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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부는 문학 바람, ‘웹소설’

2015.05.18

올 초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5년을 전망하다’ 보고서에서 웹툰과 웹소설, 웹드라마 등과 같은 ‘스낵컬처’를 올해 콘텐츠 시장을 이끌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다. 가장 앞서가고 있는 웹툰의 다음 타자로 지목되는 건 웹소설이다. 웹소설이 웹툰을 잇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웹소설은 작가가 웹에 공개하고, 독자가 웹으로 소비하는 소설이다. PC통신 시절인 90년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재하던 ‘팬픽’이나 ‘판타지’, ‘로맨스’ 같은 장르물을 그 시초로 볼 수 있다. 주로 ‘인터넷 소설’이나 ‘온라인 소설’로도 불렸다. 네이버가 2013년 1월 ‘네이버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 ‘웹소설’이라는 단어가 대중화됐다.

PC통신 시절 태어난 웹소설은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2011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웹소설은 대표적인 모바일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김수량 조아라 홍보팀장은 “이전까지 수익이 거의 못 내고 있는 상태였다가 스마트폰이 나오며 2012년 매출 31억원을 기록했다”라며 “조아라뿐 아니라 다른 웹소설 연재 사이트도 그때 매출이 확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웹소설이 모바일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조아라나 문피아 등과 같은 기존 사업자가 아닌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와 같은 인터넷기업도 웹소설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2013년 1월 네이버는 네이버웹소설을 공개했으며 같은 해 4월, 카카오(현 다음카카오)도 ‘카카오페이지’를 선보였다.

대형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시장은 더 커졌다.  지난 2014년 업체별 실적발표에 따른 웹소설 시장 매출은 약 200억원이다. 올해는 성장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시장 규모는 2014년보다 2배 이상 뛸 것으로 내다봤다. 제각각 400억원에서 1천억원 이상까지 다양한 전망을 냈다. 이를 뒷받침하듯 업체들의 출발도 가뿐하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 결과, 북팔은 전년동기 대비 6배, 조아라는 2배 가량 성장했다.

△ (왼쪽부터) 조아라, 문피아, 북팔

△ (왼쪽부터) 조아라, 문피아, 북팔

#1. 웹소설, 수익을 도모하다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은 유료 콘텐츠 소비에 익숙하지 않다. 인터넷소설이나 웹소설도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이란 인식이 아직 강하다. 하지만 최근 이런 환경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카카오페이지는 출시 2주년을 맞은 지난 4월, “콘텐츠 유료화의 답을 찾았다”라며 “2015년 1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4배의 매출 성장을 이뤘고, 올 초 일 매출 1억원을 달성하는 등 콘텐츠 유료화 정착을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카카오페이지 일 매출 성장추이 그래프(제공 :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 파트)

△ 카카오페이지 일 매출 성장추이 그래프(제공 : 다음카카오)

지난 1월 출시 2주년을 맞은 네이버웹소설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지난 2년간 수많은 신인 작가들이 양질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여 장르소설 독자층이 두터워졌다고 업계가 평가하고 있다”라며 “웹소설 유료 보기와 2차 저작물도 활발해졌고, 이로 인한 창작자 수익도 증대했다”라고 밝혔다.

차성민 북팔 홍보담당은 “지금은 웹소설2.0 시대”라며 “자체 플랫폼도 있고 그 안에서 수익도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웹소설 1.0시대는 귀여니 작가가 활동했던 때로 작가들이 인터넷에 작품을 올려놓으면 출판사나 방송사, 영화사에서 간택해 2차 창작물로 만들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웹소설 콘텐츠 그 자체로 수익을 내는 사례도 속속 나온다. 이전에 작가들이 웹소설 연재 사이트를 종이출판물을 발행하기 위해 데뷔 개념으로 거쳐가는 곳이라고 여겼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어엿한 하나의 수익 플랫폼이 된 것이다. 실제로 조아라는 100위의 작가까지는 한 달 수익이 100만원이 안 되면 100만원을 채워주는 ‘100:100’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북팔은 전속작가 계약을 하는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다.

#2. 웹툰과 닮은 듯 다른 웹소설만의 문법

최근 나오는 웹소설들 대부분은 한 편당 독자들이 읽는 시간을 10분 안팎이라고 전제하고 기획된다. 차성민 홍보담당은 “한 편당 7-8분씩은 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조아라도 10분 정도로 잡는다. 김수량 팀장은 “평균 5분씩은 본다”라고 말했다.

웹소설만의 ‘문법’도 등장했다. 차성민 담당은 “웹소설이 일일드라마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일일드라마가 한 회에 기승전결이 다 있는 것처럼 웹소설도 한 편에서 기승전결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한 “종이소설을 보면 사건 전개까지 30-40페이지라면, 웹소설은 그걸 두 문단 안에 표현해 독자의 흥미를 잡아야 한다”라며 “그래야 독자들이 계속 읽는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홍승의 조아라 서비스기획팀장은 아직까진 그런 차이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승의 기획팀장은 “저희 작가분들은 PC 연재할 때와 비교해 모바일이라고 해서 내용이나 문체 면에서 달라진 게 별로 없다”라며 “작가 입장에서는 모바일이 아닌 PC로 작업하니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너무 길거나 하면 불편할 수는 있겠다”라고 말했다.

차성민 홍보담당은 웹소설 소비 방식이 웹툰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툰이 매일 짬을 내 자주 본다면 웹소설은 마치 미드처럼 몰아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런 특징 탓에 북팔도 낮시간보다 최소 10분은 스마트폰에 집중할 수 있는 밤 11시에서 1시 사이에 트래픽이 몰린단다. 주말에는 두 배 이상 뛴다. 차성민 홍보담당은 “그런 이유로 이용자가 한 번 들어와서 읽는 작품수가 평균 3~4편”이라고 말했다. 김수량 조아라 홍보팀장도 이용자당 평균 체류 시간이 20분이라고 밝혔다.

#3. 웹소설에서 영화·드라마로

케이블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한 tvN 드라마 ‘미생’은 웹툰이 원작이다. ‘미생’ 뿐 아니라 ‘그대를 사랑합니다’, ‘닥터 프로스트’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최근에는 지상파나 케이블  드라마뿐 아니라 웹드라마로도 활발하게 제작된다.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방영됐던 웹드라마 ‘후유증’이나 ‘연애세포’는 모두 네이버 웹툰 ‘후유증’과 ‘연애세포’를 원작으로 했다.

웹소설도 웹툰의 전철을 밟는 모습이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늘고 있다. 웹소설도 웹툰과 마찬가지로 몇몇 기획자가 아닌 대중의 눈으로 1차 검증이 돼 있어 실패할 확률이 더 낮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연재되다 보니 댓글이나 공유수 등으로 인기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소재나 주제도 더 참신하고 다양하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 연재작이었던 ‘올드맨’은 지난 2014년 MBC 드라마 ‘미스터 백’으로 재탄생했다. 네이버웹소설에 연재된 ‘뱀파이어의 꽃’은 웹드라마로 제작돼 네이버TV 캐스트에 방영됐다. 플아다 작가의 ‘당신을 주문합니다’는 SBS플러스에서 웹드라마로 제작 중이며, 윤이수 작가의 ‘구르미 그린 달빛’도 드라마화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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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작가의 웹소설 ‘뱀파이어의 꽃’

▲웹소설 ‘뱀파이어의 꽃’을 원작으로 제작된 웹드라마 ‘뱀파이어의 꽃’

hyeming@bloter.net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아는 기술자가 되고 싶습니다. e메일 : hyem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