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ARM, “사람 돕는 웨어러블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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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를 체크하고,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지를 숫자로 알려준다. 열량을 얼마나 소비했는지 계산해주는 기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의료장비 얘기가 아니다. 입는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얘기다. 스마트워치, 스마트팔찌 등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자의 몸 상태를 관찰하는 기능 덕분에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첨단 기술이 누군가에겐 그저 건강 도우미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생존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기아로 고통받는 지역 어린이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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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UN) 산하 국제 아동 구호기구 ‘유니세프(UNICEF)’가 웨어러블 기기에서 가능성을 찾고 있다. 유니세프는 5월19일 홈페이지를 열고,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름은 ‘웨어러블 굿 포 챌린지’다.

유니세프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업체가 협력한다. 영국의 기술업체 ARM과 프로그디자인이 이번 유니세프의 웨어러블 프로젝트에 힘을 보탰다. ARM은 모바일 기기용 프로세서와 각종 센서 기술을 가진 업체고, 프로그 디자인은 독일 디자이너 하르트무트 에스링거가 설립한 디자인 업체다. 초기 애플 컴퓨터의 디자인을 맡은 곳으로 유명하다. 유니세프의 목적인 아동 구호에 맞게 ARM의 프로세서와 센서에서 도움을 받아, 목적에 맞는 디자인을 한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프로젝트의 의미도 멋과는 큰 관련이 없다. 사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웨어러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임신한 여성에 도움이 되는 웨어러블 기기가 있다면 어떨까. 기아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건강 도우미 웨어러블도 유니세프의 이번 프로젝트에 썩 잘 어울리는 주제다. 자연재해나 교육에 특화된 제품도 좋은 아이디어다.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된 센서를 활용해 미리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거나 전자책과 웨어러블 기기를 엮어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식으로 말이다.

에리카 코치 유니세프 혁신센터 공동 설립자는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웨어러블 기기는 서비스와 정보에 연결돼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백만명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며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유니세프는 지역사회의 요구와 심각한 상황에 더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세프의 디지털 구호 활동에 관심 있는 이들은 웨어러블 굿 포 챌린지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6개월 이상 아이디어 평가와 조언이 이뤄지는 장기 프로젝트로 마지막에 선발된 두 팀은 각각 1만5천달러 지원금을 받게 된다. 우리돈으로 약 1600만원이다.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지원이 뒷받침될 예정이다. 제출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프로그 디자인이 제품 디자인을 돕고, 제품의 실현 가능성을 ARM과 유니세프가 평가하는 식이다.

가격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어야 하고, 현장에서 지속가능한 제품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의 부룬디 지역에서는 전기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전기로 충전해야 하는 제품은 그리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받는 등 환경도 생각하고, 지역 상황에도 어울리는 아이디어가 첨가되면 더 좋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의 여성과 신생아, 아이들을 돕는다는 기본 취지가 핵심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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