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가 +
가 -

이르면 올해 말부터 오프라인 지점 없는 온라인 은행을 만날 수 있겠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올해 말까지 1~2개 인터넷전문은행을 시범적으로 인가해줄 계획이라고 6월18일 발표했다. 현행 금산분리 제도 하에서 시범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한 뒤 성과를 보고 내년 상반기 중에 본격적으로 핀테크 업체나 플랫폼 사업자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울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게 금융위가 세운 방침이다.

금융위원회 로고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오프라인 점포 없이 온라인으로만 사업을 벌이는 은행을 가리킨다.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2000년도부터 나타난 사업 모델이다. 국내에 이제서야 인터넷전문은행 바람이 부는 이유는 금산분리 규제 때문이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해야 한다는 규제 원칙이다. 재벌이라 불리는 대기업집단이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금융 소비자의 자본을 사금고처럼 이용할 수 없도록 견제해야 한다는 규제 목적이 은행법 등에 녹아들어 금산분리 규제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금산분리 규제 조항은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4%까지만 가질 수 있도록 못박은 은행법 제16조의2 제1항이다.

금산분리 규제가 금융시장 건전화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핀테크 시대에는 금산분리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던 터였다. 은행이 제공하던 각종 금융서비스를 IT기업이 제공하는 것이 핀테크의 핵심인데, 국내에서는 은행이 하던 사업을 IT기업이 엄두도 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꾸릴 경우에 한해 비금융회사도 은행 지분을 최대 50%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기업집단은 예외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61개 기업집단 가운데 금융사업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곳은 여전히 지분 보유 한도를 4%로 못박았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IT기업에는 문을 열되 대기업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조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은 최저 500억원만 있어도 세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한 최저자본금은 1000억원이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점포가 필요 없는 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고 시장 진입활성화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자본금 기준을 완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이 하는 모든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예·적금을 받거나 자금을 대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화를 취급해도 된다. 신용카드도 발급할 수 있고, 보험대리점으로 활약해도 된다. 채무 보증과 어음 인수, 지급 대행 등 부수적인 업무도 모두 할 수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신용카드업으로 허가받으려면 30개 이상 점포와 300명 이상 임직원이 있어야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없다는 특성을 고려해 이런 요건에서 예외로 인정한다.

일반 은행과 같은 사업을 벌이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도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는다. 다만 초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엄격한 바젤3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바젤1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유동성 규제도 특수은행 수준으로 완화한다.

금융회사가 전산 설비를 외부에 위탁하기 어려웠던 규제도 걷어낸다. IT기업이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초기 비용을 줄이고 인터넷전문은행을 세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계좌 개설시 반드시 금융회사 창구를 방문해 대면으로 실명을 확인받아야 했던 실명인증 제도도 개편한다. 영상통화나 신분증 사본을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본인확인 방식을 올해 12월 중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런 방안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오는 7월까지 마련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 개정을 시도하는 한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 후보를 뽑는다. 기존에 은행업 인가심사 기준을 기본으로 하되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성을 고려한다. △사업 계획의 혁신성 △주주 구성과 사업 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에 기여 가능성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이다. 또 해킹 등 전산사고에 대응할 체계를 갖췄는지, 유동성 문제가 생길 경우 자금을 공급할 계획을 대주주가 마련했는지 등도 함께 살핀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인가 매뉴얼은 7월초 발표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는 외부전문가가 모인 외부평가위원회가 맡는다.

네티즌의견(총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