담당하는 한 인사는 “네이버 포스트 쪽이 언론사의 뉴스를 픽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송단계부터 네이버가 요구한 형식에 맞춰줘야 하는 방식”이라며 “모바일에 맞는 연성 콘텐츠를 제작해줄 것을 언론사에 강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인터넷 언론사의 기자는 “왜 네이버 포스트에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언론사 불만 인지한 네이버, “새로운 보상 시스템 검토 중”

네이버는 네이버 포스트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해 네이버 페이와 연동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 포스트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해 네이버 페이와 연동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네이버도 언론사들이 지적하고 있는 서비스 한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콘텐츠 제작툴과 보상 체계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안들을 현재 마련 중이라고 했다. 최서희 네이버 홍보팀 차장은 “현재 에디터 툴 개편을 준비하는 TF가 구성된 상태”라며 “모바일에서 카드뉴스가 잘 먹혔던 것처럼, 쉽게 작성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상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만 네이버 뉴스처럼 트래픽 경쟁이 촉발한 부정적 전례를 답습하지는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대신 일종의 콘텐츠 유료화 모델로 ‘생산-보상-재생산’의 선순환 고리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 페이’와 연동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최 차장은 “기존과 다른 성공 경험을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콘텐츠에 지불시스템을 붙이거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툴을 연동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언론사들을 유인하는 데는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유인과 유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미 콘텐츠 생산 빈도가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고 운영을 지속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힌 언론사도 나왔다. 모바일 유통 플랫폼은 늘어나고 있고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모바일은 언론사에도 네이버에도 아직은 기회의 땅인 동시에 위기의 영토다. PC웹에서의 위력이 그대로 승계될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취재 후기

네이버 포스트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웃픈’ 경험을 했습니다. 대다수의 언론사 담당자들이 익명 처리를 요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한결같았다. “네이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서”라는 겁니다. “네이버가 갑이라서”라고 표현한 이도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국내 언론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주는 대목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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