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총괄이사, “네이버페이요? 핀테크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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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가 핀테크 사업이 아니라고 설명드리는 건 진짜입니다. 쇼핑몰이 잘 돌아가는 구조 속에서 결제 흐름을 하나로 연결한 것이지, 핀테크 산업이라는 관점으로 본 게 아닙니다.”

한성숙 총괄이사는 ‘네이버페이’를 핀테크로 엮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플랫폼에서 통용하는 간편결제 기능일 뿐, 핀테크 서비스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그는 “내부 직원은 네이버페이를 그냥 기능(function)으로 부른다”라며 서비스별로 분절됐던 결제 기능을 통합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

오는 6월25일 네이버가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공식 발표한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2014년 9월 ‘카카오페이’를 내놓은 뒤 국내 핀테크 선두주자라는 입지를 차지한 마당에 네이버가 맞불작전을 벌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짜일까. 네이버는 카카오페이에 대항하려고 네이버페이를 만들었을까. 네이버페이뿐 아니라 전반적인 서비스 전략을 주도하는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는 아니라고 답했다. 6월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한성숙 이사를 만났다.

네이버페이는 ‘쇼핑 경험 통합’ 목적

한성숙 총괄이사는 네이버페이가 나온 맥락은 쇼핑 검색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검색어 가운데 40%가 쇼핑 관련 키워드다. 그만큼 한국 누리꾼이 네이버를 통해 물건을 많이 찾는다는 뜻이다. 문제는 네이버에서 검색으로 물건을 찾기는 쉬워도 막상 그 물건을 사려면 여러 문턱을 넘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쇼핑몰마다 제각기 다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할 때도 액티브X를 비롯한 각종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한다. 문턱 한 단계를 넘을 때마다 사용자는 떨어져 나간다. 말하자면 구매전환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네이버는 제휴 쇼핑몰의 구매전환율을 높여줄 방안을 궁리했다.

3700만명이 네이버 계정을 갖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네이버를 지나친다. 이들이 가진 네이버 아이디만으로 수많은 e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네이버페이는 여기서 시작했다.

마침 네이버는 2009년부터 ‘체크아웃’이라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4만곳이 넘는 e쇼핑몰을 가맹점으로 확보하고 있었다. 이들 쇼핑몰에 네이버 아이디 로그인 기능을 붙이면 네이버 회원이 별도로 회원 가입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검색→탐색→결제’라는 일련의 과정에 문턱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체크아웃은 올해 3월24일 네이버페이로 이름을 바꿨다.

“저한테 네이버가 ‘페이라는 사업을 하냐’라고 물으면 ‘안 한다’고 답할 겁니다. 하지만 ‘결제 기능은 없나요’라고 물으면 있다는 거죠. 지금 네이버페이 가맹점 대다수는 사실 지난 몇년 동안 관계를 맺어온 곳이에요. 만약 간편결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로 작정했다면 옥션이나 현대백화점 같은 큰 가맹점과 바로 계약을 맺는 구조를 짰겠죠. 돈이 많이 쓰이는 곳은 이런 데잖아요. 네이버는 그게 아니라는 거죠. 인터넷에서 쇼핑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고, 네이버는 쇼핑 분야에 계속 관심을 가져왔어요. 결제는 그 와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쇼핑에 온·오프라인 구분은 중요치 않아

경쟁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택시 등으로 O2O(online to offline)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오프라인 영역으로 뛰어드는 데 소극적인 모습이다. 오프라인 상점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샵윈도 정도가 네이버판 O2O다.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한성숙 총괄이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 경계가 이미 모호하다”라고 답했다.

“월마트와 아마존이 배송 싸움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누가 유통 라인을 잘 이끌어낼 거냐는 거죠. 책 쇼핑몰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고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받아 편의점에 배송하는 구조를 짰죠. 월마트는 누구보다 유리한 유통구조를 갖고 있고요. 그 속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어떻게 묶어 사업을 잘 할거냐가 중요하지, 어디가 온라인 쇼핑몰이고 어디가 오프라인 매장인지 구분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한성숙 총괄이사는 네이버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하기보다는 오프라인 기업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쪽에 더 능하다고 자평했다.

“개인적으로 O2O가 ‘오프라인 투 온라인’인지 ‘온라인 투 오프라인’인지 구분해 보는 게 중요할 거 같아요. 네이버 서비스가 오프라인에 나가서 활약하는 구조를 짜기는 제가 역부족이고, 오프라인에 계신 사업자가 온라인으로 들어오는 구조는 우리가 좀 더 잘 아는 분야 같아요. […] 사실 요즘 오프라인 사업자를 만나는데 사업 규모로 보나 업력으로 보나 우리 생각이 아직 작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일단 오프라인에 경험 많은 사업자가 온라인과 빨리 협업해 더 크게 갈 수 있는 흐름을 짜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총괄이사

5만 소상공인 위한 통합 쇼핑 플랫폼, 네이버페이

네이버페이는 한마디로 검색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간편하게 만들려는 네이버의 노력이 집약된 서비스다. 간편결제 체크아웃에 네이버 아이디 통합 로그인 기능을 합쳤다. 결제 과정을 단순하게 가다듬으려고 선불충전식 결제인 네이버캐시와 계좌이체 기능도 덧붙일 예정이다. 또 가맹점이 마케팅 수단으로 쓸 수 있도록 적립금도 네이버페이 마일리지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네이버페이를 채택한 e쇼핑몰에는 네이버 아이디로 접속한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일대일 채팅 기능인 ‘1:1톡’도 제공한다.

온라인 쇼핑 과정을 통합하니 2가지 순기능이 나타났다고 한성숙 총괄이사는 말했다. 물건 사는 과정을 간소화하니 이탈율이 줄어들어 매출이 늘었다. 특히 일대일 채팅은 고객과 직접 소통하기 힘들었던 중소 e쇼핑몰에 새로운 마케팅 창구가 됐다. 부산에 있는 10평 남짓한 옷가게는 네이버페이를 붙이고 일대일 채팅 기능을 십분 활용한 덕에 서울에서까지 단골 고객을 유치했다. 이 옷가게는 지난 3월과 5월 두 달 동안 네이버페이로만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직접 회원정보를 관리하는 부담도 덜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돼 회원정보를 직접 관리하려면 관련 규제를 준수해야 하고, 회원정보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 작은 쇼핑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네이버 아이디 통합 로그인과 네이버페이를 채택하면 아예 고객정보를 수집하지 않고도 물건을 팔 수 있으니 이런 부담에서 자유로워진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 내부에서도 쓰인다. 네이버뮤직처럼 네이버 안에도 결제가 필요한 서비스가 많다. 그동안은 서비스마다 결제 기능을 따로 구축하고 관리했지만, 네이버페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뒤에는 이를 모두 통합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네이버 내∙외부 서비스에 일관적인 결제 경험을 제공하다보니 자연스레 “결제 기능을 플랫폼처럼 바닥에 까는 구조”를 만들게 됐다고 한성숙 총괄이사는 설명했다.

NaverPay_Logo_01

간편결제 서비스로 독립할지는 미지수

플랫폼이라면 더 많은 사용자를 품고 싶은 게 당연하다. 카카오페이처럼 아예 일반 PG처럼 결제기능만 따로 제공할 수도 있을 법하다. 한성숙 총괄이사는 네이버페이를 따로 독립시킬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금 설계 구조는 네이버 아이디의 편의성 때문에 쇼핑몰이 원하던 것이었습니다. 내 개인정보를 넘겨주기는 싫은데 물건은 사고 싶은 사용자를 위해 만든 거죠. 어디까지 확장할 지는 사실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많은 요구를 받을 것 같은데, 수익이 나는 좋은 구조임이 검증되면 열어두고 생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앞으로 3개월은 시스템 안정성과 사용성을 확인하는 게 핵심일 것 같네요.”

한성숙 총괄이사는 쇼핑이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힌 분야이니만큼 서비스를 개편하는 작업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체크아웃을 네이버페이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제휴 쇼핑몰 결제 페이지가 달라진다. 1~2주 동안은 기존 고객이 결제 서비스를 예전처럼 이용하지 못 했다. 급격한 변화가 5만 가맹점에 어떤 영향을 줄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에 네이버는 3개월 전부터 조금씩 네이버페이를 확산하고 있다.

“서비스를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오픈했다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네이버잖아요. 우리가 잘못해서 쇼핑몰에 미칠 악영향은 최소화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체크아웃부터 쓰던 기능이기는 하지만, 이름을 바꾸고 쓰기 편하게 디자인을 고치잖아요. 익숙한 게 달라지면 데이터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서 그걸 점검하는 게 큰 일입니다.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서 새로 은행과 카드사를 붙이고, 서비스 추이 변화를 면밀히 지켜볼 것 같습니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이사와 일문일답 보기 (구글 문서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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