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애플워치 2주차, 아이폰 사용 습관이 바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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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가 국내에 나온 지도 2주가 됐습니다. 저도 이제 애플워치가 손에 익어가고 있습니다. 2주가량 분위기를 보니 제법 애플워치가 눈에 많이 띕니다. 주변에서 아직도 거의 매일 누군가는 애플워치를 삽니다. 매장에 원하는 제품이 항상 쌓여 있는 건 아니지만 제품을 그리 오래 기다리지는 않아도 되더군요. 미국, 일본 등 판매량이 두드러지는 국가들이 공급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급과 수요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아가는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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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애플워치의 판매량

그러고 보니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뉴스도 나오더군요. 판매량이 90%나 떨어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90%라는 숫자는 매우 자극적이지만, 따져보면 하루 20만개씩 팔리던 물건이 1~2만개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겁니다. 시계로서는 그렇게까지 놀랄 일은 아닙니다.

애플워치가 20만개 팔리던 건 출시 초기 기대 수요였을 뿐입니다. 그 추세가 이어진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겠죠. 지금은 오히려 애플워치가 안정세에 들어가면서도 하루에 1~2만개나 팔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것도 필수품도 아니면서 결코 싸지도 않은 시계가 말이지요.

세계에서 시계를 가장 많이 파는 스와치그룹이 1년에 1천만개 정도 파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일 단위로 나누면 하루에 2만7천개 정도 됩니다. 이 정도만 해도 시계 시장에 갓 뛰어든 새내기가 낸 성적표로는 놀라운 숫자입니다. 스위스 시계 산업은 크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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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말 그대로 사용 경험의 변화

첫 주에는 시계라는 관점으로 살펴봤으니, 이번에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관점으로 애플워치를 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애플워치의 기능적인 면에 기대하시는 부분이 크겠지만, 애플워치는 없던 기능을 새로 만든 건 없습니다. 기능적인 변화보다 UX의 변화가 만들어주는 습관의 변화가 끼치는 영향이 더 큽니다. 네, 여전히 애플워치가 없어도 못 할 건 없습니다. 하지만 시계가 추가로 있으면 생활의 적지 않은 부분들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이 느낌이 말로는 잘 전달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 생각의 연장이겠죠.

일단 애플워치는 입력이 제한적인 제품입니다. 애플워치의 입력장치는 용두와 터치, 그리고 마이크가 있습니다. 용두 아래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버튼은 친구 목록을 보는 것으로 한정됩니다. 용두는 iOS 기기의 홈버튼과 어느 정도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앱 목록과 시계를 오갑니다. 용두를 돌리는 건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확대·축소해야 할 때입니다. 화면은 터치와 쓸어넘기기로 작동하는데 그 규칙은 iOS와 똑같습니다.

화면 위에 빨간 점이 보이면 알림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화면 위에 빨간 점이 보이면 알림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2주간 애플워치를 쓰면서 가장 많이 쓰게 됐던 부분은 알림센터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아이폰으로 온 메시지, 애플워치가 제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해줍니다. 시계 위에 빨간 점이 하나 찍히는데 이게 뭔가 할 말이 있다는 신호입니다. 애플워치의 리니어 모터가 톡톡 두드려주는 ‘탭틱’은 진동이 주는 불쾌감을 덜어줬는데, 알림이 많이 와도 책상 위에서 스마트폰이 드르륵거리는 불편함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이 알림도 아이폰이 잠겨 있을 때는 애플워치로만 전해주고, 한참 확인하지 않으면 그제서야 아이폰으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이폰을 쓰고 있을 때는 아이폰으로만 보내고 애플워치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런 세세함도 애플워치가 주는 잔재미 중 하나입니다.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밀면 iOS의 제어센터처럼 화면이 하나 올라옵니다. 애플이 ‘한눈에 보기’라고 부르는 겁니다. ‘글랜스 뷰'(glance view)라고도 하죠. 이 화면에서는 운동량, 심장박동 같은 정보, 그리고 날씨, 캘린더도 뜹니다. 음악을 제어할 수도 있습니다. 앱들이 이 화면에 접근할 수도 있습니다. 이 애플워치 제어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기본적인 애플워치 사용법은 그렇게 별나지 않습니다.

'한눈에 보기'에서 볼 수 있는 앱 내용입니다. 앱들도 이 부분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서 볼 수 있는 앱 내용입니다. 앱들도 이 부분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아참, 입력 방법으로 ‘포스터치’도 있습니다. 이건 툭 하고 두드리는 정도가 아니라 화면을 꾹 누르는 것을 인지하는 입력 방법입니다. 새 맥북에는 이미 적용돼 있는 기술인데, 애플워치가 더 먼저 이 기술을 쓰긴 했습니다. 실제 압력을 인지하는 건 아니고 정전식 터치스크린이 두드리는 것과 깊게 누르는 것의 입력 패턴을 읽어들입니다. 그런데 이게 꽤 정확합니다. 그리고 포스터치는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앱 곳곳에서 역할을 합니다. 알림센터에서는 길게 눌러 알림을 싹 지울 수 있습니다. 날씨 정보를 새로 고치고 길안내를 종료하는 등 부가적인 메뉴는 포스터치를 씁니다. 앱을 처음 띄운다면 꼭 포스터치로 꾹 눌러보세요.

킬러는 앱보다 시계 그 자체

애플워치 앱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이미 3천개가 넘는 앱이 애플워치용으로 나와 있습니다. 애플워치 앱은 따로 앱스토어가 운영되는 건 아닙니다. 아이폰 앱 속에 애플워치의 요소를 넣어서 배포하는 방식입니다. 애플워치에 띄울 앱은 아이폰의 ‘애플워치’ 앱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앱에 따라 한눈에 보기 화면에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용두를 누르면 앱 목록이 뜹니다. 애플은 아이폰에 있던 각각의 기능들을 쪼개서 앱으로 늘어 놓았습니다. 기능별로 쪼개 놓은 접근은 이런 작은 화면 기기에서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전화, 타이머, 메시지, 날씨, 리모트같은 앱들이죠. 곧장 필요한 기능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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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앱에 생각처럼 손이 많이 가진 않았습니다. 이건 사용 패턴 때문일 텐데요. 저 같은 경우는 아이폰 대신 시계로 뭘 제어해야 하는 사례는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시계로 알림 메시지를 받아 보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애플워치가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경우에는 뭘 찾아서 봐야 하는 경우는 아이폰, 그에 대한 피드백은 애플워치를 씁니다. ‘이건 애플워치로 꼭 해야 해!’라는 킬러 앱이 아니라 애플워치로 알림센터를 분리한 것만으로도 다른 경험을 주는 겁니다.

그런데 한 주가 더 지나니 다른 생각도 듭니다. 이 이야기는 스마트폰에서 항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었는데, 애플워치를 쓰다보니 의외로 스마트폰과 떨어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럴때도 어쨌든 애플워치는 내가 아이폰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게 해줍니다. 저는 잠 드는 순간까지 아이폰을 손에서 잘 놓지 않는 습관이 들었는데 아이폰을 조금씩 더 손에서 놓고 있습니다. 이게 요즘 저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제가 느끼는 몇 가지 변화를 예로 들자면 차에 탈 때 굳이 아이폰을 찾아서 잘 보이는 차량용 거치대에 꽂지 않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길을 걸을 때 아이폰을 꼭 들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백팩에 넣어 두어도 그리 거슬리지 않습니다. 습관이 바뀌고 있는 거죠. 그 이야기를 좀 풀어볼까요.

운전할 때 저는 시리를 자주 쓰는 편입니다. 시리를 불러서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간단한 일들을 처리했는데 그것 역시 스마트폰을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차 안에 어디엔가 아이폰이 있기만 하면 됩니다. 애플워치로 음성통화를 하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입니다. 그냥 운전하면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스피커로 들리는 상대방 목소리가 너무 작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들리는 범위는 딱 저 스스로에게 한정이 됩니다. 묘할 정도로 주변 사람에게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도 주변에 누가 있으면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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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폰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이미 애플워치를 쓰셨던 분들이 많이 말씀하셨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됐습니다. 오히려 메시지를 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폰을 더 많이 썼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아이폰을 더 많이도, 적게도 쓸 수 있다는 얘기죠.

스마트폰 습관 내려놓을 수 있을까

애플워치를 좀 더 열심히 써보자고 생각하니 변화는 확실했습니다. 길을 걸을 때나 지하철을 탈 때도 스마트폰을 놓을 수 있다는 게 참 생각보다 낯선 일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외투를 입지 않는 여름에는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으니 아이폰을 손에서 놓기 더 어렵습니다. 그렇게 벌써 6년째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아이폰은 가방에 넣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아이패드나 책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 연결성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전화가 오면 시계로 누구인지 보고 이어폰으로 통화합니다. 아이패드의 연결성을 더하면 더 완벽히 스마트폰을 놓을 수 있습니다. 이게 글로 써놓고 나니 좀 호들갑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는데, 새삼스레 아이폰을 얼마나 손에 많이 쥐고 있었던가 하는 생각은 꽤 충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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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났던 어떤 분은 사람들을 만나도 습관적으로 아이폰을 쳐다보는 습관이 줄었다고 합니다. 대체로 이야기 중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이 썩 좋은 예절이 아니라고 인식되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고칠 수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 말씀을 하시면서 자꾸 시계를 흘끔흘끔 보시는 걸 보니 그것도 마냥 해결책은 아니더군요. 시계를 본다는 건 ‘나 이제 가야 해’라는 제스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것도 익숙해지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습관이 바뀌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폰을 덜 쓴다거나 더 멀리하게 된 것도 아니긴 합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스마트폰 사용량은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이폰을 손에서 더 내려놓을 수 있다는 약간은 역설적인 경험을 겪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쓰는 방법이 바뀌는 거죠. 그리고 그 변화는 꽤 흥미롭습니다. 남은 건 이걸 얼마나 오래 찰 수 있느냐는 지속성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갖고 있던 다른 시계들에 별로 눈이 잘 안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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