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혁신 O2O, 어쩌면 착취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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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서비스가 봇물이다. ‘카카오택시’나 ‘배달의 민족’과 같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월세방을 찾도록 돕는 부동산 중개 서비스도 있고, 심지어 세탁이나 자동차 수리, 세차를 도와준다는 서비스도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앱)으로 나왔다. 오프라인 서비스인 택시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자와 연결해 주거나 배달 음식점 주문을 스마트폰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돕는 식이다.

원래 사용자는 배달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음식점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택시도 마찬가지다. 길가에서 손을 흔드는 것이 택시를 이용하는 첫 번째 과정이다. 이 중간에 기술과 업체가 끼어들었다. 전화 대신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라고 권유하고, 손을 흔드는 대신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라고 광고하라고 말한다.

카카오택시

카카오택시

“중계 서비스의 착취 우려”

기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이들 업체의 매출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택시와 사용자를 연결하고, 자동차 수리점과 사용자를 연계해주는 서비스 업체의 이익 얘기다. 중계 서비스 업체의 등장이 최종적으로 사용자와 기존 산업의 판매자에게 결국 비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종류의 산업은 필연적으로 판매자나 사용자의 경제구조에 기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기생하는 방식도 직접적이지 않은 방식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카카오톡’이 소비자에게 직접 돈을 내라고 요구하지 않았던 것처럼, 간접적인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과정이 곁들여지겠죠.”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 교수는 중계 서비스의 수익 구조를 기생에서 찾았다. 기존 산업의 판매업자 혹은 사용자로부터 매출을 발생시킴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 같은 서비스가 이제 막 퍼지기 시작하는 지금이 아니다. 추후 이와 같은 중계 서비스에 사용자의 의존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더 우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와 판매자가 만나는 통로를 지배하게 되는 상황이다. 사용자도 비효율임을 알고도 이용하게 되는 일종의 경로의존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광석 교수는 “이 같은 서비스가 경로의존성을 가지면서 마치 이용자가 무료 서비스를 쓰는 것처럼 유도해 수익을 꾀할 수 있다”라며 “이 같은 서비스들이 지금은 그 이익을 기존 산업의 판매자로부터 가져오는 듯 보이지만,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이들은 사용자들이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라고 덧붙였다.

“기술 발전에 따른 트렌드로 봐야”

착취의 문제, 노동의 문제 등 다양한 우려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관련 IT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계 서비스의 등장과 의미에 대해 긍정적이다. 스마트폰 확산과 기술 발달에 따른 자연스럽게 등장한 새로운 서비스라는 의견이다.

IT 업계 관계자 ㄱ은 “불필요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되는 산업이라기보다는 모바일 기기가 생활 깊이 들어왔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업 영역이 나오는 과정에서 탄생한 서비스”라며 “비용과 수익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근 수수료 논란으로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배달 앱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 의견이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음식 자영업자의 전단지 광고를 대체하기 위한 플랫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판매자와 사용자의 비용을 높이는 서비스라는 낙인이 억울하다는 하소연이다.

성호경 우아한 형제들 마케팅팀장은 “배달의민족은 기존 전통적인 광고기법을 대체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고, 배달의민족 서비스에 가입한 점주들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이는 다른 중계 서비스의 목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울트라콜과 파워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 내부에 광고를 실어주는 상품으로, 한 달 단위로 비용을 낸다. 광고에 대한 비용은 전통적인 광고 기법인 ‘전단지’도 마찬가지다. 전단지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과 인력, 시간을 앱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배달의민족의 의미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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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공개한 우버 파트너 운전자와 택시 운전자의 시간당 수익 비교표

“중계 서비스, 새로운 노동 질서가 필요해”

중계 서비스가 사용자와 판매자의 경제 구조에 기생하지 않으려면, 판매자의 판매 횟수를 늘리면 된다. 더 많은 사용자와 접촉할 수 있도록 도와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하루 10번 승객을 태우던 택시기사가 택시 중계 앱을 이용해 하루 15번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말이다.

강정수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션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등장한 중계 서비스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봤다.

“예를 들어 택시나 리무진 운전자가 이 같은 중계 서비스가 등장한 이후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느냐를 보면 되거든요. 미국 유사 택시 서비스 우버는 실제로 우버 운전자가 기존 택시 기사와 비교해 돈을 더 벌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어요. 중계 서비스의 의미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만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죠.”

실제로 우버는 서비스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 2014년 10월 우버 파트너 운전자가 기존 택시 운전자와 비교해 더 많은 돈을 번다는 내용을 담은 통계를 공개했다. 당시 우버 자료를 따르면, 우버 파트너 운전자는 미국 보스턴과 시카고 등에서 기존 택시 운전자와 비교해 시간당 4~7달러 정도를 더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 서비스와 사용자가 만날 때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낮췄다는 풀이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강정수 박사는 중계 서비스 산업이 확장할수록 노동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우버 파트너 운전자에 대한 사용자의 좋은 평가는 파트너 운전자 소유가 아니다. 우버의 자산이다. 우버는 파트너 운전자가 노동으로 얻는 긍정적인 평가를 동력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지만, 노동자인 운전자는 그렇지 않은 상황에 빠질 우려가 있다.

강정수 연구원은 “서비스의 평가를 소유하는 주체가 노동의 결과물이 돼야 하는데, 이 평가가 중계 서비스 업체의 몫이 되면 노동자는 정당한 대우를 받기 어려워진다”라며 “서비스의 종속성이 심해질수록, 중계자 역할만 하고 고용자의 역할은 하지 않는 서비스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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