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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인터넷 트렌드, “다시 상상하라”

2015.05.28

투자 회사인 KPCB의 분석가 매리 미커가 ‘2015년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매리 미커는 해마다 이 보고서를 내놓는데, 매년 그 분량이 늘어납니다. 올해엔 자그마치 197페이지나 됩니다. 그 중 눈여겨볼 만한 내용을 추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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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등장 이후 20년,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요? 물론 인터넷 인구는 늘어나고 있고, 그 사람들이 다시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정도는 누구나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1995년에는 약 3500만명이 인터넷을 썼고, 2014년에는 28억명이 쓰고 있습니다. 아직도 인터넷을 쓰지 않는 사람이 있나 싶지만 인터넷 인구는 39%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세여도 그 폭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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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으로 성인 1명이 하루에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은 2015년 5.6시간에 달합니다. 2008년에는 2.7시간이었던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넷 이용시간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 것은 2011년을 즈음해 모바일 인터넷이 성장하면서부터입니다. PC는 2008년 2.2시간에서 2015년 2.4시간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모바일은 0.3시간에서 2.8시간으로 늘었습니다. 사실상 PC보다 더 많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기기가 모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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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모바일은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습니다. 광고와 결제 시장에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지요. 물론 아직 인터넷 이용량만큼 모바일 광고가 전체 인터넷 광고 시장을 점령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래도 정체되고 있는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이 새로운 돌파구가 된다는 사실은 명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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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형태도 변화합니다. 우리가 그간 써 오던 디스플레이는 가로 화면이었지만 모바일은 세로가 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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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상이나 게임 등 아직 가로 화면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2015년 기준으로 가로와 세로 비율은 71대29입니다. 세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모바일 광고가 낯설지 않지요. 모바일로 오면서 디스플레이 크기에 대한 변화만 지켜보고 있었는데 방향 자체도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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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젠가는 우리가 SNS에서 ‘좋아요’ 버튼을 누르듯 ‘구입(buy) 버튼을 누르게 되겠지요. 결제는 더 쉬워지고, 광고 접점은 더 늘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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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자용 인터넷 사업가들은 개인들의 열정을 쫒아가지만 기업용 인터넷 사업가는 기업의 문제점을 우선시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표현이 너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이후에 나오는 예들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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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대화가 쉽게, 결제 시스템은 돈 내기 쉽게 만들면 됩니다. 이용자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기능은 더 쉽고, 세분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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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미커는 메시징 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깊게 합니다. 매년 보고서에 빠지지 않는 내용입니다. 여전히 메시징 앱과 플랫폼이 중요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집니다. 미국 앱스토어의 인기 앱 10개 중 6개가 메시징 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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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 스냅챗 등 미국 시장의 강자가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카카오톡, 중국의 위챗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이라고 부르는 게 아직도 어색한 라인도 주요 앱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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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 미커는 앱끼리 비교도 해 두었지만 사실 모든 메시징 앱들이 추구하는 플랫폼 방향성은 게임, 미디어, 결제 등 순서만 다를뿐 내용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대신 이용자들은 1개의 메신저만 쓰지 않고, 메신저를 폴더로 관리할 만큼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능은 더 세분화돼 있고, 메신저별 대화 상대를 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제든 다른 서비스로 떠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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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이들의 87%가 스마트폰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았고, 80%는 눈 뜨면 스마트폰부터 봅니다. 또한 5년 내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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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모바일이 세상의 소비 흐름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매리 미커는 미국인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분야를 3가지로 꼽았습니다. 집, 이동, 음식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모바일이 빠르게 접목되고 있다고 봤습니다. 에어비앤비, 우버, 인스타카트 등입니다. 특정 서비스에 대해 저항이 있는 시장도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 자체는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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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사람들이 24시간 내내 모바일 기기로 ‘온라인’돼 있다는 점일 겁니다. 이런 환경은 결국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키우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 가속도는 더 높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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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흔히 ‘공유경제’라고 부르는 플랫폼들의 성장에는 경제 활동이 있습니다. 개인들에게 월급 이외의 추가 소득을 만들어주기 때문이지요. 남는 자원을 또 다른 소득으로 연결지어주는 것은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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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장은 규모의 싸움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는 인터넷 환경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미국을 중심으로 IT 관련 서비스들이 성장했지만, 점점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모바일로 접근성이 높아지면 결국 인구가 많은 국가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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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미커는 미국의 성장세는 주춤하게 되고, 중국이 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짚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늦게 시동을 건 인도가 가파르게 커갈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의 성장이 국가별 경제 성장까지도 영향을 주는 요소인 듯합니다.

보고서의 전반적인 주제는 ‘Re-Imagination'(리이매지네이션)에 중심이 쏠려 있습니다. 다시 상상해보라는 것이지요. 세상은 늘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모바일이 우리 삶의 중심에 들어오면서 그 변화의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생활 습관이 달라지고, 머릿속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더 플랫폼 중심의 서비스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자체가 어떤 답을 직접적으로 주지는 않지만 세상이 변하고, 그 변화를 적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경고는 확실해 보입니다.

보고서 원문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