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팟 터치’를 새로 출시했다. 애플은 아이팟에 따로 세대 표기를 안 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아이팟 터치’지만 세대를 구분하자면 6세대 아이팟 터치가 된다.

새 아이팟 터치 디자인은 이전 5세대와 거의 같다. 여러가지 색을 입힌 산화 알루미늄 케이스에 1136×640픽셀 해상도를 내는 4인치 디스플레이를 쓴다. 아이팟을 손목에 걸 수 있는 루프 고리는 사라졌다.

ipod_touch_1

하지만 속은 완전히 달라졌다. 3년 만에 신제품이 나온 덕에 새 아이팟 터치는 극적인 성능 향상을 누리게 됐다. 애플은 새 아이팟이 CPU 성능은 6배, GPU 성능은 10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더 읽어보세요!

새 아이팟은 A8 프로세서를 쓴다. 이 칩은 ‘아이폰6’에 들어간 것과 같다. 센서를 제어하는 M8 칩도 품었다. 5세대 아이팟 터치에는 A5 프로세서를 썼는데, 이때는 주력 제품에 A6 칩이 들어가던 때였다. 애플은 주로 아이팟 터치에는 한 세대 아래 프로세서로 차별점을 두는데 이번에는 현 세대 프로세서를 넣기로 했다.

카메라도 800만화소로 올렸다. 이전 세대는 500만화소였다. 카메라 센서까지 아이폰6와 완전히 같은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이만하면 아이폰과 비교해도 통신과 화면 외의 경험 차이는 크지 않다.

애플은 제품간 간섭에 예민하고, 운영체제가 프로세서에 따라 성능 차이가 극적으로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전 세대 칩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아이팟 터치가 그랬다. 이번에는 화면 크기와 통신 정도로 충분히 아이팟이 아이폰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 듯하다.

ipod_touch_2

무엇보다 애플이 ‘아이팟’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 아이팟 터치의 세대 교체는 꼭 필요했다. 아이팟 터치 5세대는 A5 프로세서를 쓴다. 이 계열의 프로세서는 애플에서 가장 장수하는 것으로, ‘아이폰4S’에 들어갔다. 그래픽 성능을 높인 A5X 칩은 ‘아이패드2’, ‘아이패드 미니’에도 쓰인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강조하는 64비트, 메탈같은 기능들은 구현하지 못한다. 아이팟을 버릴 것이 아니었다면 최소 A7 이상의 프로세서는 필요했고, 애플은 A8을 선택했다.

애플이 새 아이팟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역시 애플이 콘텐츠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애플은 최근 홈페이지에서 ‘아이팟’ 탭을 없애고 대신 ‘뮤직’ 탭으로 바꿨다. 우리나라에서는 안 되긴 하지만 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뮤직’으로 애플의 온라인 음악 서비스는 거의 완성됐다. 음악 뿐 아니라 라디오나 일부 방송도 온라인의 의존도는 높아진다. 팟캐스트는 올해 10년을 맞았다. 그 사이 15억명이 구독했고, 180억건 이상의 콘텐츠가 재생된 미디어 플랫폼이다. 보고 듣는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iPodFamily-NewColors-PR-PRINT

애플로서도 콘텐츠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꼭 음악 서비스를 아이폰, 아이패드로만 가져갈 필요는 없다. 모두가 아이폰, 그리고 휴대폰을 쓸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나, 플래시 메모리에 의존하는 아이팟 클래식, ‘아이팟 나노’는 둘째 치더라도 자체적으로 무선랜에 접속해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콘텐츠 재생용 기기는 아직 필요하다. 그 재생기로서의 ‘아이팟’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크고, 6세대 아이팟 터치는 그에 부응하는 성능도 갖췄다.

아이팟 터치는 16GB, 32GB, 64GB에 128GB까지 더해 모두 4종류로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27만9천원, 32만9천원, 38만9천원, 49만9천원이다. 애플은 아이팟 터치 외에도 아이팟 나노, 아이팟 셔플을 판매중이고, 휠 방식의 아이팟 클래식은 지난해 단종됐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