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카, “성장 배경? ‘리모트’와 ‘블로그 문화’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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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각자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지곤 한다. 대부분 적은 인원으로 시작하기에 의사소통도 자유로운 편이고, 새로운 시도를 쉽게 도입할 수 있다. 스포카는 ‘리모트’와 ‘기업 블로그’를 통해 특색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있다. 최근 잡플래닛 조사에서 스포카는 ‘중소·중견기업 중에 일하기 좋은 기업 5위’로 뽑히기도 했다. 김재석 스포카 공동설립자 겸 CTO에게 스포카 기업문화와 그 시행착오를 들어보았다.

리모트란 한국말로 ‘원격근무’을 뜻한다. 재택근무와 비슷하지만 집이라는 장소에 외에 다양한 공간에서 근무하는 방식이다. 원격근무 진행 방식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김재석 스포카 CTO는 “과거 재택근무는 마치 ‘복지’와 같은 개념으로 좀 더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라며 “스포카가 도입한 리모트는 복지라기보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규칙 조율해 업무 생산성 높이고자 마련한 원격근무

스포카가 도입한 리모트가 무엇인지 알려면 먼저 스포카의 주요 제품을 살펴봐야 한다. 스포카는 ‘도도포인트’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도포인트는 도장을 찍어주는 멤버십 카드를 태블릿으로 전환한 서비스다. 고객은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도장이나 쿠폰 등을 적립할 수 있다. 매장은 적립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방문한 고객 수, 성비, 연령 비교, 총 적립액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매장은 특정 고객에게 쿠폰 문자나 매장 소식을 전달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같은 서비스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고객에게 적용한 모습이다.

스포카는 서비스 특성상 외근을 자주하는 영업사원이 많았다. 부산이나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었다. 초기 사무실 환경도 좋지 않았다. 스포카는 이런 환경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리모트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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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가 리모트를 도입한 이유(사진 : 스포카 기술 블로그)

원격근무 또는 재택근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개념이다. 스포카의 리모트는 도입하는 방법이 특이하다. 스포카는 단순히 “원격근무를 하자”라고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포카는 ‘메타규칙’이라고 불리는 세부 규칙을 만들어 1주일마다 원격근무에 대한 규칙을 바꾸고 있다. 가령 원격근무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이후 ‘각 직원들은 일주일에 하루만 원격근무를 경험한다’라는 규칙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다음주엔 ‘하루가 괜찮으니 이틀을 시도해보자’라는 규칙이 생긴다. 팀원들은 그 이틀 중 몇 시간 동안 원격근무를 도입할지 검토한다. 가령 16시간 내내 원격근무를 할지 오전 혹은 오후만 원격근무를 할지 매주 체험해보며 가장 좋은 방법을 찾는다. 이때 세부 규칙은 각 팀 단위로 적용되는데, 팀원 전원이 동의해야만 최종 규칙이 된다.

“규칙이 계속 바뀌는 것이 나쁜 게 아니거든요. 그래도 어떤 직원은 ‘리모트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규칙이 계속 변하는가?’라고 거부감을 가질 수 있어요. 저희는 리모트가 가진 장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리모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세부 규칙에 대한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에게 규칙은 계속 변화하면서 진화하는 게 맞다는 걸 강조했죠. 초창기는 1~2주마다 계속 규칙이 변했고요. 지금은 안정적인 체계로 자리잡아 규칙이 많이 바뀌진 않아요. 모두가 동의하는 규칙을 만들면서 리모트 자체에 대한 만족도도 점점 높아졌습니다.”

관리직은 원격근무의 장점을 알아도 도입을 꺼려할 수 있다. 부작용 때문이다. 가령 ‘외근하는 동안 딴짓을 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김재석 CTO는 “일단 리모트를 악용할 팀원이 없다는 믿음 아래 리모트를 도입했다”라며 “업무 시스템을 측정 가능하도록 만들어 업무 생산성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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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스포카 공동설립자 겸 CTO

스포카는 측정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위해 깃허브, 슬랙, 지라 같은 협업 도구를 이용했다. 직원들은 협업 도구들로 기록을 철저히 하면서 업무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기록 내용은 아주 자세한 내용을 담는다. 예를 들어 ‘○○에게 e메일을 보냈다’, ‘A에게 답변을 받았다’, ‘개발을 위한 자료 조사 중’ 같은 식이다. 이 내용은 직원별로 볼 수 있다. e메일 내용이 어떤 것이었는지, 자료 조사는 어떤 것을 했는지도 상세히 기록되고 있다.

김재석 CTO는 “처음에는 기록을 습관화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라며 “기록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기존 협업도구를 스포카 환경에 맞게 재개발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포카는 채팅도구에 일본어 번역기를 붙여 일본어와 한국어를 모르는 직원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리모트를 도입하며 스포카엔 보고 문화가 없어졌다. 정보가 모든 팀원을 상대로 투명하게 공유되기 때문이다. 김재석 CTO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해외 진출하는 과정에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라며 “해외 지사 혹은 본사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차별 없이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카가 리모트를 도입한지 1년여가 지났다. 그 동안 직원은 2배 정도 늘었음에도 리모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재석 CTO는 “앞으로 인원이 더 많아져도 여러 장애물들을 고쳐나가며 리모트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여주기식 블로그가 아닌 소통의 기술 블로그

기업블로그는 IT 업계에서 종종 도입하는 제도다. 각 기업이 쓰는 기술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고 기술 개발 노하우를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개발자가 기업 블로그 글을 참고한다. 어떤 기업은 정책적으로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하다. 스포카는 조금 다르다. 김재석 CTO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블로그를 만들지 않았다”라며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 만든 자료를 블로그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홍보 등 누군가를 위해서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면, 내부 직원들은 시간을 투자야 하는 업무로 느낄 것입니다. 결국 지속 불가능할 테고요. 새로운 직원이 올 경우, 오리엔테이션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블로그 글만으로도 교육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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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 기술 블로그

내부 직원을 위한 블로그를 올렸지만, 생각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스포카의 블로그 글을 읽고 있다. 그 덕에 장점도 여럿 얻었다. 무엇보다 채용 과정에 도움이 됐다. 어떤 개발자는 스포카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며 스포카와 자신의 개발 방식이 얼마나 비슷한지 판단할 수 있다. 동시에 스포카에 어떤 인재가 필요할지 개발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김재석 CTO는 “과거에는 개인적으로 알던 개발자를 영입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채용공고를 통해 처음보는 개발자를 영입했다”라며 “그 결과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아주 빠른 시간에 입사 원서를 지원했고, 해당 후보자들은 대부분 스포카에 어울리는 뽑고 싶은 개발자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입사 지원자 대부분 스포카의 블로그를 이미 읽고 왔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카는 내부 직원이 돌아가며 블로그 포스트를 올리고 있다. 아무리 교육 자료용이라고 하지만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이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진 않았을까.

“저는 개발 실력과 글쓰기 실력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이나 글쓰기 둘 다 논리적인 흐름에 따라 작성해야 하거든요. 만약 글쓰기가 자신 없는 직원이 있다면 서로 팀원들끼리 돌아가며 리뷰를 해주고요. 그러면서 해당 직원이 글쓰기 실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결국 개발 역량을 높이는 방법일테니까요.”

최선의 기술, 최고의 기술을 선택하는 법

도도포인트 겉보습만 보면 딱히 새로운 기술로 안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내부에선 다양한 기술적 고민을 논의하고 있다. 김재석 CTO는 “스포카는 최선의 기술, 최고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라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스포카가 어떤 기술적 고민을 했는지 살펴보자. 먼저 스포카 개발팀은 사용자가 항상 도도포인트의 최신 기술을 이용하길 바랐다. 그 때문에 자동 업데이트 기능이 필요했지만, 기존 네이티브 앱은 쉽게 자동 업데이트를 할 수 없는 구조였다. 스포카는 해결책으로 웹기반 서비스를 도입하려 했다. 이때 웹 기술은 네이티브 앱 기술에 비해 성능이 낮은 단점이 있었다. 스포카 팀은 오픈소스인 크로미엄을 이용해 자체 웹브라우저를 만들어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자동 업데이트도 쉽게 적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재석 CTO는 “지금은 많이 도입하는 기술이지만 당시에 스포카가 앞서서 개발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포카는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SOA)에 관심을 두고 있다. 스포카는 단순히 포인트 적립 서비스 외에 세부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새로운 기능을 기존 개발된 큰 구조에 붙이면 개발 속도는 느려진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때 기존 시스템에 발생될 문제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능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다. 오히려 새로운 기능이 기존 시스템과 잘 호환되는지 확인하는 데 막대한 시간을 투자한다.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는 기존 서비스를 작은 단위로 쪼개 서로 영향을 덜 준다. 결과적으로 개발 속도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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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카는 단순히 적립 서비스 뿐만 아니라 분석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내놓고 있다.(사진 : 도도포인트 홈페이지)

스포카는 오픈소스 기술에도 많이 투자한다. 김재석 CTO는 “우연히 오픈소스 기술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들이 모였다”라며 “자연스레 오픈소스 기술을 쓰게 됐고, 회사 전체에서도 오픈소스 소스코드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기술을 업무에 사용하려면, 문제점이 발생할 때마다 사용자가 직접 고쳐야 합니다. 스포카는 회사 서비스에 오픈소스 기술을 이용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오픈소스 코드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또 이왕 수정한 김에 해당 정보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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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카 기술 블로그

스타트업은 대기업보다 최신 기술에 더 관심이 많을 수 있다. 아무래도 아주 큰 시스템에는 안정성을 먼저 생각하지만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 단계인지라 다양한 기술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술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최신 기술을 덥석 도입하기엔 부담스럽다. 김재석 CTO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꼭 원칙에 따라 도입하길 권장하고 있다.

“저는 개발자를 독려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신 기술을 도입하지 않습니다. 가령 ‘이런 최신 기술을 한번 공부해보라’라는 식으로 무작정 제안하지 않죠. 좋은 기술이 있다 할지라도 우리 회사 비전과 어울리는 기술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해당 기술을 도입한 후 뭔가 잘못됐을 때 담당 개발자가 마음에 부담이 적고, 도입이 성공적일 때도 뿌듯함이 커지죠. 만약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 개발자가 원하는 기술을 도입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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