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①”앱 디자인? 버려야 얻는다”

가 +
가 -

스마트폰 이후 모바일 플랫폼을 지배하게 될 제품은 무엇이 될까. 스마트워치를 빼놓을 수 없다. ‘애플워치’가 출시된 이후 스마트워치를 차세대 플랫폼으로 거론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존 모바일기기의 보조 역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리라는 기대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PC 모니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디스플레이 경험이 이동했다. 이 흐름이 다시 스마트워치로 화면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보를 주고받는 화면이 20인치에서 5인치로, 다시 1.5인치대 크기로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달라진 환경은 개발업체엔 부담이다. 정보를 표기하는 방법과 철학을 처음부터 쌓아 올려야 한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특명! 손목 위에 어울리는 사용자 경험을 찾아라. 개발업체와 디자이너는 어느새 우리 손목 위에 얹힌 스마트워치를 보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apple_watch_800

• 글 싣는 순서

① 스마트워치 앱 디자인 “버려야 얻는다”
“시계만의 특별함, 그게 뭘까?”

wear_4_800

배성윤 캠프모바일 후스콜사업부 대리, 김준홍 부장(왼쪽부터)

캠프모바일, “필요한 정보만 직관적으로”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자는 것이 모바일 서비스에서 취한 기본 디자인 철학입니다. 이제 스마트워치도 나왔는데, 개발업체 처지에서는 좀 더 공부가 필요해요. 화면이 더 작아졌으니까. 세밀한 자세한 정보는 뒤로 미루더라도, 꼭 필요한 정보만 명확하게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캠프모바일은 현재 스마트폰에서 수신번호 관리 응용프로그램(앱) ‘후스콜’을 서비스하고 있다. 후스콜은 구글 ‘안드로이드웨어’가 탑재된 스마트워치에서도 쓸 수 있다. 캠프모바일이 스마트워치용 후스콜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부분은 바로 직관성이다.

김준홍 캠프모바일 후스콜사업부 부장은 “회의를 진행 중이거나 전화를 빨리 꺼낼 수 없을 때, 혹은 운동 중일 때 사람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라며 “받을지 말지 정보만 최대한 간결하게 알리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라고 덧붙였다.

간결하게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진 덕분에 스마트워치용 후스콜의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스마트폰에 전화가 울리면, 스마트폰 화면에 발신자가 어떤 부류에 속하는지 알려준다. 스팸 전화를 비롯한 텔레마케팅은 빨간색으로, 연락처에 저장된 번호나 연락처에 없지만, 사용자와 관련 있는 업체의 전화번호는 초록색으로 표시해준다. 전화를 거절하려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받으려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손가락을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wear_2_800

중요한 회의에 참석했는데, 전화벨이 울리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을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을 들어 ‘거절’을 누르거나 ‘나중에 받기’ 단추를 누르는 것이 보통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거절 단추를 누르는 것조차 때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시선을 옮겨야 하는 탓이다. 스마트워치는 이 같은 사소한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화면이 작고, 손목에 두르는 기기라는 점 덕분이다.

“원래 스마트폰 화면에서 후스콜은 전화가 왔을 때 텔레마케팅인 전화인지 세탁소나 호텔 등 지역 업체에서 온 전화인지도 보여 주는데, 스마트워치에서는 그런 자세한 정보는 일단 뒤에 감추고, 받아야 하는지 아닌지만 보여주기로 했죠.”

꼭 받아야 하는 전화는 초록색으로, 받지 않아도 좋은 텔레마케팅이나 스팸 전화는 빨간색으로 표시해주니 작은 화면에서도 전화의 종류를 직관적으로 알아보기도 좋다. 가방 속에서 전화가 울리면, 스마트워치 화면에 손가락을 올리고 살짝 터치하기만 하면 된다. 전화를 거절했다는 것을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동작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웨어러블용 후스콜 서비스를 기획한 배성윤 캠프모바일 후스콜사업부 대리는 “실제로 스마트워치를 써보면, 아직은 스마트폰을 대체할만한 주요 플랫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라며 “부가적인 플랫폼으로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가독성에 집중해 서비스를 기획했다”라고 설명했다.

wear_7_800

웨어러블 스타트업 플런티가 개발 중인 ‘토키’

플런티, “메시지 답장, 터치 한 번으로 OK”

스마트워치를 쓰면 스마트폰이 수신한 문자메시지를 손목에서 받아볼 수 있다. 답장도 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글자를 쓸 수 있도록 키보드를 지원하는 스마트워치도 있으니까. 하지만 이 방법은 정답이 아니다. 1.5인치 밖에 안 되는 화면에서 가상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메시지 답장도 편리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웨어러블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에서 터치 한 번으로 메시지 답장을 보낼 수 있는 스마트워치 서비스 ‘토키’를 개발하고 있다. 황성재 퓨처플레이 공동창업자가 고안한 휴먼인터페이스 특허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구현 중이다.

“스마트워치를 사람들이 언제 쓰는지 봤더니 입력 장치로는 잘 안 쓰더라고요. 하지만 문자가 왔을 때 스마트폰 안 꺼내고 즉시 시계에서 답장을 보내고 싶어하는 니즈는 분명히 있더군요. 그렇다고 스마트워치에서 키보드를 쓰도록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해봤죠.”

토키는 터치 한 번으로 매우 간편하게 상대방에게 답장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문자메시지가 스마트워치에 도착하면, 답장으로 보낼 수 있는 문장을 추천해주는 덕분이다. 상대방이 “밥 먹었어?”라고 문자를 보내면, “아니 아직 안 먹었어”, “같이 먹을까?” 혹은 “오늘은 안 먹을래”와 같은 문장을 추천해준다. 원하는 문장을 터치하기만 하면 된다. 키보드는 필요 없다.

비밀은 빅데이터다. 그중에서도 트위터의 공개된 정보를 이용했다. 사용자끼리 멘션으로 주고받은 1억건에 이르는 트윗 대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삼아 상대방의 문자메시지를 분석하고, 답장으로 어울리는 문장을 추천해주는 기술이다.

“스마트워치는 보통 음성인식으로도 메시지를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이는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고, 익숙한 경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입력방법이에요. 사용자의 대화 데이터를 분석해 답장으로 적절한 문장을 추천해주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플런티의 스마트워치용 토키 서비스는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개발이 한창이다.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