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NSA 감시활동 합법화 법안 부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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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의회가 국가안보국(NSA)의 대량 감시 활동을 합법화하는 미국자유법안 수정안을 부결했다. <가디언> 등 외신이 5월23일(현지시각) 전한 소식이다.

미국 국회의사당 (출처 : 위키미디어커먼즈 CC PD)

미국 국회의사당 (출처 : 위키미디어커먼즈 CC PD)

미국자유법안(USA Freedom Act)은 무차별 대량 감시로 도마 위에 오른 NSA가 법원 영장 없이 임의로 미국인의 통신 기록을 수집할 수 없도록 한 법이다. 실시간 감시는 막았지만 모든 감시 활동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테러 징후가 발견되면 NSA가 국회정보감시법정(FISC)에서 영장을 받아 통신사에서 통화 기록을 개별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회사는 최대 5년 동안 전화번호와 통화 일자∙통화 길이 등 통신 내역을 보관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안이 NSA의 무차별 감시활동을 막는 대안이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시민사회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이 법안에 반대해 왔다. 하원의회는 지난 5월13일 압도적인 찬성으로 미국자유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의회는 23일 새벽 이 법안을 부결했다.

같은 날 미 상원의회는 NSA 무차별 감시활동의 근거가 된 애국법 215조 임시연장안도 거부했다. 애국법 215조는 해외정보감시법(FISA) 501~503조 개정안을 가리킨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정보기관이 국제 테러에 대응해 수사를 시작할 때 모든 종류의 기록물을 제출하도록 법원에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담았다.

NSA는 이 조항을 근거로 하루에 수백만 건에 달하는 통신 기록을 수집해 보관했다. 이런 사실은 NSA에서 계약직으로 일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폭로하기 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애국법 215조는 이달 말로 효력이 끝난다. 애국법 215조를 2달 동안 임시로 연장하려던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의 뜻은 꺾였다. 공화당 지도부와 강경파는 애국법 소멸 시한을 연장해 NSA의 첩보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다시 의회를 소집해 법안 처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지만 뜻대로 될지는 불확실하다. 6월1일까지 상원의원 휴회 기간이기 때문이다.

상원의회가 NSA 감시활동 합법화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자 시민단체는 이를 환영했다. NSA 무차별 감시 활동에 반대해 온 미국 전자프론티어재단(EFF)은 “오늘밤 표결을 시발점으로 삼아 의회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뭉개려는 움직임을 그만두고 우리 정부의 과도한 감시 활동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