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②”시계만의 특별함, 그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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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후 모바일 플랫폼을 지배하게 될 제품은 무엇이 될까. 스마트워치를 빼놓을 수 없다. ‘애플워치’가 출시된 이후 스마트워치를 차세대 플랫폼으로 거론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기존 모바일기기의 보조 역할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리라는 기대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PC 모니터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용자의 디스플레이 경험이 이동했다. 이 흐름이 다시 스마트워치로 화면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정보를 주고받는 화면이 20인치에서 5인치로, 다시 1.5인치대 크기로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달라진 환경은 개발업체엔 부담이다. 정보를 표기하는 방법과 철학을 처음부터 쌓아 올려야 한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특명! 손목 위에 어울리는 사용자 경험을 찾아라. 개발업체와 디자이너는 어느새 우리 손목 위에 얹힌 스마트워치를 보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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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① “앱 디자인? 버려야 얻는다”
② “시계만의 특별함, 그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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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재 퓨처플레이 공동창업자

퓨처플레이 “스마트워치 능력 끌어내고파”

하드웨어 측면에서 스마트워치가 가진 갖가지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황성재 퓨처플레이 공동창업자다. 황성재 박사는 휴먼인터페이스 연구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찾는 중이다.

“애플워치를 보고 놀랐던 부분이 바로 진동 엔진이었거든요. 스마트폰은 시각적 경험이 중요한 플랫폼이지만, 웨어러블은 촉각 경험이 더 중요한 기기라는 것을 애플이 깨달은 것 같아요. 웨어러블 기기는 지금까지 등장한 모바일 기기 중 촉각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스마트폰은 손에 들거나 가방에 넣고 다닌다. 카페나 사무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을 때도 스마트폰의 위치는 보통 가방 속이나 탁자 위다. 사람의 몸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이 보통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는 다르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스마트워치는 손목을 떠나지 않는다. 제품의 DNA가 모바일 기기보다는 시계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손목 피부에서 진동 알림이 자주 전달되는 탓에 스마트워치의 진동 기능은 제조업체의 철학을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게 황성재 박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기존 애플은 애플워치에 ‘탭틱 엔진’이라는 부품을 별도로 개발해 탑재했다. 진동 기능을 담당한다. 미세하게 떨리거나 톡톡 두드리듯 진동할 수 있다. 애플워치가 심장박동 등과 같이 다양한 진동 기능을 지원하는 것도 탭틱 엔진 덕분이다.

“손가락으로 터치한 모바일기기와 손목에 찬 웨어러블 기기 사이에 진동 주파수를 이용하면, 마치 손등에 진동이 이동하는 것처럼 자극을 줄 수 있거든요. 이 기술을 활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그림의 깊이를 표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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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우스 햅틱’ 기술의 동작 원리

황성재 박사는 웨어러블의 진동 기능을 활용한 자신의 특허에 ‘하모니우스 햅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조화로운 진동 경험’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스마트폰처럼 매끄러운 화면에 띄운 사진에서도 물체의 질감이나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독특한 기술이다.

하모니우스 햅틱 기술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한 손의 손가락 끝을 스마트폰에 대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가 동시에 진동하도록 한다. 이때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진동 세기 차이에 따라 사람이 손등에서 느끼는 진동 느낌이 달라진다. 이를 활용해 착각을 유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진동 세기는 점차 약해지고, 반대로 스마트워치의 진동 세기는 점점 강해지도록 하면, 마치 손끝에서 손목 쪽으로 떨림 자극이 이동하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피부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시에 자극이 주어질 때 뇌는 감각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다는 이른바 ‘피부의 뛰는 토끼 환상(Cutaneous Rabbit Hopping)’ 연구를 이용한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손목에 찬 웨어러블의 진동 세기, 패턴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손끝으로 터치한 사진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개미가 손등을 타고 손목으로 기어가는 듯한 소름 끼치는 경험은 물론, 나무 사진에서 나이테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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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현 앱포스터 대표

앱포스터 “시계 화면이 스마트워치 허브 될 것”

스마트워치를 새로운 모바일기기로 생각하는 이들과 달리 국내 타이젠 개발 전문 스타트업 앱포스터는 시계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워치에서 쓸 수 있는 모든 서비스는 워치페이스(시계 화면)를 통해야 한다는 게 경성현 앱포스터 대표의 생각이다.

“사람들이 스마트워치 디자인에서 원하는 것은 어쩌면 클래식한 시계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대신, 워치페이스 위에 기능이 숨겨져 있는 형태가 되는 것이죠. 시계 바탕화면에 주가 그래프가 나오는 시계를 누가 사려고 할까요?”

앱포스터는 현재 타이젠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스터타임’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100여개가 넘는 시계 화면을 만들어 팔고 있다. 앱포스터에서 만드는 시계 화면은 기능이 중심이 아니다. 전통적인 시계 모양을 충실히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앱포스터가 디자인한 시계 화면을 내려받으면, 매일 다른 모양의 시계를 바꿔 차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스마트워치의 복잡한 기능은 시계 화면 뒤에 숨겨져 있다.

경성현 대표는 “워치페이스에서 두 개 이상의 터치 영역이 적용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사용자가 최대한 간결하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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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시계 화면에서 크로노그래프를 누르면 초시계 기능으로 이동하고, 날짜창을 누르면 달력이 뜨도록 하는 식이다. 두 가지 이상의 정보를 배치하는 것은 스마트워치처럼 작은 기기에서는 복잡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게 경성현 대표의 디자인 철학이다.

기능과 관계는 적지만, 시계 화면을 꾸미는 일도 스마트워치 생태계에서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사용자가 스마트워치를 쓰면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화면이 바로 시계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앱포스터는 사용자 스스로 시계 화면을 만들 수 있도록 시계 화면 제작 도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앱포스터는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워치에 탑재할 시계 화면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도 사용자 입맛에 맞게 꾸미는 것이 보통이잖아요. 워치페이스는 스마트워치 전체 생태계에서 절반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워치페이스를 지나야 비로소 다른 서비스가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