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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렌즈 타고 ‘마인크래프트’가 눈앞에 ‘둥실’

2015.06.16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게임쇼 ‘E3’에서 ‘마인크래프트’와 홀로렌즈의 결합을 시연했다. ‘마인크래프트’의 세계를 테이블 위에 실제 블록을 쌓아 올린 것처럼 보여주는 시연이다.

시연은 지난 ‘빌드’ 행사에서처럼 홀로렌즈를 쓴 시연자가 나와서 허공을 바라보면 키넥트를 붙인 카메라가 홀로렌즈의 증강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직접 홀로렌즈를 쓰고 보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은 화면을 보려면 이 방법 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유튜브에 비치는 현장은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이건 글보다 영상으로 보는 게 훨씬 와닿는다. 시연 동영상을 먼저 보자.

MS가 ‘마인크래프트’와 홀로렌즈를 이용한 데모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열린 개발자회의 ‘빌드 2015’에서도 살짝 맛을 보여줬다. 그때는 테이블에 올려놓는 증강현실이 아니라, ‘마인크래프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가상 현실에 가까웠다. 마인크래프트로 만든 가상 현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데모는 ‘마인크래프트’에 좀 더 집중돼 있다. 시연자는 테이블 위에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띄운다. 홀로렌즈를 쓰고 보면 마치 레고 블록을 쌓은 것처럼 테이블 위에 ‘마인크래프트’가 보인다. 음성 명령으로 확대와 축소를 조정하고, 손 끝으로 붙잡아 이리저리 돌려 보는 것도 된다. 화면을 점점 확대해서 건물 안에 있는 캐릭터를 만나보고, 실제 게임에 참여해서 번개를 치거나 불을 내는 조작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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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크래프트’와 홀로렌즈의 접목은 홀로렌즈로서도, 마인크래프트로서도 고무적이다. MS는 지난해 9월 25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2조8천억원에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했다. 가격도 상당히 높았을 뿐더러, MS가 굳이 이 게임을 인수할 이유도 보이지 않았다. 당시에는 밋밋하던 사업 영역에 막연히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 ‘빌드 2015’ 개발자회의 키노트 이후 ‘마인크래프트’와 홀로렌즈의 연결고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사업 확장 개념의 합병은 아니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E3에서 MS는 ‘마인크래프트’를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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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MS가 홀로렌즈만 염두에 두고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그 자체로서의 가치도 충분했고, 홀로렌즈 역시 게임 외에 산업, 교육 부분 등 다양한 활용처가 있다. 이 부분에서 지켜봐야 할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 서비스들을 통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존 각 사업부가 각자 다른 회사처럼 움직이던 방식이 이젠 뿌리부터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코어를 통합하는 ‘윈도우10’의 영향이 있다. 홀로렌즈도 윈도우10을 운영체제로 쓴다. 그 안에서 스카이프, 미디어플레이어, ‘마인크래프트’ 등 갖가지 PC 환경의 소프트웨어들이 연동하기 쉬워졌다는 증거다. 홀로렌즈가 서서히 대중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윈도우10의 완성과 맞물린다. 또한 아두이노 등으로 주변기기를 연결하고 갖가지 플러그인이 붙는 ‘마인크래프트’는 홀로렌즈가 붙기에 좋은 플랫폼이기도 하다.

‘마인크래프트’ 데모는 또 한번 홀로렌즈, 그리고 증강현실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홀로렌즈가 ‘마인크래프트’ 뿐 아니라 X박스, PC 게임과 어떻게 연동될 지도 궁금하다. 마침 오큘러스도 지난 주 상용화 소식을 알렸다. 오큘러스는 그 동안 가상현실이 게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사례를 많이 보여줬다. 큰 디스플레이, 좋은 입력장치가 게임의 경험을 키워주던 시대에서 이전과 다른 시각적인 자극이 게임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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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