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만든 시계, ‘애플워치’가 지난 6월26일 국내에도 출시됐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가장 개인적인 기기’라고 설명한다. 너무 개인적인 기기이기 때문에 손에 들고 다니거나 주머니에 넣는 대신 손목에 차는 제품이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어떤 의미인지는 써 본 이들만 알게 될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건,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기존 모바일 기기와 비교해 사람의 피부에 더 가까운 제품임이라는 점이다.

제품이 국내 출시된 덕분에 여기저기서 애플워치에 관한 평가가 뒤따른다.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워치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이라는 평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혁신한 것처럼, 아이패드로 태블릿PC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이번에도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의 표정을 바꿀 것이라 말하는 이들이다. 도대체 어떤 제품이기에 여러 평가가 쏟아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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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당신의 손목에 ‘예쁜 시계’를

애플은 한 가지 제품을 낼 때 그리 많지 않은 선택지를 준비하는 업체로 유명하다. 아이폰은 똑 같은 몸체에 내부 저장용량만 선택할 수 있었다. ‘아이폰5S’나 ‘아이폰5C’,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등 몇 가지 제한적인 선택지를 마련하고, 사용자가 고를 수 있도록 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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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는 매우 다양한 제품군으로 이루어졌다. 애플이 그동안 물건을 어떻게 구성해 팔아왔는지를 떠올려보면 놀랄만한 일이다. 여기서 애플이 애플워치를 설명할 때 말한 가장 개인적인 기기라는 문장을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또 하나의 모바일 기기가 아닌, ‘예쁜 시계’로 포장하려는 전략인 듯하다.

▲애플워치는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몸체와 시계줄로 구성됐다.

▲애플워치는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몸체와 시계줄로 구성됐다.

사람들은 기호가 모두 다르다. 손목 굵기가 다르고, 선호하는 제품의 질감과 촉감도 다르다. 애플이 애플워치 몸체를 만드는 데 알루미늄과 스테인레스 스틸, 18K 금을 활용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시계 몸체 크기를 42mm와 38mm로 나눈 것도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손목 모양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시계 몸체의 소재뿐만이 아니다. 애플워치를 고를 때는 시계줄도 중요한 선택지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시계줄의 종류는 스포츠와 가죽, 금속으로 만들어진 총 6가지 제품이다. 스포츠 밴드는 다양한 색깔로 출시됐다다. 시계 몸체와 크기를 고르고, 시계줄까지 고르면 자신의 스타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애플워치를 손에 쥘 수 있다. 애플워치가 출시된 직후 서드파티 액세서리 제작 업체에서는 벌써 개성적인 애플워치용 시계줄 제작에 돌입했다. 시계 몸체와 시계줄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애플워치의 표정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애플워치 에디션

▲애플워치 에디션

감성 두드리는 포스터치와 디지털 용두

애플 제품은 사용자의 감성을 건드린다고 말들을 많이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제품 안팎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적인 부분이다. 애플워치에는 애플의 감성 전략이 극대화됐다. ‘포스터치’ 기술과 ‘디지털 용두’가 대표 사례다.

포스터치는 발전된 형태의 진동 모듈을 말한다. 과거 피처폰이나 오늘날 스마트폰 속에는 진동 알림을 위한 진동 모터가 탑재돼 있다. 일부 제품은 진동 패턴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부웅’ 하고 크게 떨리는 것이 일반적인 진동 방식이다. 애플워치는 좀 다르다. 포스터치는 무조건 크게 떨리는 대신 알림의 종류와 상황에 맞게 울린다. 카카오톡 등 문자메시지가 오면 마치 사용자의 팔을 애플워치가 ‘톡톡’ 두드리는 것처럼 울리고, 다른 애플워치 사용자와 심장박동을 주고받을 때면, 상대방의 심장이 어떻게 뛰고 있는지를 진동으로 표현해 준다.

스마트폰은 손에 들고 다니거나 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화면이 큰 제품을 쓰는 이들 중에서는 가방에 넣고 다니는 이들도 많다. 반대로 스마트워치는 하루 중 오랜 시간 동안 사용자의 손목 피부 위에 위치한다. 벗어놓고 다니지 않는 이상 피부와의 접촉, 즉 촉각은 스마트워치가 사용자와 대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인 셈이다.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는 기존 진동 모터의 단순한 ‘떨림’을 감성을 자극하는 잔잔한 ‘울림’으로 바꾸려는 것이 애플이 포스터치로 구현하려는 목표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디지털 용두

▲디지털 용두

애플워치 몸체 오른쪽에 자리 잡은 디지털 용두에도 애플의 감성 전략이 녹아 있다. 스마트워치 등장 이전, 보통 손목시계에는 용두(크라운)가 있다. 시간을 조작하거나 날짜 판을 돌리는 것이 옛 시계에 있는 용두의 본래 목적이다.

애플워치의 디지털 용두는 화면을 확대하거나 메뉴를 선택하는 데 쓰인다. 용두를 누르면 홈 화면으로 가는 홈버튼 역할도 한다. 본연의 목적은 달라졌지만, 모양은 같다. 용두라는 이름도 그대로 물려 받았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디자인할 때 사용자들이 기존 시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옛 아날로그 시계가 남긴 유산이 용두라면, 애플워치가 그를 기술의 관점에서 물려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디지털 용두는 애플워치가 전자제품이 아닌 시계로 보이도록 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조작의 편리함을 더했다는 기능적인 측면은 덤이다.

▲애플워치 뒷면의 심박센서

▲애플워치 뒷면의 심박센서

▲애플워치

▲애플워치

칩은 ‘S1’, 무게는 25g, 화면은 1.32인치

애플워치 속에 들어가 심장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에는 ‘S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내부 저장장치가 모두 포함된 형태의 부품이다. 성능은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신 스마트폰과 비교해 부족한 수준이다. ‘아이폰4S’에 탑재된 애플 ‘A5’ 칩과 비슷한 성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으로 애플이 제2, 제3의 애플워치를 개발하면서 꾸준히 업그레이드 될 부품이기도 하다.

무게는 매우 가볍다. 작은 모델인 38mm 중 알루미늄 제품인 애플워치 스포츠를 기준으로 25g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기어S’는 가벼운 제품이 67g, LG전자의 ‘LG워치 어베인’은 66g 정도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애플워치가 얼마나 가볍게 설계됐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애플워치 중 가장 무거운 제품은 69g이다. 손목에 차는 시계라는 점 때문에, 화면 크기는 1.32인치에 불과하다. 42mm 제품도 1.5인치다. 해상도는 각각 340×272, 390×312이다.

애플워치의 내부 저장공간의 용량은 2GB다. 이 공간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음악 파일을 넣어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음악파일 자체 재생은 아이폰이 없어도 애플워치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된 기능 중 하나다. 애플워치 몸체 왼쪽에 마련된 스피커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로 할 수 있는 일은 시간 확인과 스톱워치, 세계시간 등 기본적인 시계 기능이다. GPS 장치를 이용해 사용자 위치에 따라 알맞은 시간을 자동으로 표기해 준다. 또, 애플워치에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는 ‘활동’ 응용프로그램(앱)도 아이폰 없이 홀로 쓸 수 있다. 사용자가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는 것을 활동 앱이 모니터링하다가 아이폰과 연결되면 데이터를 연동하는 방식이다.

애플의 전자결제 기술인 ‘애플페이’도 애플워치로 사용할 수 있다. 상점에서 애플페이 결제 전용 단말기에 손목을 갖다 대는 것으로 물건값을 치를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도 애플페이가 서비스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때문에 국내 사용자는 애플워치의 애플페이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 이밖에 ‘아이메시지’나 ‘애플지도’, ‘시리’ 등도 애플워치에서 홀로 동작한다.

▲음악을 재생 중인 애플워치

▲음악을 재생 중인 애플워치

▲애플워치의 다양한 기능

▲애플워치의 다양한 기능

시계가 삶을 어떻게 바꿀까

애플워치는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내놨을 때, 스마트폰 덕분에 사용자들의 삶이 변화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애플워치도 앞으로 사용자의 삶을 바꾸게 될까? 첫 번째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그렇다면, 무엇을 바꾸게 될까? 이제 막 출발점에 선 제품의 미래를 내다보기는 어렵지만, 현재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돌아보는 일은 지금도 할 수 있다.

애플워치 출시와 동시에 국내 ‘카카오톡’과 ‘라인’이 애플워치용 앱을 내놨다. 아이폰으로 도착한 메시지 알림을 시계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스마트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였던 메시지 서비스는 애플워치에서도 중요한 서비스로 기능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위챗’이나 연락처 서비스 ‘어댑트’ 등도 애플워치용 앱을 내놨다. 메시지 기능만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스마트폰의 필수 앱이 됐다. 손목에서도 소통은 중요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애플워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활동, 몸 상태를 기록하는 일은 아이폰이 아닌 애플워치에서만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능이다. 애플워치 몸체 뒷면에서는 사용자의 손목에서 심장박동을 잡아내는 센서가 부착돼 있다.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해 이동한 경로를 표시하거나 얼마나 운동을 오래 했는지 기록하는 일도 애플워치 몫이다. 사용자의 활동 기록은 고스란히 아이폰에 연동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기능은 사용자가 일어서서 운동해야 할 시간을 애플워치가 알려준다는 것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애플워치는 사용자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권고한다. 낮아서 일하는 이들이 많아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현대인을 위한 애플워치의 깜찍한 배려이다. ‘나이키 플러스 러닝’ 앱을 쓰면 달리기 운동을 한 거리와 경로, 최근 어떻게 운동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애플워치에 기록할 수 있다. ‘런타스틱’이나 ‘런키퍼’ 등 이미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다양한 피트니스 전문 앱도 애플워치 지원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업무 시간의 연장을 가져왔다고 한탄하는 이들도 적잖다. 애플워치도 앞으로는 업무 영역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에버노트’ 등 업무용 앱을 활용해 간단한 기록용으로 쓰거나 애플의 ‘페이지’ 등을 원격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작이다. 앞으로는 업무와 생산성 영역에서 애플워치의 역할이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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