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토, 록앤올, 리모택시…스타트업 이름, 무슨 뜻?

가 +
가 -

스타트업을 꾸릴 때 창업자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일까. 서비스의 독창성, 기술의 우월함, 엣지 있는 마케팅. 다 좋다. 하지만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새로 세울 업체의 이름 말이다. 이름 석 자 없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름 짓는데 사연 한 토막 없는 회사는 없다. 이름은 스타트업이 앞으로 서비스를 가꿔나가기 위해 거치는 첫 번째 관문이다.

거창한 이름도 많다. 원대한 우리의 꿈을 담았노라 말하는 이들이 바로 이런 케이스다. 몇 가지 생각을 하나의 이름 속에 버무린 경우도 흔하다. 단어와 단어의 조합으로 쉬운 이름을 찾는 창업자가 여기 속한다. 촌스러움을 무기로 생각한 이들도 있다. ‘작명소’는 명함도 못 내미는 스타트업 이름 짓기에 얽힌 이야기를 모았다. 이름을 알면 서비스가 보인다.

OLYMPUS DIGITAL CAMERA

사진: flickr.com (CC-BY 2.0 Mike님이 일부 권리를 보유함)

◼︎ 원대한 꿈과 의미, 이름에 담아내리

직토(Zikto)

직토는 국내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이다. ‘아키밴드’라는 이름의 스마트팔찌를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킥스타터에 소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도 화재를 뿌린 바 있다. 직토라는 이름이 무척 생소하다. 무슨 뜻일까? 김도균 직토 프로덕트매니저의 설명은 이렇다.

“직토는 ‘곧을 직’에 ‘토할 토’입니다. 직접 말한다라는 뜻이고요. 사용자의 몸 상태를 직토의 웨어러블 기기가 직접 알려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직토를 우리말로 바꾸거나 한자로 표기하는 대신 영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Zikto_800

직토가 개발 중인 아키밴드는 사용자가 걸을 때 팔을 어떻게 휘두르는지 센서로 파악해 걸음걸이와 자세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는 기기다. 직토가 말한 직접 알려준다는 의미는 바로 아키밴드의 역할이다. 아키밴드의 이름도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이른바 ‘유레카 일화’에서 따왔다.

김도균 프로덕트 매니저는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 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라고 외친 것처럼, 아키밴드는 사람의 몸 상태를 알려주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렇게 결정된 아키밴드 이름도 다른 이름에 밀렸다. 직토는 공식적으로 아키밴드라는 기존 이름을 ‘직토워크’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제품 기능이나 디자인을 바꾼 것은 아니고, 이름만 바꿨다. 업체 이름인 직토와 제품 이름인 아키밴드가 잘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직토워크는 업체 이름인 직토도 겉으로 잘 드러낼 수 있고, 걸음걸이를 보정해주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워크’와도 통한다. 직토밴드는 오는 7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마무리 단계다.

비바리퍼블리카(Viva Republica)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술을 대하는 이승건 대표의 철학이 들어 있는 이름인데요.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하자. 그래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자는 의미입니다.”

안지영 비바리퍼블리카 이사는 비바리퍼블리카라는 이름에 관해 “프랑스혁명 당시 대중의 구호였다고 하더라”라며 “우리말로 하면 ‘공화국 만세’라는 뜻”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현재 비바리퍼블리카는 스마트폰용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서비스 중이다. 온라인 송금이 한국처럼 어려운 나라가 전세계에 또 어디에 있을까. 온라인에서 개인이 금융을 이용하는 것을 쉽고 간단하게 바꿀 수 있다면,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은 그것만으로도 조금 더 편리해질 것이다.

v_t_800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내놓은 9번째 서비스다. 1번부터 8번 서비스는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내부에서 폐기됐다고 한다. 바꿔말하면, 토스를 먼저 기획하고 비바리퍼블리카라는 이름을 떠올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비바리퍼블리카라는 이름에 담은 이승건 대표의 철학이 토스에도 녹아든 셈이다.

토스는 무슨 뜻일까. 상상하는 것 그대로다. 구기 종목인 배구에서 팀원에게 살짝 공을 띄워 넘겨주는 플레이를 말한다. 토스 서비스 화면도 마찬가지다. 공이 날아가는 듯한 포물선이 그려진 안내 화면이 있는데, 돈을 친구에게 쉽게 전달해주는 서비스라는 점을 상징한다.

◼︎ 복잡한 건 싫어, 쉬운 이름이 좋아

록앤올(LOC & ALL)

록앤올은 영문 알파벳으로 ‘LOC & ALL’이라고 표기한다. 풀어보면 이렇다. ‘로케이션과 모든 것’. 록앤올은 내비게이션 ‘김기사’로 친숙한 위치기반 기술 업체다.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해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신명진 록앤올 부사장은 회사 이름 록앤롤에 다음과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름 자체는 창업 당시 김원태 공동대표가 아이디어를 냈어요. 표기는 ‘LOC’이지만, 우리말로 읽으면 ‘롹앤롤’이 되기도 하고, ‘록앤롤’이 되기도 하거든요. 위치기반의 모든 서비스를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어보자는 의미도 포함돼 있습니다.”

locandall

다소 촌스럽게 비칠 수 있는 록앤올의 대표 서비스 김기사 이름의 아이디어는 누가 냈을까. 다름 아닌 신명진 부사장이다. 오히려 촌스러움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김기사는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이름인데요. 내비게이션 서비스 중에서 멋진 이름이 많잖아요. 문제는 처음 들었을 때 잘 기억에 안 남는다는 거예요. 익숙하지 않아서죠. 김기사로 하면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되겠다 싶었죠.”

촌스럽다는 둥 재미있다는 둥, 신명진 부사장은 어떤 식으로든 김기사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머리에 쉽게 남기를 바랐다. 실제로 2011년 처음 서비스가 나왔을 때 촌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론적으로 신명진 부사장의 생각이 시장에서 제대로 먹혔다.

쏘카(Socar)

쏘카도 영어 단어 두 개를 하나로 더한 이름이다. 소셜(social)과 자동차(Car)다. 전국 각지에서 쏘카가 마련한 자동차를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만큼만 빌리도록 돕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임을 고려한 이름이다. 쏘카 창업 초기인 2011년 겨울엔 다양한 이름이 후보로 올랐다. 그중에는 ‘아워카(Hour Car)’라는 이름도 있었다.

홍지영 쏘카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창업 멤버들이 여러 이름을 생각했는데, ’소셜카’나 ‘아워카’ 등도 있었다”라며 “아워카는 중의적인 의미인데, 우리들의 자동차라는 뜻도 되고,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라는 뜻도 담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워카는 실제로 낙점된 이름은 아니지만, 쏘카의 현재 서비스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쏘카 이름에 얽힌 이 같은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재 부산 지역에서 실제로 쏘카와 비슷한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아워카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이라고 하니 재미있는 일이다.

soca_800

쏘카는 ‘소셜 자동차’답게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이다. 쏘카는 최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바탕으로 ‘쏘카풀’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운전자와 동승을 원하는 카풀 친구가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자동차를 가진 운전자는 자신의 차를 등록해 쓰면 된다. 차 없이 쏘카를 이용하는 운전자도 쏘카풀을 활용할 수 있다. 동승을 원하는 이들은 쏘카풀 앱에서 원하는 경로와 가장 유사하게 운행하는 운전자를 찾기만 하면 된다. 차량의 소유 형태와 관계없이 출발지와 목적지, 동선에 따라서만 운전자와 동승자를 이어준다. 쏘카풀은 아직 실험적인 서비스다.

“도로에 보면 80%는 싱글 드라이버잖아요. 왜 모두가 차를 사야 하나. 하루에 2시간 밖에 안 타면서 차가 왜 필요하나. 쏘카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서비스입니다. 쏘카풀도 마찬가지고요. 아직 추가해야 할 기능도 많고, 의견 수렴 창구도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운전자는 돈 대신 주유권 등 기준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객은 무료로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쏘카풀의 매력이다. 쏘카는 아직 쏘카풀에 수익모델을 구현하지 않았다. 카풀 형태의 자동차 공유경제가 국내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 쏘카는 쏘카풀로 실험 중이다.

◼︎ 회사 이름∙서비스 이름 궁합이 ‘찹쌀~ 떡~’

앱포스터(apposter)

앱포스터는 응용프로그램(앱) 개발로 출발한 업체다. 앱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마치 벽에 포스터를 붙이는 것처럼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앱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다. 회사의 운명과 이름에 담긴 의미가 바뀐 것은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 어울리는 서비스를 고민하고부터다. 현재 앱포스터는 삼성전자 등이 개발한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시계 화면을 중점적으로 제작 중이다.

apposter_800

장경국 앱포스터 UX개발팀장은 “현재 서비스 중인 ‘미스터타임’ 브랜드도 앞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스마트워치의 시계 화면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처럼 꾸려나갈 계획”이라며 “사용자가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우리가 만드는 것을 돕는다는 의미로, 초기 앱포스터 이름에 담긴 의미와 맥락이 통한다”라고 설명했다.

미스터타임은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에서 쓸 수 있는 시계 화면 앱을 가리킨다. 100여개가 넘는 시계 화면이 미스터타임이라는 브랜드로 묶여 있다. 앱포스터는 앞으로 사용자가 직접 시계 화면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미스터타임을 제작 플랫폼처럼 꾸밀 예정이다. 2010년 여름 창업 당시 회사 이름에 첨가한 의미가 오늘날 미스터타임의 플랫폼 전략에도 담겨 있다.

비트패킹컴퍼니(Beatpacking Company)

미국 맨해튼에는 ‘미트패킹 디스트릭트’가 있다. 정육점이 즐비한 탓에 ‘고기를 포장한다’는 뜻을 가진 미트패킹이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거리다. 지금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낡은 붉은 벽돌 건물에 트렌디한 식당과 아기자기한 예술가의 상점이 들어섰다. 맨해튼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음은 당연지사. 서울과 비교해보면, 경리단길이나 연남동 정도가 아닐까.

sponsor-beatpacking

비트패킹컴퍼니는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서 작명 아이디어를 얻었다. 비트패킹컴퍼니는 현재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 서비스 ‘비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주형 비트패킹컴퍼니 이사는 “서비스 이름인 비트가 먼저 기획됐다”라고 설명했다.

“어둡고 낡은 느낌의 옛 동네가 지금은 미국 뉴욕에서 가장 핫한 장소가 됐다고 하더라고요. 서비스 이름인 비트를 먼저 기획한 다음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이름에서 힌트를 얻어 서비스 회사 이름을 만들었어요.” 고기를 포장하는 대신 음악을 포장해 제공하겠다는 의미도 업체 이름에 녹여낼 수 있었다.

리모택시(Limo Taxi)

리모택시는 현재 대중교통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택시 서비스다. 양성우 대표가 리모택시를 이끌고 있다.

“‘리무진’에 ‘모바일’을 더한 이름입니다. 리무진은 고급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을 뜻하고요. 모바일은 리모택시가 스마트폰의 앱으로 동작한다는 점을 상징합니다.”

리모택시라는 이름도 다양한 후보 중 하나이던 시절이 있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에는 ‘타모택시’도 있었다는 양성우 대표의 설명이다. 택시(Taxi)와 모바일을 함께 부른 이름이다. 택시를 주요 서비스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였지만, 리모택시에 우선순위를 내줘야 했다. 리모택시는 서비스 영역을 택시에만 묶어둘 생각이 없었던 탓이다.

limo_800

리모택시의 현재 계획은 택시기사를 위한 복지 강화다. 택시기사의 수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다는 의미다. 다음 계획은 승객이다. 승객이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는 동안 위치기반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연구 중이다. 택시를 넘어 다양한 형태의 운송 서비스 영역으로 리모택시가 진출하는 시기는 그다음이다.

양성우 대표는 “높은 품질을 보증하는 차량 운송과 관련된 전반적인 서비스를 모바일에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회사 이름을 리모택시로 정했다”라며 “배달이나 퀵서비스, 대리운전, 화물트럭 등 기존의 운송 서비스가 모바일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답변했다.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