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씨, 왜 북한 IT 뉴스를 전해주게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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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접한 북한 관련 뉴스를 떠올려보자. 군사적인 사건이나 정치적인 소식일 대부분일 테다. 헌데, 북한 IT에 관한 소식만 발 빠르게 전하는 웹사이트가 있다. ‘노스코리아테크’라는 블로그다. 정식 언론사는 아니지만 노스코리아테크에 나온 글들은 <가디언>이나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인용할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노스코리아테크에 기사를 쓰는 사람은 설립자인 마틴 윌리엄스 1명 뿐이다. 얼마 전에 한국을 방문한 마틴 윌리엄스에게 노스코리아테크 운영 뒷얘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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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T 소식만 전문적으로 전하는 ‘노스코리아테크’ 블로그

일본 특파원 경험이 북한에 대한 관심 불러일으켜

노스코리아테크를 설립한 마틴 윌리웜스는 영국인 기자이다. 그는 1994년부터 지금까지 IT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마틴 윌리엄스는 기자 생활을 주로 해외에서 했다. 일본에선 15년 넘게 거주하며 특파원으로 일했다. 당시 일본 뿐 아니라 주변 아시아 국가 소식도 함께 취재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북한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됐단다.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IDG 뉴스서비스> 소속의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다.

마틴 윌리웜스는 2010년부터 북한 IT 기사를 본격적으로 썼다. 2010년은 북한에 인터넷이 막 공급되던 때다. 당시 마크 윌리엄스는 북한 IT 정보를 적잖이 얻었지만 기사로 옮기지는 못했다. 공식적인 뉴스 서비스에 다루기에는 너무 세부적인 기술 소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틴 윌리엄스는 북한 IT 소식을 영문으로 전하는 미디어가 없다는 것을 알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저는 냉전시대를 겪었던 세대예요. 어렸을 때 단파라디오를 접했는데요. 단파라디오로는 기존 방송 외에 새로운 방송을 들을 수 있었죠. 단파라디오로 소련에 대한 정보를 들어보니 아주 흥미롭더고요. 북한도 비슷해요. 북한 라디오를 들어보면 소재나 전달 방식이 일반적인 방송과는 매우 다르다 걸 알 수 있어요. 그런 점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2002년에는 평양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어요. 그 이후 개인적인 관심이 더 생겼습니다.”

마틴 윌리엄스는 개인적인 시간이 생기면 노스코리아테크에 글을 올린다. 정기적으로 올리기보다는 특정 사건이나 소재가 생길 때마다 기사를 작성한다. 보통 1주일에 1-2개 기사가 출고된다. 마틴 윌리웜스는 “IT 기사이지만 그 중에서도 북한 사회를 엿볼 수 있는 기사가 인기가 높다”라며 “북한표 태블릿 기기 ‘삼지연’에 대한 평가나 소니 해킹 사건에 대한 기사가 반응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노스코리아테크가 공개했던 북한표 태블릿 ‘삼지연’

노스코리아테크가 생긴 지 5년이 지나면서 꾸준히 방문하는 독자층도 생겼다. 주요 독자는 기자, 대학 연구원, 정부관계자다. 마틴 윌리엄스는 “노스코리아테크는 개인적인 취미활동이긴 하지만, 이왕 할 거라면 누구보다 잘하고 싶다”라며 “독자가 기대하는 수준에 맞게 양질의 기사를 올리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보통 기사를 쓰려면 기사 소재부터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북한에 직접 가기 어렵고, 관계자와 접촉하기도 힘들다. 마틴 윌리엄스는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기사 소재를 찾고, 정보를 확인할까?

“조선중앙통신사(KCNA)에서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영문 기사가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다루는 몇몇 온라인 매거진도 있고요. 그런 북한 매체의 기사를 보고 IT 이야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른 해외 기자들이 써놓은 기사를 통해 정보를 알아내기도 하고요. 가끔 북한 여행객이 트윗이나 블로그 글을 올리는데요. 해당 여행객에게 온라인으로 연락해 인터뷰를 하기도 합니다. 북한TV 방송도 직접 봅니다. 문제는, 제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일단 그림만 보고 IT 기사가 있는지 파악하죠. 최근엔 한국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또 보통 TV뉴스는 방영 후 며칠 있다가 온라인에 공개되는데요. 실시간으로 방송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래야 더 빠르고 정확한 기사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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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윌리엄스 노스코리아테크 설립자

취미일 뿐 수익 목적으로 블로그 운영할 계획 없어

노스코리아테크 블로그는 수익이 나는 서비스는 아니다. 대신 운영비는 들어간다. 1년에 1-2천달러(약100-200만원)정도다. 최근에는 좀 더 좋은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비용이 조금 늘었다고 한다. 누군지 모르는 해커가 노스코리아테크가 북한이 만든 웹사이트인 줄 알고 무작정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블로그는 아니었어요. 최근에 실험삼아 광고를 넣었지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는 크게 기대하지 않아요. 제가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노스코리아테크에 힘을 쓴다 할지라도 ‘북한’이란 소재는 넓은 독자층을 갖기 힘든 주제이거든요. 만약에 북한과 관련된 기사로 수익을 만들려 한다면, 굉장히 자극적인 기사나 사진을 매일 넣어야 할 거예요. 저는 절대 그런 기사를 쓰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기자의 모습이 아니거든요. 앞으로도 노스코리아테크는 블로그 형태로 가볍게 운영할 생각입니다.”

한국이야 북한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 전세계 사람들이 북한과 관련된 기사를 읽고 관심을 가질까? 마틴 윌리엄스는 ‘그래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주로 접하는 북한 관련 보도들이 북한의 일부분만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러한 편향된 보도로 북한에 대한 편견이 쌓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북한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북한에는 2500만명의 시민들이 살고 있고요. 대다수가 가난에 허덕이고, 큰 힘도 갖고 있지 못해요. 그 부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정보를 더 알고 있으면, 북한이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정치는 복잡한 문제이긴 하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떤 형태든 압박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