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국내 첫 기술 연구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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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가 서울에 ‘미래기술연구소'(Advanced Technology Center, 이하 ATC)를 열었다. 통신사를 비롯해 노키아의 통신 장비와 관련된 모든 기업들에게 열린 연구개발센터다.

노키아 ATC는 노키아가 처음 하는 프로젝트 성격의 실험 공간이다. 5G나 PS-LTE 기반 국가 재난망 등 한국 시장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현장의 기업들과 연구부터, 개발, 공급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게 이 ATC의 출발점이었다.

세계 첫 기술 연구소

준비는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노키아코리아에 앤드류 코프 신임 지사장이 취임하면서 노키아가 직접 “한국에 R&D 센터를 세우겠다”고 밝혔고 지난 6월 사무실을 삼성동으로 이전하며 ATC도 함께 문을 열었다. 노키아는 그 공간을 8월4일 공개했다. 직접 내부에 들어가서 장비들을 볼 수도 있었고, 여느 연구센터와 달리 사진 촬영이나 기기에 손을 대는 것에도 그리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어차피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지만 이 공간이 그만큼 개방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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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250㎡ 넓이로,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실험실로는 작지 않다. 이 공간은 약 50개 국사 규모로 꾸며졌는데 20여가지 RF 장비가 230개 가량 설비됐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형 기지국 3개 이상의 규모다.

대용량 호처리 시험 장비도 갖춰져 있다. 외부 전파가 차폐된 호처리 실험실에는 단말기 200대를 넣을 수 있다. 현재는 100대 단말기가 들어가 혼잡할 때의 80%까지 트래픽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반기에 새로운 단말기 100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이 안에서 여러가지 시나리오로 데이터 트래픽 처리를 실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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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는 2G부터 3G, LTE까지 모두 만들어낼 수 있고, 현재 통신사들의 거의 모든 서비스가 구현된다. NFV(Network Function Virtualization,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 장비로 서비스를 추가하기 때문에 모든 기술을 상용 수준으로 등록해서 쓸 수 있다. 기업들이 직접 NFV 관련 소프트웨어를 장비에 올려서 테스트할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통신 장비를 마음대로 쓰는 환경이 PC방을 떠올린다. 노키아는 앞으로 5G와 관련된 장비들도 확충할 계획이다.

모든 기업에 열려 있어

이 공간은 국내 기업들에게 언제든 무료로 개방된다. 통신 3사 각각의 네트워크 설정을 모두 마련해두었고, 곧 경매 시장에 나올 LTE용 주파수에 대한 환경도 미리 갖춰두었다. 현재도 통신사들이 거의 매일 ATC를 예약하고 다양한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ATC를 찾은 날도 한 기업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과 관련된 장비를 실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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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노키아 본사에도 체험센터라는 비슷한 공간이 있다. 새로운 기술들과 제품들을 볼 수 있는 일종의 쇼룸이다. 통신 기업들이 직접 장비를 테스트하는 것까지는 어렵고, 노키아의 제품과 서비스를 맛보는 데모 공간이다. 외부 기업들에게 직접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모두 할 수 있는 ATC는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이고 아직까지는 유일하다. 하지만 꼭 국내 기업으로 장벽을 세우지도 않는다. 조봉열 APAC 기술 부문 총괄 상무는 APC 공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도 ATC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공간은 국내 통신사와 장비 업체들을 위한 환경입니다. 한국의 성과에 따라 이후 다른 국가에도 ATC가 확장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키아코리아에 연구개발 센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 ATC는 노키아로서는 실험, 연구 단계부터 제품 공급과 운영까지 한번에 만들어낼 수 있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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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R&D는 수동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도기술보다 완성되어 나온 결과물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이 ATC는 현업부터 1년 이상의 미래를 내다보는 연구가 함께 진행됩니다.”

정철환 MBB CS R&D 총괄 상무의 말이다. 아예 기술 초기 단계부터 한국의 통신사들과 모든 걸 열어놓고 만드는 것을 노리는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가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5G 네트워크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에 발맞추는 것도 있다.

“비용 낮추고 효율 높이는 공간 될 것”

통신사로서는 큰 기회가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존에는 새로운 기술을 들이기 위해서는 장비를 직접 테스트망에 설치하고, 필드에서 테스트해야 했는데 ATC를 이용하면 아예 랩에서 모든 상황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하다. 결정도 당연히 빨라진다. 정철환 상무는 기존에 2달 걸리던 과정을 2주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완전히 만들어진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파트너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효율성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키아는 ATC를 도입한 이후 국내 대학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도 안테나 기술을 비롯한 연구를 여러 대학과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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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통신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시장이다. 특히 해외 기업들이 그들의 장비와 인력만을 갖고 들어와서 설비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중소 기업들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함께 만들면서 시장을 키워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게 실제 사업자가 선정되는 데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노키아의 ATC는 아예 5G에 대한 실험부터 연구, 개발, 테스트까지 한국에서 한국 기업들과 함께 하겠다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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