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기업들은 한 우물을 파는 걸 무작정 좋아하지 않는다. 기회가 되면 새로운 사업에도 발을 담그고 싶어한다. 위험 요소를 적절히 분산시킬 수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생존’을 하기 위해서다. 새해 벽두부터 ‘탈’ 산업 바람이 불고 있다. SK텔레콤이 새로운 산업과의 접목을 선언하고 나섰고, 통합LG텔레콤도 이런 대열에 합류했다. 보안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도 탈 보안을 외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네트워크 거인 시스코의 행보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최근 몇년 간 라우터와 스위치를 팔던 시스코의 입에서는 ‘환경’과 소프트웨어, 협업, 가상화 같은 말이 더 많이 나왔다. 통신 장비 분야의 산 증인이자, 벨연구소도 보유한 미국 루슨트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고 새로운 시대 흐름에 제대로 동참하지 못했다가 경쟁사인 프랑스 알카텔에 인수합병됐다. 노텔이라는 거대 통신장비 업체는 각 사업부를 나눠 매각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 ‘식성 좋은’ 거인은 더욱 덩치를 키우기 위해 많은 업체들을 계속해서 먹어 삼키고 있다.
지금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 중 많은 이들이 시스코를 잘 모르겠지만 이 회사가 판매한 라우터와 스위치를 통해 연결된 광대역 인터넷이라는 망 위에서 관련 서비스를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음지를 지향했던’ 시스코가 어느 새 기업 사용자들의 책상 위로 올라오고 가정 내에 들어오더니 이제는 협업을 지원한다면서 컴퓨터 안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필립 카메라를 만드는 ‘Pure Digital Tech’도 인수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지 모를 지경이다.
존 맥쿨(John McCool) 시스코 데이터센터와 스위칭 서비스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는 “2000년 이후 1천 600만개가 넘는 스위치를 공급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뱅킹, 온라인소매 상거래, 콘텐츠 감상 등의 상당 부분이 시스코의 네트워크 장비가 활용된 망 위에서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2002년 처음 시스코를 접한 기자 입장에서 지난 8년간 시스코의 변화를 따라잡기란 사실 불가능했다. 라우터와 스위치를 만들던 시스코는 닷컴 붐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초고속인터넷 망을 까는데 장비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서부 개척시대 금광을 캐러 온 이들에게 청바지를 팔았던 리바이스가 돈 방석에 앉았던 것과 같다.
작은 시스코가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배경엔 발빠른 인수합병과 핵심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적절히 병행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시스코는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방어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라우터 스위치 업체가 VoIP(Voice over IP)와 홈 네트워킹, 와이브로, 디지털카메라, 홈 네트워킹 장비 업체로 거듭났다.
최근엔 지속가능성 분야에 집중하면서 세계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도 미국 시스코 본사와 시스코코리아 사무실에 마련된 ‘텔레프레즌스’라는 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통신 장비의 산 증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벨연구소를 통해 자체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전략을 택할 때 정반대 전략을 취한 결과 시스코는 승승장구하고 있고, 루슨트는 알카텔에 인수되는 수모를 겪었다.
시스코가 인수한 업체 리스트 사이트를 보면 2000년대 들어 인수합병한 회사만 89개 회사다. 닷컴 붐이 한창이던 2000년도에만 23개사를 삼켰다. 그 후 2004년부터 다시 12개 업체를 인수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도 7개의 회사를 품에 안았다.
존 맥콜 부사장은 시스코의 그간 행보에 대해 “네트워크라는 기본을 바탕으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여전히 라우터와 스위치라는 핵심 코어 비즈니스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영역에 대한 투자를 유지 발전 시키면서 새로운 영역에도 발을 담그고 있지만 전혀 별개의 영역은 아니라는 것이다. 차세대 도시와 빌딩을 만들고 운영하는데도 시스코가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한다.
2003년 3월 단행된 링크시스의 인수합병은 B2B 사업만 하던 시스코가 B2C 대상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신호탄으로 읽혔다. 2005년 11월 사이언티픽애틀란타를 인수하면서 케이블 인프라 구축 장비 시장에도 발을 담갔다. 2007년 3월에 단행된 웹엑스커뮤니케이션즈 인수는 협업 SaaS(Software as a Service)로의 진출 선언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구글과 같은 협업 솔루션, 서비스 업체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유명했고,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하기 위해 지불한 가격보다 2배는 더 많아 주목도 받았다.
2008년에는 데이터센터를 위한 새로운 스위치 제품인 넥서스도 선보이면서 여전히 핵심 코어 비즈니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시장에 신호를 보냈고, 2009년 3월에는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이라는 네트워크와 서버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IBM과 HP 같은 전통적인 서버 업체와 한판 붙자고 팔도 걷고 나섰다.
이들의 변신은 정신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시스코는 자신들의 변화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세상의 변화를 보라는 것이다. 시스코는 비디오, 지속 가능성, 가상화, 협업이 미래 인터넷 시대를 이끌어 가는 4개의 전략 축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존 맥콜 부사장은 “미래 인터넷 트래픽의 90%는 비디오가 될 겁니다. 그럼 기존에 구축돼 있던 인프라로 이런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까요? 가상화된 IT 자원들을 활용해 사용자들은 어디서 어떤 데이터와 음성, 비디오가 오는지 모르게 서비스를 받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조직들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고 밝히고 “지속 가능성 분야도 마찬가지죠. 스마트 그리드의 경우도 네트워크 기반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지난 2008년 12월에 인터넷이 비디오와 리치 미디어(Rich Media) 중심의 미디어넷(medianet)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견하고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신기술과 솔루션도 발표했다. 텍스트 데이터 중심으로 시작된 인터넷이 빠르게 비디오와 리치 미디어 데이터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 시스코가 2008년 발표한 VNI(Visual Networking Index) 조사자료에 따르면 2007년 25%에 그쳤던 비디오와 리치 비디오 비중이 오는 2012년까지 전체 소비자 네트워크 트래픽의 90%에 달할 전망이다. 또 미디어넷 환경에서는 인터넷 접속 장비의 제약이 사라져 휴대폰 등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국내서도 최근 이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확장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변화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무선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고 있다. 네트워크 아닌 게 어디 있냐고 할 정도가 됐다. 시스코는 이 점을 강조한다. 서버 시장에 뛰어든 것도 그만큼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알게 모르게 확장돼 왔고, 지금이 그 변화의 시발점이 되고 있기 때문에 자사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스코의 혁신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 뒤쳐지기 보다는 선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따라가기도 벅차다. 과연 이들의 혁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서버시장에 뛰어들면서 IBM, HP라는 전통적 우군과도 일전이 불가피하다. 협업 시장에 뛰어들면서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도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다. 시스코는 지금 자신들이 판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한다. 어떤 결과를 낼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다만 시스코는 변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생각하는 탈 바람의 정체나 전통 산업과의 제휴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명확지 않다. 애플이나 시스코의 모델을 닮고 싶다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시각인 것인지, 아니면 세계적인 콘텐츠 회사인 버진그룹이 기존 항공사들의 낙후된 서비스를 보고 버진항공이라는 전혀 다른 산업에 뛰어들어 판을 바꿔버린 예를 좋아하는 것인지 말이다.
올 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떤 모델을 선택해 새로운 혁신에 성공할까? 시스코를 보면서 지난해 연말과 올초 우리나라 기업들이 밝힌 계획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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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를 시작했을때의 구호가 생각 난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 가자” 스마트 폰 출시로 통신업체와 제조 업체가 허둥되고 있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 위하여 무선 인터넷에 쇄국정책을 시행한 결과과 고스란히 부메랑 되어 돌아 오고 있다. 왜 국내에서만 1위 할려는지. 우리의 경쟁자는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기업 이다. 파격적인 사고 발상으로 해왜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결국은 국내 통신업체는 100년전 쇄국정책으로 나라를 내어준 조선의 꼴이 될 것이다. 스마트 폰으로 국제통화가 무료가 되는 시대가 왔다. 씨스코가 스마트 폰이나 더 발전된 통신에 진출 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씨스코는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다. 그리고 인수합병에 대단한 노우하우도 있다. 어느날 한국의 통신업체가 씨스코에 인수 합병 되는 날이 있을수도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저도 이렇게 느껴지는 것이 기우일까?
우리 나라의 IT산업의 흐름을 보면서 느껴지는 것이 있다. Appliance, Component중심의 H/W대량생산/판매 경쟁력은 충분하지만, S/W, Service, Contents에 있어서는 여전히 뒤떨어져 있다. 그리고 Appliance의 기획력과 Component(반도체,LCD패널 등)관련 기초재료/소재기술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많이 있다. 더 우려 되는 점은 H/W, S/W, Service, Contents가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 움직이게 될 미래시대의 IT산업 Roadmap에 대한 Vision제시가 부족한 점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때도 대견스러울 만큼 IT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고, 앞으로도 지금 우리가 우세한 몇 영역에서 당분간은 충분히 먹고 살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IT산업의 Paradigm Shift는 점점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iPhone을 보면 그 자체의 향후 경쟁력 지속여부와 무관하게 새로운 Paradigm을 한 발 앞서 실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전략과 Vision의 실패가 엄청난 회사를 순식간에 헤매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Sony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다 알고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잘 하고 있는 부분은 누군가가 추격하여 우리를 따돌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IT산업의 역사가 가르쳐 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Ubiquity, Fusion, Pervasiveness, Virutality등 IT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미래를 그릴 때 사용되어 온 다양한 Concept이 IT산업지도에 어떻게 그려질 지를 경쟁사보다 먼저 그려 보고 어떻게 먼저 구현할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관련업계에서 일하고있는 한 사람으로 네트워크 세계의 변화는 그 어느곳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맨처음 라우터라는 우리에겐 생소한 네트워크 연결장비 하나로 시작했던 시스코는 얼마전 아이리스 라는 대박 드라마에 전화기와 화상 회의를 선보이며,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컴퓨터를 만들던 애플이.. 인터넷 검색을 제공하던 구글이 전화기를 만들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이런 세상에 우리가 와있는건..앞으로의 변화를 예감하게 합니다. 우리모두 더이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오히려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길 새해엔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