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좀 쓰는 사람들이 쓴 컬럼을 읽을때면 그저 대단하다는 생각뿐이다. 평범한 소재에 촌철살인의 표현력을 덧붙여 하나의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재주는 보통 사람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언론인 고종석씨도 자신만의 멋이 담긴 글을 쓰는 사람중 한명이다. 그의 글은 중립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가급적 정체된 표현를 갖고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가끔씩은 현학적인 문장이 목에 걸릴때도 있지만 꽉 찬 느낌의 그의 글은 읽는이로 하여금 단어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신성동맹과 함께살기>는 2006년 9월 출간된 고종석씨의 칼럼 모음집이다.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독일 월드컵이 끝난 바로 직후까지의 사안들을 다루고 있는데, 극우와 좌파 그리고 소위 개혁세력에 대한 고종석씨의 시각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하나하나의 글마다 고종석 특유의 글쓰기 스타일이 스며들어 있음은 물론이다. 개인적으론 참여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들이 인상적이었다.
고종석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유주의자다. 한나라당은 무지 싫어하는 것 같고 민주노동당은 미워하지는 않으나 동참하고 싶지는 않은 상대로 여기는 모습이다.
범여권에 비판적 지지 입장인 것을 보면 정치적인 성향은 중도보수쯤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참여 정부에 대한 그의 비판은 더욱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요즘 이슈가 떳다하면 블로고스피어도 뜨겁다. 아프간 피랍, 디워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런 논란에서 중간지대가 들어설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사안 자체가 옭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으니 결론 또한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냥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맞고 틀림이나 옭고 그름이 분명하지 않은 사안을 갖고 벌이는 온라인상에서의 논쟁은 자칫하면 합리성과 생산성이 배제될 소지가 다분하다. ‘목소리 큰놈이 이긴다’는 말은 괜히 나온게 아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디워 논란을 보시라. 디워 논란에 ‘니말도 맞고 네말도 맞다’고한 황희 정승의 말씀은 들어설 자리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개인적으로 나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벌어지는 많은 논쟁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편이다. 그것이 다소 왜곡되고 가끔은 독설로 도배가 된다고 해서 논쟁 자체가 가진 의미를 깍아내리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서도 나는 블로거들이 대립각이 첨예한 이슈에 대한 글을 쓸때는 한템포 죽이고 들어가는 수사학을 구사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면 고종석식 글쓰기처럼 말이다. 나는 고종석씨의 매니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준만이나 김규항씨처럼 직설적이고 시원시원하게 쓰는 글을 좋아한다.
그러나 민간한 사안을 놓고 온라인에서 논쟁을 벌이는 용도라면 정제된 글쓰기를 하는 고종석식 스타일도 괜찮은 것 같다. 양비론자가 되라는게 아니라 감정적인 표현은 가급적 자제하면서 글을 쓰자는 얘기다. 앞뒤가 맞는 얘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가 보기에 고종석씨는 ‘합리적 관찰자형’이다. 날이선 논란으로 후끈 달아오른 블로고스피어에서 ‘합리적 관찰자’의 존재는 보다 생산적 논쟁을 가능케 하는 촉매같은 존재다. 유시민이나 전여옥씨보다는 고종석씨 같은 성향이 온라인 토론에는 어울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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