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통신 3사 VoLTE 연동, 이번엔 될까

2015.06.12

‘HD보이스’, ‘지음’으로 부르는 VoLTE 서비스가 모든 통신사로 확대된다고 전자신문이 보도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아직 3사 협의중’이라고 대답했지만, 다시 VoLTE 연동이 입에 오르내릴 때도 됐다.

‘여태껏 잘 쓰고 있었는데?’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지금 쓰는 VoLTE는 반쪽짜리였다. 한 통신사 내에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통신사간 장벽이 뚫리게 됐다.

▲VoLTE가 도입될 때만 해도 엄청난 장비들이 필요했다. 서비스가 먼저냐 장비도입이 먼저냐는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통신사들에게 기회다.

▲VoLTE가 도입될 때만 해도 엄청난 장비들이 필요했다. 서비스가 먼저냐 장비 도입이 먼저냐는 고민이 사라지는 것은 통신사들에 기회다.

VoLTE는 LTE 데이터망을 이용한 음성 통화 기술이다. CDMA를 비롯해 PCS, 3G 등 이제껏 우리가 써 온 이동 전화는 모두 서킷 방식의 통화를 한다. 이 방식은 순차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으로, 음성신호처럼 앞뒤가 바뀌면 안 되는 방식에 주로 쓰였다. 서킷망은 음성만을 위한 전용망으로 쓰였고, 전세계 공통 통신 방식이기도 하다.

서킷 방식의 통신은 연결이 안정적이고 품질이 고르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통신망이 약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규격이어서 음성을 담는 코덱부터 전송 속도도 매우 낮다. 대개 4.75~12.2kbps 정도 속도를 낸다. MP3 음악이 적어도 128kbps 이상 되는 것을 생각하면 휴대폰 음질이 썩 좋지 않은 것도 이해가 된다.

이를 바꿔보자는 시도는 있었지만 세계적인 통신 규격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다. 와이드밴드 오디오로 부르는 AMR-WB 코덱을 서킷망에 올리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통신 속도를 높이는 대안이 필요했다.

음성통화를 위한 서킷 네트워크를 규격에 넣지 않은 LTE는 좋은 기회가 됐다. 데이터 전송에 쓰는 고속 패킷망 위에 음성 통화를 서비스로 올리는 기술이 고민됐다. 상시 연결되어 있는 서킷망과 달리 패킷망은 접속 안정성은 떨어진다. 대신 속도가 빠르다. 될까 말까 말도 많았지만 망의 대역폭이 넉넉했고, 여러 가지 기술적인 대안이 나오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들어가게 됐다.

VoLTE는 압축 코덱의 성능이 좋아져서 더 많은 소리를 담을 수 있다. 대역폭도 최대 24kbps까지 낼 수 있다. 2배 넓은 길에 더 많은 소리 신호를 담아서 보낸다. 그래서 VoLTE를 고음질 음성통화, HD보이스 등으로 부른다. 음질 차이는 부쩍 크고, 연결 속도도 매우 빠르다. 통화 버튼을 누르면 즉시 교환기와 연결된다.

LG_network_volte

우리나라는 VoLTE를 가장 먼저 서비스했던 나라다. 2013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통신 3사가 모두 VoLTE를 시작했다. 오히려 단말기들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서비스는 빨리 시작했다. 통화 품질도 날로 개선돼, 이제는 이용자들이 딱히 어떤 통신 방식인지 신경 쓰지 않고 통화한다.

심지어 LG유플러스는 서킷 방식의 통화를 축소하고 대부분의 통화를 LTE로 대체했다. ‘싱글LTE’라고 부르는 기술이다. 단말기와 교환기 사이는 무조건 패킷 방식으로 연결된다. LTE에서 와이파이로 핸드오버되는 기술이나, 접속 단절 방지 등 기술적인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다.

그런데 이 VoLTE는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끼리만, KT는 KT끼리만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타 통신사에 걸 때는 3G로 바뀌면서 통화가 이뤄졌다. 100% 패킷망으로 통화하는 LG유플러스 역시 교환기까지만 패킷이고, 교환기 너머는 과거 서킷 통신으로 바꿨다.

이유는 서로간의 접속 비용 때문이었다. SK텔레콤 이용자가 LG유플러스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SK텔레콤이 통화료의 일부를 접속료로 LG유플러스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걸 통신 3사가 정산을 해야 하는데 VoLTE는 기존 서킷망 전화와 달리 새로 계약을 맺어야 했다. 가입자가 적은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이동전화 가입자의 절반이 쓰는 SK텔레콤은 연동을 해도, 안 해도 유리하다.

어쨌든 통신 3사간 접속료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VoLTE는 망내 통화에만 쓰였다. 이 역시 가입자가 많은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망내 연결의 확률이 높으니 이용자로서는 VoLTE를 많이 쓸 수 있다. 2014년 초로 예정됐던 통신사간 VoLTE 접속은 정확한 설명 없이 ‘협상중’이라는 이야기만 돌 뿐 실제로는 이뤄지지 않았다. 협상은 될 듯 될 듯 미뤄왔고, 이제는 아예 잊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해도 통신사들의 셈법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2년 가까이 끌어오던 VoLTE 논란에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은 통신사들은 이달 말부터 통신사간 VoLTE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고, 상용서비스는 8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VoLTE 연동은 이미 몇 번 나왔던 이야기이고, 이번에도 통신사들이 아직 확실한 답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더 미룰 수도 없는 문제다.

이제라도 VoLTE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된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그 시기는 미묘하다. 통신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요금 체계를 재편하고 있고, 사실상 음성통화 자체로 수익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게 됐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자리잡으면 음성통화에서 나올 것이 사실상 사라지는 셈인데, 아무리 시기가 우연히 겹쳤다고 해도 음성통화로 단물이 안 나오는 이제서야 손을 잡는 그림이 마냥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