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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이들용 안심 콘텐츠, 한데 모아 드려요”

2015.07.09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자주 주시지 않나요? 한 번씩 ‘이 앱은 아이에게 괜찮을까?’ ‘어떤 앱을 줘야 할까?’같은 고민도 해보셨죠? 구글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나 봅니다.

지난 5월26일 구글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를 통해 ‘구글플레이 패밀리’를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아니어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구글의 중요한 콘텐츠 전략임에는 분명합니다.

구글 플레이 패밀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가족이 함께 쓸 수 있는 앱과 콘텐츠를 묶어서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을 위한 앱들을 한자리에 모은 앱 장터라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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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것이 뽀로로, 디즈니 관련 콘텐츠죠. 구글플레이에는 이미 아이들용 콘텐츠가 꽤 많습니다. 어떻게 찾아서 볼 것이냐가 문제였죠. 현재 국내에서는 앱, 게임, 영화 등 3개 카테고리에서 가족용 콘텐츠를 묶어서 보여줍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게임, 영화 항목을 누르면 맨 위 카테고리에 ‘가족’이 뜹니다. 이 항목을 누르면 가족 콘텐츠를 모아서 볼 수 있습니다.

처음 구글 I/O에서 구글플레이 패밀리가 소개됐을 때는 그리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픈된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저도 그리 열심히 열어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단 이 스토어의 특징을 보면 나이에 따라 앱을 분류하고 패밀리 카테고리에 맞는 새 분류와 랭킹이 배열됩니다. 구글은 3세, 7세 12세, 17세, 18세 이상으로 앱을 나누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앱은 등급을 세분화하고 있고, 각 기준을 엄격하게 다룹니다. 유니스 킴 구글플레이 가족용 콘텐츠 매니저는 앱 심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주로 보는 것은 콘텐츠의 유해성입니다. 아이들이 볼 만한 콘텐츠인지 판단하고, 그에 딸린 결제나 광고 등도 심의를 합니다. 구글의 앱 광고에도 이미 오래 전부터 나이별 등급이 엄격하게 구분돼 있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대체로 앱 등록이 자유롭습니다. 일단 등록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스토어에서 삭제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용 앱은 엄격한 사전 심사를 한 뒤에 등록한다고 합니다.

“자격 요건이 꽤 까다롭긴 합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필요한 순간에 앱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 균형점을 잘 찾는 게 숙제입니다. 심사가 늘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사는 까다롭지만 등록되는 앱들은 모두 검증이 된 상태고, 이후에는 눈에 잘 띄도록 배치됩니다. 주제별로 배치되기도 하고, 캐릭터별로 구분되기도 한다. 구글 서비스인 만큼 다양한 검색으로 노출되도록 꾸며집니다. 그 효과에 대해서는 ‘뽀로로’와 ‘타요’를 만든 아이코닉스의 정동수 신규 사업본부 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뜻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동안 뽀로로와 타요를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구글플레이 패밀리 등록 이후 한 달만에 받은 성적표는 의외였습니다. 중동에서 터졌습니다.”

타요 앱을 배포했는데 전체 다운로드 숫자 가운데 터키가 19%, 사우디디아라비아가 14%, 이집트가 6%, 그리고 모로코, 아랍에미레이트, 알제리도 3%대 성적을 얻었다고 합니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온 거죠. 게다가 아이코닉스의 대표 상품인 뽀로로가 아니라 타요가 더 인기라니, 그것도 의외였습니다. 세계 시장이 받아들이는 결과는 예측불가인 셈이지요.

아이들을 위한 앱에 대한 수요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걸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정동수 이사는 “그간 해외 진출은 쉽지 않았는데 구글플레이는 또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합니다. 기존에는 콘텐츠를 틀어줄 방송사와 까다로운 협상을 해야 했고, 문화적 진입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튜브와 앱의 경우 그런 장벽이 없다고 합니다. 콘텐츠 자체가 언어에 대한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영문 콘텐츠만 배포해도 시장이 크기 때문에 저절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고 합니다.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팔리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게 팔리고 반복해서 시청하기 때문에 피드백에 대응하기도 한결 좋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에 구글플레이 패밀리는 아예 캐릭터 별로 묶어서 관련 콘텐츠를 모두 보여주는 판이 생겼는데, 그러면 영상부터 게임 그리고 앱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열립니다.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구글이 콘텐츠 소비의 흐름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콘텐츠 제공자들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정동수 이사는 “타요가 다운로드수로 새서미스트리트와 견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떠오르지 않나요? 잘 만든 콘텐츠를 국경없는 플랫폼에 태웠더니 세계 시장으로 퍼져나가더라는 것이지요.

각 나라의 법이나 등급 등에 걸리지는 않을까요? 일단 우리나라 기준만 봐도 법적으로는 18세를 기준으로 등급이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글 역시 이를 지키고 있고, 게임등급위원회를 비롯한 콘텐츠 심의를 거칩니다. 언어의 장벽은 구글이 직접 앱 소개나 간단한 텍스트 번역에 대해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아이들이 직접 기기와 계정을 갖는 것보다 부모의 안드로이드 기기를 활용하는 쪽으로 비춰진다는 점입니다. 유니스 킴은 구글 계정 자체가 13세 이상의 아이들부터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에 대해서는 부모들이 기기를 직접 주는 것보다 부모 소유의 기기를 아이에게 잠깐씩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앱 구매도 아이들이 직접 결정하기보다 부모들이 결정하죠. 마치 장난감 코너에서 엄마가 장난감을 결정하고 구매해주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봅니다.”

대신 아이들용 앱에 대해서는 결제 과정이 엄격합니다. 구글플레이 설정에서 암호를 묻지 않고 구매하도록 해도, 아이들용 앱에는 무조건 암호를 묻도록 돼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무분별하게 결제를 유도하는 앱 역시 미국의 어린이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COPPA)에 준해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스마트폰, 태블릿 그리고 앱은 어른들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개인용 콘텐츠도 아닙니다. 기존 책과 TV, 라디오로 전해지던 매체 콘텐츠들이 대체되는 가장 확실한 목적지입니다. 아이들에게 무턱대고 막을 수도 없고, 마냥 다 안겨줄 수도 없습니다. 부모들이 골라주는 것도 분명 한계가 있을 겁니다. 구글 플레이 패밀리는 좋은 콘텐츠를 선별하고, 유통하고, 함께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구글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쳤다는 증거인 셈입니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